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꺄아악∼!! 엄마야, 나 미치겠다.” 해운대 바다가 바로 보이는 부산 벡스코 전시장, 어린 소녀들의 가슴이 싱싱한 횟감마냥 펄떡거린다. 그도 그럴 것이 대한민국 최고의 미남배우를 하나도 아니고 둘씩이나 공짜 관람하게 생겼기 때문. 1월10일부터 3월14일까지 벡스코 야외전시장에서 열리는 <태극기 휘날리며> 소품 전시회의 개장를 축하하기 위해 첫날인 1월10일 낮 12시, 전시장 입구에 두 주연배우인 장동건과 원빈이 모습을 드러냈다. 뒤이어 강제규 감독과 공형진, 부산국제영화제 김동호 집행위원장을 비롯한 귀빈들이 속속 행사장에 들어섰다. 간단한 축하 인사와 테이프 커팅을 마친 뒤 150명의 선발관객을 대동한 전시장 투어링이 이어졌다.
영화에 실제 등장하는 탱크와 열차, 시체 인형, 각종 무기류는 물론이고 극의 전개에 중요하게 작용하는 신발, 만년필, 손수건 등 배우들의 체취가 묻은 소품 2만여점이 전시된 전시장은 영화 속 전쟁 분위기를 그대로 느끼게 했다. 투어링 뒤 이어진 간담회에서 강신규 팀장은 “전시회에 들어간 비용은 24억9500원이며, 영화개봉 이전에 대규모 소품 전시회를 갖는 것은 대단히 이례적인 마케팅 사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을 첫 전시 장소로 결정한 이유는 부산영화제 등 활발한 문화행사가 열리는 도시며, 촬영 당시 부산영상위원회로부터 영상지원과 사운드, 촬영, 특수효과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기 때문이다. 전시회는 부산을 거쳐 서울에 상륙할 예정이며, 유료 관람의 수익사업으로 전개된다. 이날 참석한 강제규 감독은 밝은 표정으로 새해 인사와 함께 추운 날씨에 참석해 준 관객에게 감사인사를 올렸다. 축하무대에서 각각 “국민배우”와 “아시아의 스타”로 소개된 장동건과 원빈은 흐뭇함을 감추지 못하는 표정. 전시장은 크게 소품 전시장과 특수분장 체험관, 특수촬영 체험관, 특수사운드 체험관, 3D 입체영화관, 레이저 서바이벌 전투관 등으로 나뉘어 볼 거리와 더불어 다양한 체험활동을 제공한다. 사진 이혜정·글 심지현
♣2003년 6월부터 기획된 전시회에는 군사차량 25대(탱크포함), 평양 시가지 재현 세트, 소도구 및 소품 2만여점이 전시된다.
♣ 불에 탄 대구역사, 낙동강 최후 방어선, 폭파된 평양의 도심세트를 그대로 옮겨놓은 전시장에는 알싸한 폭약 냄새와 아기 울음소리 등 실감나는 전쟁 풍경이 묘사돼 있었다.
♣ 이 날 배우들과 동석한 강제규(왼쪽에서 두번째) 감독은 "1월 말에 후반작업이 마무리되어 2월6일 영화가 개봉되면 전쟁을 다른 각도로 바라볼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될 것" 이러고 자신감 있는 표정을 지었다. "한국의 찰리 채플린" 이라고 소개된 공형진(오른쪽)은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로또 대박나시길" 이라는 인사말로 추운 날씨에 꽁꽁 언 좌중을 녹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