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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속에 숨겨진 초자연적인 비밀, 해외신작 <빌리지>
김도훈 2004-08-09

1897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의 한 마을. 너무나도 평온해 보이는 이 마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한가지 규칙을 준수해야 한다. “마을을 둘러싸고 있는 숲에 들어가지 말라”는 것. 숲속에는 소름끼치는 ‘괴물’이 살고 있기 때문이다. 이건 또 무슨 종류의 기괴한 신천지일까.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은 100년 전 조그마한 미국 동부의 시골 마을로 관객을 데려갈 예정이다. 물론 그곳에는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은 무엇인가 초현실적인 비밀이 숨어서 웅크리고 있다.

M. 나이트 샤말란은 우리 시대 가장 독특한 감독 중 한명이다. 1999년 <식스 센스>, 2000년 <언브레이커블>, 2002년 <싸인>까지. M 나이트 샤말란은 사후세계, 슈퍼히어로의 세계, H. G. 웰스의 <우주전쟁>의 세계를 건조한 일상 속으로 그냥 툭 던져버린다. 이 말도 안 되는 조합을 설득력 있게 풀어나가는 것은 샤말란만의 아주 특별한 능력이고 그의 독창적인 세계는 서구 평단으로부터 이미 “M. 나이트 샤말란의 우주”라는 호칭까지 얻어냈다. 샤말란 영화들의 시작은 언제나 가장 단순한, 아이 같은 궁금증들이다. “<폭풍의 언덕>과 <작은 아씨들>을 다시 읽었다. 뭔가 끔찍하고 초자연적인 것의 침략이 그 시대에 있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 같은 가슴이 성인의 머리와 만날 때 샤말란의 세상은 비로소 생명을 얻는다.

신작인 <빌리지>는 작은 시골 마을과 ‘보이지 않는 공포의 대상’을 다룬다는 점에서 전작인 <싸인>과 다소 닮아 있다. 차이점이라면 브루스 윌리스나 멜 깁슨 같은 할리우드 특급 스타가 나오지 않는다는 점. 와킨 피닉스, 시고니 위버, 에이드리언 브로디, 윌리엄 허트 등 실력파 배우들이 대신 자리를 채웠다. 또다른 차이는 <싸인>이 일종의 종교적 갱생담의 기운을 띠고 있다면 <빌리지>는 좀더 직접적인 ‘공포’와 ‘사랑’을 다룰 예정이라는 점이다. “<빌리지>는 사랑이 어떤 공포의 대상들을 창조할 수 있고 무엇이 그것들을 극복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이야기다”라는 샤말란의 이야기에서는 언뜻 스쳐가는 영화의 단서가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건 이런 샤말란의 단서마저도 사실은 맥거핀에 불과할지 모른다는 것이다. 기실 샤말란 영화에서 반복되는 규칙들은 깨지기 위해 만들어져 있는 것이다. “내가 희망하는 것은, 최대한 많은 규칙들을 깨부수어 새로운 룰을 창조하는 것이다.”

1897년. 펜실베이니아주의 마을. 그 마을을 둘러싼 숲에서는 어떤 괴물이 살고 있었을까? 북유럽의 기괴한 동화처럼 시작될 M. 나이트 샤말란의 <빌리지>는 7월30일 미국에서 모습을 처음 드러내고, 9월17일에는 그 두려운 비밀을 우리에게도 나지막이 속삭여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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