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의 파리, 그러나 록산느(나오미 왓츠)에게는 이곳이 낭만스러울 수가 없다. 한때 사랑의 도시였던 이곳은 임신한 자신을 버린 프랑스인 남편과 지리멸렬한 이혼절차를 밟아야 하는 죽음의 땅으로 변하고 말았으니까. 언니의 이런 사정도 모르고 태어날 조카를 돌보기 위해 미국 LA에서 날아온 여동생 이사벨(케이트 허드슨)은 유명인사인 유부남 처삼촌과 아슬아슬한 바람을 피우게 된다. 한편 이혼절차가 진행되는 가운데 록산느가 친정에서 들고온 그림이 고가의 진품임이 밝혀지고 이 그림을 둘러싼 프랑스 집안과 미국 집안의 팽팽한 대결이 시작된다.
“왜 프랑스 여자들은 각설탕만 쓰는 거지?” “스카프 매는 법은 어떻고? 모두 이렇게 휙 돌려서 이렇게 묶고….” 프랑스인에 대한 미국인의 시선을 조소 섞인 대화 속에 풀어놓는 <프렌치 아메리칸>은 애교스러운 문화 차이에 대한 보고서다. 언제나 서로 다른 문화들 사이의 차이와 공통점을 발견하는 것을 즐겨했던 제임스 아이보리는 <프렌치 아메리칸>에서는 좀더 발랄한 로맨틱코미디의 리듬에 몸을 싣는다. 백은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