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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에 관해 네번 얘기해보자!
2001-07-25

<사자성어>의 이지상, 이송희일, 유상곤, 김정구

四者性語. `네놈이 풀어내는 성에 관한 이야기`라는 뜻의 사자성어 프로젝트가 막 시동을 걸었다. 김일권 프로듀서가 제안하고 이지상, 이송희일, 유상곤, 김정구, 네 독립영화 감독들이 모여 만드는 <사자성어>는 `성`이라는 주제하에 네편에 단편들을 모은 옴니버스식 장편영화다. 디지털카메라로 찍은 뒤 35mm로 블로업하여 독특한 질감의 영상을 만들어낼 예정이다. 프로듀서 김일권씨는 이 작업의 의의를 이렇게 설명한다. “이 프로젝트는 크게 두 가지 의미를 지닌다. 첫째 개인적 출혈을 전제했던 장편독립영화 제작상황을 극복하고자 하는 것, 그리고 독립영화 진영에서 단편을 만들다 결국 충무로로 이행하는 단편영화 감독들의 단조로운 작업라인에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다.”

구체적인 작품내용을 살펴보면, 지난 7월 16일 크랭크인한 이송희일 감독의 <마초 사냥꾼들>은 게이, 트랜스젠더, 페미니스트, 레즈비언 등이 뭉쳐 마초 사냥에 나서는 이야기로 성정체성의 문제를 다룬다. <둘 하나 섹스>를 연출했던 이지상 감독의 <입술>은 쾌락으로서의 성을 논하는 작품으로 인텔리 계층의 여성이 성적 쾌락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어떻게 욕구를 채워가고 동시에 어떻게 억압받는지 보여줄 예정이다. <엄마의 사랑은 끝이 없어라>를 만들었고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의 원작시를 쓰기도 한 김정구 감독의 <나른한 오후>는 성의 일상성과 공공성을 전시할 예정. 섹스를 악수 또는 인사하기와 같은 것으로 인식하는 데서 출발한다. 유상곤 감독의 는 섹스의 대상으로서의 몸에 대한 연구보고서다. 공중 목욕탕을 배경으로, 뚱뚱해진 40대 창녀와 하체가 앙상한 뼈뿐인 소아마비 소녀가 나누는 서로에 대한 치유를 그린다.

4명의 감독이 서로 다른 빛깔로 하나의 그림을 그리는 영화 <사자성어>는 올 8월 말까지 촬영을 끝내고 10월 말까지 후반작업을 한 뒤 레스페스트2001과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될 계획이다. 12월 초 극장개봉도 계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