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일이 제대로 풀리지 않아 불만투성이인 한 방송사 리포터에게 전지전능한 신의 능력이 주어진다면?’이라는 발상 자체는 다분히 통속적이지만, 그 주인공이 짐 캐리이고, 거기에다가 만들어내지 못할 장면이 없을 정도로 발전한 컴퓨터그래픽 기술을 마음껏 쏟아붓는다면 이전에 수없이 만들어졌던 비슷한 내용의 작품들보다 훨씬 멋지고 유쾌하게 카타르시스를 해소시켜줄 것이라는 기대감을 자연스럽게 하게 된다. 하지만 짐 캐리와 함께 <에이스 벤츄라>와 <라이어 라이어>를 만들었던 톰 섀디악 감독은 신의 능력을 손에 넣은 주인공의 소원과 그것이 실현된 모습을 지나치게 소박하게 그려냄으로써 영화를 통속적으로 마무리짓는 데 그치고 말았다. 기대 반 걱정 반이었던 짐 캐리의 연기는 특유의 현란한 개인기가 과도하게 오버하지 않고 적절하게 표출된 수준이어서 최적의 역할이라는 느낌마저 줄 정도지만, 모건 프리먼과 제니퍼 애니스톤은 지나치게 평범하다.
일반 35mm 필름으로 촬영된 아나모픽 1.85:1 영상의 화질은 2억4천만달러를 벌어들인 흥행 성공작치고는 물론, 최근에 출시된 타이틀들의 평균적인 수준에 비해서도 유난히 낮은 퀄리티를 보여주어 상당한 실망감을 준다. 전반적인 색상이 탈색된 것처럼 색 농도와 순도가 낮고, 해상도나 선명도도 많이 떨어진다. 화면 전체에 걸쳐 그레인이 많아 영상 S/N비가 크게 떨어지고, 어두운 부분의 색뭉침도 심한데, 후반부의 파티장면에서는 화질이 더 거칠고 어두워진다. 투명함이나 깔끔함은 무난한 수준이지만, 전체적으로는 아쉬움이 많은 화질이다.
DTS를 지원하는 미국판에 비해 448kbps의 돌비디지틀 5.1 채널만을 지원하는 국내판의 사운드는 평범한 수준이다. 사운드 효과를 잘 부각할 수 있는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사방에서 기도소리가 들려오는 장면 정도를 제외하고는 특별히 입체감 있는 사운드 디자인을 느낄 수가 없으며, 유성 추락이나 폭동, 교통 사고 같은 장면들에서도 임팩트감은 거의 없다. 서플먼트도 역시 평균적인 수준이어서, 감독의 오디오 코멘터리, 같은 신을 짐 캐리가 다양하게 연기하는 장면 모음, 삭제 및 NG장면 모음 정도만 수록되어 있다.윤정아
Bruce Almighty | 2003년 | 톰 새디악 | 101분 | 1.85:1 아나모픽 DD 5.1, 영어, 타이어 | 한글, 영어, 중국어, 타이어 | 브에나 비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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