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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야오 유토피아’ 건설의 조력자들
2001-07-31

지브리의 신작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지브리 애니메이션이 빚어내는 판타지 배후의 얼굴들이 지난 7월24일 한국을 찾아왔다. 지브리의 신작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막 극장에 걸어두고,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과 함께 방한한 이들은 스튜디오 지브리의 사업부 본부장이자 프로듀서인 스즈키 도시오와 색채설계 담당스탭인 야스다 미치오. <센과…>에 외주제작사로 참가한 국내애니메이션업체 DR무비의 초청으로 내한한 이들은, 스튜디오 지브리 설립 초기부터 미야자키 감독과 동고동락하며 지브리의 애니메이션 세계를 가꿔온 동료들이다. 도쿠마 서적과 애니메이션 잡지 <아니마주>의 편집장 등을 거친 뒤 지브리 스튜디오 설립에 참가한 스즈키 도시오는 <붉은 돼지><원령공주> 등 미야자키 하야오와 <추억은 방울방울> 등 다카하다 이사오의 작품에서 프로듀서로 활동해왔다. 야스다 미치요는 1958년 도에이 동화(현 도에이 애니메이션)에 입사하면서 애니메이션을 시작한 베테랑. 거기서 미야자키 하야오와 다카하다 이사오를 만났고, <태양의 왕자 호루스의 대모험> 작업에 참여한 것을 필두로 <엄마 찾아 삼만리> <미래 소년 코난> 등 TV시리즈를 거쳐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등 지브리 작품 대부분의 색채설계를 담당해왔다.

오랫동안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곁을 지켜온 이들은, 7월25일 신라호텔에서 열린 미야자키 하야오의 공동기자회견에서도 양옆 자리에 동석했다. 스즈키는 “<센과…>의 제작이 지연돼서 개봉이 늦춰질까 걱정했는데, DR무비의 도움으로 덕분에 무사히 끝냈다”며 예의바른 감사를 건네기도. 게임쪽으로 인력이 빠져나가면서 일본애니메이션산업이 침체 위기 아니냐는 질문에는 “애니메이션이나 게임이나 젊은 인력이 새롭게 투입되지 않기는 마찬가지”라며, 특별히 위기는 아니라고 말했다. 20대부터 미야자키 감독과 작업해왔다는 야스다는 그와의 작업과정이 어땠냐는 질문에 “처음에는 그의 사고방식에 공감했기 때문에 시작했지만, 그와 일하는 것은 굉장히 힘든 일”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항상 좋은 일이 있었기 때문에 함께할 수 있었다”는 게 그의 말. 감독에게 질문이 몰려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진 못했지만, 60대가 되도록 애니메이션의 현장을 꿋꿋이 지키고 있는 이들이 지브리의 보이지 않는 힘이라는 건 분명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