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조금만 참읍시다. 하나도 안 웃겨요.” 조감독이 분위기를 잡아보지만 한번 터진 웃음보를 막기란 쉽지 않다. 조카 집에 빌붙어지내며 무료해진 건달 강두(손창민)가 자신의 똘마니들과 시작한 인간테트리스게임. 웃음 때문에 연신 NG가 나자 소수의 스탭만 남아서 비밀리에 촬영, 11번째 테이크 만에 힘겹게 오케이가 떨어졌다. 쉽게쉽게 오케이가 났던 오후 촬영에 비해 체력소모가 심했던지 배우들이 저마다 힘겨운 숨을 고른다.
영화 <맹부삼천지교>의 막바지 촬영이 한창인 양수리 종합영화촬영소 세트 안은 왁자지껄,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영화의 코믹한 상황과 사뭇 비슷하지만 이 영화는 가볍게 그냥 웃기기만 한 영화는 아니다. <맹부삼천지교>는 아들을 명문대에 입학시키기 위해 시골에서 서울로, 다시 강남으로 이사한 동태장수 맹만수(조재현)가 앞집에 사는 최악의 이웃인 깡패 강두를 몰아내기 위해 벌이는 한편의 눈물겨운 투쟁극이다.
강남집값 폭등과 사교육 열풍이라는 사회적 이슈를 코믹한 상황으로 표현할 이 영화는 이 시대 부모의 진정한 자식사랑이 무엇인지를 한번쯤 생각게 하는 영화가 될 듯하다. <동갑내기 과외하기>로 500여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던 (주)코리아엔터테인먼트의 두 번째 작품으로 자신의 오리지널 시나리오로 데뷔하게 된 김지영 감독이 연출을 하는 <맹모삼천지교>는 내년 2월 개봉예정이다. 사진·글 오계옥
♣ <맹부삼천지교>로 스크린에 데뷔하는 현정 역의 소이현. 첫 영화라 힘들지 않느냐는 말에 “야뇨. 너무너무 재밌어요”라며 손사레를 친다.(왼쪽사진)
♣ 드라마작가와 사진작가 출신의 독특한 이력을 지닌 김지영 감독은 <영어완전정복>의 원안자이고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를 각색하기도 했다.(오른쪽 사진)
♣ 강두의 똘마니로 나오는 최준용(철봉)과 도기석(배수)은 수없이 구르랴, 터지는 웃음 참아내랴 힘겨운 촬영을 해냈다. (왼쪽 사진)
♣ 빵구난 양말과 가운입고서 똘마니들에게 큰소리치고 폼잡는 강두지만 가슴 한켠에는 조카 현정에 대한 속깊은 애정이 숨어 있다. (오른쪽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