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트릭스3 레볼루션>이 “감히 상상도 못할 결말, 시작이 있는 곳에 끝이 있다”란 카피로 기지개를 펴기 시작했다. 한국시각 11월5일 밤 11시(LA 새벽 6시, 뉴욕 오전 9시)를 기해 58개국에서 같은 시각에 동시개봉한다는 ‘zero hour’ 전략의 선언과 함께. <매트릭스2 리로디드>는 3부작의 중간다리답게 수수께끼를 이리저리 풀어놓았다. 무엇보다 네오가 ‘더 원’(The One)이 아닐 수도 있음을 암시했다. 키아누 리브스의 네오에 앞서 5명의 네오가 존재했다는 주장이 나왔고, 네오에게 선문답처럼 가르침을 주던 예언자 오라클은 그 자신이 매트릭스의 프로그램이었다. 또 네오가 해체시켜버린 줄 알았던 스미스 요원은 일종의 버그가 돼 끝없는 자기 복제를 시작했다. <매트릭스2 리로디드>에 담겨 있던 3편에 대한 결정적 실마리는 네오와 스미스 요원에게 주어져 있는 듯하다. 2편 마지막, 매트릭스에서 현실로 돌아온 네오는 알 수 없는 능력으로 살인기계 센티넬을 가벼운 손놀림 하나로 파괴시켰다. 스미스 요원은 매트릭스에서 현실로 침투할 통로를 찾았다. 베인이라는 시온 시민의 몸을 ‘탈취’한 것이다.
퍼즐을 최종적으로 짜맞출 <매트릭스3 레볼루션>은 2편이 그랬듯 철저한 장막에 가려져 있다. <엔터테인먼트 위클리>가 배우들의 입을 빌려 몇 가지 ‘정보’를 알려준다. 물론 궁금증을 해소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시온과 기계들 사이에 전투가 벌어지고, 네오와 스미스 요원의 관계가 종결된다. 네오와 ‘더 원’에 대한 궁금증도 풀린다. 그리고 그 밖에 많은 놀라움과 만나게 될 것이다.”(키아누 리브스)
페르세포네의 모니카 벨루치는 2편에 이어 여전히 관능적 자태를 드리울 것이고, 제이다 핀켓 스미스의 니오베는 저항군을 좀더 확실하게 이끌 것이다. 제이다 핀켓 스미스는 “나는 스토리에 좀더 많이 끼어들게 된다. 구원을 돕고 모피어스와의 러브스토리도 결말을 짓게 된다. 결혼은 아무도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2편에서 준 힌트와 최근 공개된 예고편 등을 종합해보면 3편에 대한 몇 가지 추리가 가능하다. 네오가 기계들의 보스와 모종의 협상을 벌이지 않겠냐는 것이다. 네오가 찾아간 보스의 거처는 매트릭스가 아닌 현실 속이다. 뾰족한 금속으로 둘러싸인 거대한 공간에서 네오는 스미스 요원의 ‘난동’을 멈춰주겠다며 거래를 벌인다. 매트릭스와 현실 양쪽 모두에 파고든 스미스 요원이 기계와 인간 모두에게 위협적인 존재가 돼버린 것이다. 네오와 스미스 요원의 최후 대결은 가상공간이 아닌 현실 속이다. 날아다닐 리 없으니 와이어도 필요없었을 것이다. 조엘 실버는 “마지막 편의 장면들은 대부분 초토화된 지구를 배경으로 전개된다”고 영국의 <엠파이어>에 말했다. 3편에서 분명하게 등장할 장면은 수백의 센티넬과 시온과의 전면전이다.
<매트릭스2 리로디드>는 전세계에서 7억3400만달러를 벌어들였으나 비평가들의 반응은 아주 싸늘했다. 이그제큐티브 프로듀서 브루스 버먼은 “3부작에서 2편은 가장 불운하게 마련”이라며 3편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고 있고, 조엘 실버는 클라이맥스 장면을 찍는 데만 무려 4천만달러가 들었다고 자랑한다. 매트릭스 서사의 끝은 미국 시각으로 10월17일 저녁 LA에서 있을 첫 시사회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이성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