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Magazine > 컬처잼 > e-윈도우
참신하거나, 또는 불경하거나, <귀무자3>

장르 액션어드벤처 배급 코코캡콤 플랫폼

언어 일어 음성/ 한글자막

한때 심복이었던 아케치 미쓰히데의 배반으로 오다 노부나가가 목숨을 잃은 ‘혼노지의 변’의 현장에서 PS2를 대표하는 게임 라인업의 하나인 <귀무자> 시리즈의 최종편 <귀무자3>는 시작된다. 오다 노부나가와 마지막 대결을 벌이려던 1582년 일본의 사무라이 아케치 사마노스케(금성무)와 갑자기 나타나 파리를 지옥으로 만든 환마들에 맞서던 직업군인 잭 블랑(장 르노)은 알 수 없는 빛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서로의 시간과 장소를 맞바꾸게 된다. 원래의 위치로 돌아가기 위해, 500년을 사이에 둔 두 주인공은 귀기가 서린 검을 뽑는다.

<귀무자3>는 뛰어난 비주얼 퀄리티만으로도 충분히 주목할 만한 타이틀. 최고의 컴퓨터그래픽 제전인 ‘시그래프’의 2000년 최우수상을 차지했던 ‘ROBOT’ 제작진의 솜씨와 견자단(<블레이드2> <영웅>으로 유명한)의 무술지도로 그려진 오프닝 동영상에, 비교적 낡은 하드웨어인 PS2에서 최대 50명의 캐릭터를 느려짐 현상없이 묘사하는 캡콤의 개발 능력은 놀라울 뿐이다. 그리고 두 주인공이 펼치는 현란한 검술은, 왜 이 시리즈가 PS2 최초의 밀리언셀러가 될 수 있었는지 충분히 설명해준다. 절묘한 타이밍에 버튼을 눌러 십연속 베기, 또는 일격에 적을 쓰러뜨리는 일섬을 성공시키는 짜릿함이야말로 <귀무자3>의 으뜸가는 매력일진대 직선적인 스토리 진행방식과 전작에서 달라진 부분이 느껴지지 않는 평이한 퍼즐 요소는 크게 문제되지 않을 듯하다. 한장의 디스크 위에 이것저것 골고루 담으려는 욕심없이, 자신의 특기인 칼싸움만을 흐드러지게 펼쳐 보이고선, “됐어. 이제 그만!”이란 한마디를 내뱉으며 시리즈를 접는 <귀무자3>는 산뜻한 게임이다.

<귀무자3>가 던지는 의문 하나. 재미를 위해서라면 민족의 위인을 마왕으로 가정할 수 있다는 의욕이, 대한민국의 역사의식의 스펙트럼 위에서는 어디쯤에 놓일는지.노승환/ 게임마니아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