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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벤트
2001-07-18

■ STORY

크리스틴(아드린 바르보)은 성 프란시스 수도원에 엽총을 들고 나타난다. 분노로 가득 찬 그녀는 미사를 보던 수녀와 신부를 총으로 무차별 난사한 뒤 건물을 불태운다. 40여년이 흐른 뒤 성 프란시스 수도원은 마약과 섹스를 즐기는 청소년들의 은밀한 놀이터로 변했다. 클라리사(조안나 캔톤)와 친구들은 이곳을 방문하는데 그중 한 친구가 사탄 숭배자들의 표적이 된다. 사이비 광신도들의 의식이 한창 진행되는 중 악령이 부활하기에 이른다. 수도원은 금세 악령들의 소굴이 되고 구사일생으로 탈출한 클라리사는 크리스틴을 찾아간다. 친구들을 구해달라고 부탁하기 위함이다. 40여년 동안 은둔생활을 해온 크리스틴은 클라리사의 요청을 거절하지만 생각을 바꿔 악령들과 맞서기 위해 수도원으로 향한다.

■ Review

<콘벤트>를 보고 반응할 수 있는 몇 가지. 만화와 애니메이션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이 영화가 얼마나 철저하게 반(反)영화적인 작품인지 공감할 것이다. 캐릭터에서 줄거리까지 아이디어가 번득이며 유머감각이 풍부하다. 혹은 고전영화에만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혀를 찰지도 모르는 노릇이다. ‘이건 영화도 아니다’라는 생각이 절로 들 테니 말이다. 여하튼 결론은 비슷하군.

콘벤트>는 1996년 영화 <킬러스>로 선댄스영화제를 찾은 바 있는 마이크 멘데즈 감독작. <콘벤트> 역시 선댄스영화제 상영작이었다. 마이크 멘데즈 감독은 영화에서 B급영화의 기본적인 룰을 충실하게 따르고 있다. 반역과 저항의 기운을 은근히 과시하고 있는 것이다. 신성모독과 악마숭배, 그리고 자유분방한 섹스에 관한 언급에 이르기까지 <콘벤트>는 익숙한 장르영화의 규범을 따라간다. 영화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으론 철저하게 과장된 배우들 연기와 양식을 언급할 수 있다. 40여년 전의 ‘혈기’를 여전히 간직한 크리스틴은 다시금 수도원을 방문해 악령들에게 총알세례를 퍼붓는다. 심지어는 칼로 목을 뎅겅뎅겅 베면서 화면을 붉은빛으로 물들이고 있다. 여전사 캐릭터가 등장해 악마군단을 끝장내는 이야기는 별로 새로울 것이 없지만 보고 있노라면 통쾌한 구석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인터넷의 공포영화 전문 사이트 Horror.net은 “<이블데드> 이후 가장 독창적인 공포영화”라는 평으로 <콘벤트>를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최근 할리우드에서 만든 공포영화 중에서 괜찮은 작품을 만나기란 쉽지 않은 노릇. 기존의 공포영화를 인용하고 참조하면서 제작한 영화들이 범람하고 있는 것이다. <콘벤트>는 호러영화의 외피를 두르고 있지만 액션과 코미디를 적절하게 가미하면서 매너리즘의 위험한 덫을 피해간다. 결과가 성공적일까? 아마도 기존의 B급 영화광들은 이 영화를 보면서 환호성을 지르면서 공감을 표할 가능성이 높을 것 같다. 유쾌하다. 크리스틴 역을 연기한 여배우는 아드린 바르보인데 웨스 크레이븐 조지 로메로 감독의 영화에 출연했던 베테랑 배우다. 나이를 먹고도 여전히 노익장을 과시하는 배우라 설명해도 좋겠다. 김의찬/ 영화평론가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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