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전주시 아중 신시가지. 단란주점과 숙박업소의 휘황찬란한 네온사인들 사이에 있는 한 공터에 주변 분위기와는 어울리지 않는 포장마차 한동이 서 있다. 이는 영화 <어깨동무> 제작진이 촬영을 위해 인근 포장마차를 긴급 공수해온 것. 이날 촬영내용은 정치자금 거래가 담긴 몰래카메라 테이프의 행방을 조폭두목 태식이 동무에게 다그치고, 그러는 와중에 태식과 동무 사이에 묘한 우정이 싹트는 계기가 되는 장면이다. 일종의 버디무비라고 할 수 있는 이 영화가 조폭두목 역을 맡은 유동근과 동무 역을 맡은 가수 NRG 멤버인 이성진에게는 첫 주연 작품.
소주잔을 앞에 놓고 계속되는 대화장면이 조금 지겨울 때쯤 되자, 이날 촬영의 가장 재밌는 장면이 연출됐다. 조폭 일당으로 출연하는 이문식이 산낙지 1마리를 통째로 삼키는 장면. 거듭되는 재촬영에도 이문식은 특유의 코믹한 표정으로 완벽하게 소화해 스탭들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세트가 아닌 실제 포장마차에서 촬영한 관계로 스탭들 야식과 촬영 뒤 뒤풀이 술자리도 모두 이곳에서 해결됐다. 말하자면, 원스톱 촬영현장이 된 셈. 연출을 맡은 조진규 감독은 <조폭마누라> 이후 자신의 두 번째 작품에 대해 “ 한마디로 인간성 회복을 위한 영화다”라고 못박는다. 전작의 흥행성공은 완전히 행운이라며, 그래서 이 작품 역시 흥행에 대한 부담은 없다고. 현재 70%가량 촬영을 마친 <어깨동무>는 오는 12월 중순쯤 촬영을 끝내고 내년 2월에 개봉예정이다.전주=사진·글 정진환
♣ 촬영, 식사, 뒤풀이를 한자리에서 해결한 포장마차 촬영현장.(왼쪽사진)♣ 조진규 감독이 이성진과 연기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있다. “충격이었어요. 충격….” 조진규 감독은 애를 먹을 줄 알았던 이성진의 연기에 극찬을 보냈다(오른쪽 사진)
♣ 소주를 기울이며 동무의 말에 귀귀울이는 태식. 자기 의상은 자신이 직접 구입하는 것으로 유명한 유동근은 이 작품에서도 자신이 직접 고르고 구입한 의상을 입었다.(왼쪽)♣ 촬영 짬짬이 소품으로 놓인 음식을 먹고 있는 이성진. “폐만 안 끼치려고 한다”는 말로 첫 주연에 대한 소감을 대신(가운데)♣ 산낙지 한 마리를 통째로 삼키는 이문식. 현재 국내에서 가장 바쁜 배우 중 한 사람이다. 한번에 네 작품을 동시에 한 적도 있다고.(오른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