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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렉트라의 재림,<데어데블>의 외전 제작 소식

이워크라는 이름의 외계인 종족을 기억하시는지? <스타워즈: 제다이의 귀환>(1983)에 등장하는 그들은 흡사 곰과 코알라를 섞어놓은 듯한 모습을 하고, 엔도라는 이름의 위성을 뒤덮고 있는 거대한 숲속에서 평온하게 살아가는 것으로 그려진다. 문제는 그들이 사는 엔도에 제국군이 지하기지를 만들어 그곳에서 발사되는 방어막으로 파괴된 데스 스타를 재건하고 있는 것이 반란군에 의해 밝혀진다는 것. 그 방어막을 파괴하기 위해 한 솔로, 레아 공주 그리고 루크 스카이워커를 비롯한 반란군이 엔도에 잠입하게 되고, 그곳에서 이워크들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반란군의 일원이 된 이워크들은 죽음을 무릅쓰고 제국군에 대항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관객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특히 외모가 너무 귀여운 느낌을 주는데다가 성격도 온화하면서 재치있는 것으로 그려져, 어린 관객을 사로잡았다.

그렇게 스타워즈에 등장한 단역급 외계인 종족 중에서 가장 큰 사랑을 받게 된 이워크들은, <스타워즈> 시리즈의 ‘외전’(外傳)이라고 할 수 있는 84년작 TV영화 <이워크의 모험>(Ewok Adventure), 85년작 TV영화 <이워크: 엔도 전투>(Ewoks: The Battle for Endor)에 주인공으로 등장하게 된다. 등장인물 중 독특한 매력을 가지고 독자들의 반향을 끈 캐릭터들로 별도의 외전을 만들어내는 만화계의 관행을, 조지 루카스가 자신의 블록버스터영화에 도입시켰던 것. 물론 TV영화라는 한계 때문에 폭발적인 반향을 불러일으키지는 못했지만, 다 만들어져 있는 세트와 특수분장들을 그대로 활용하고 기본적인 설정을 유지함으로 해서 투자대비 높은 수익률을 안겨준 것만은 확실했다.

♣ <스타워즈> 시리즈에서 가장 인기를 끝 외계인 캐릭터 이워크.

♣ <007 어나더데이>에서 매력적인 CIA요원으로 등장하는 징크스.

♣ <데어데블>의 여주인공 엘렉트라.

그렇게 영화의 조연 또는 단역을 주인공으로 내세우는 ‘외전’이 만들어질 경우, TV용 영화 또는 B급영화로 제작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지난해 말부터 올 초사이에 개봉된 할리우드영화 두편이 블록버스터급 외전을 준비하고 있어서 네티즌 팬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특히 두 작품 모두 개성이 강한 여성 조연을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있는 것이 묘한 공통점이기도 하다. 그 두 작품 중 먼저 외전의 제작을 공식적으로 알린 것은 였다. 영화 속 제임스 본드의 상대역으로 등장하는 여성 CIA요원 징크스의 캐릭터 자체가 매력적인데다 그걸 연기한 할리 베리의 매력까지 더해지면서, 충분히 승산있는 것으로 판단한 제작사 MGM이 재빠르게 외전의 제작을 기정사실화했던 것. 할리 베리도 이런저런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외전 제작에 대한 논의가 있었음을 인정했고, 심지어 피어스 브로스넌까지 그 외전에 출연하고 싶다는 말을 공공연히 하기도 했을 정도다. 하지만 의 양자경이 연기한 와이 린의 캐릭터로 외전을 준비하다가 엎어진 경험이 있기 때문에, 그뒤로는 관계자들 모두 입조심을 하고 있는 중이다.

그뒤를 이어 외전의 가능성이 제기된 것은 얼마 전 국내에서도 개봉되었던 <데어데블>이었다. 지난 2월 중순 MTV와의 인터뷰에서 영화 속 엑렉트라를 연기한 제니퍼 가너가 자신의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하는 외전이 준비되고 있음을 밝혔던 것. 그와 함께 <데어데블>의 작가이자 감독인 마크 존슨 역시 원작 만화에 기반해 영화에서 갑작스럽게 죽음을 맞이하는 것처럼 보이는 엘렉트라의 ‘부활’에 대한 이야기를 영화화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밝힘으로써 그런 논의가 있음을 확인해주었다. 중요한 것은 두 사람 모두 어두운 캐릭터인 엘렉트라를 주인공으로 액션은 물론 로맨스까지 담은 영화가 준비되고 있다고 강조했다는 것. 그뒤 며칠 지나지 않은 제작사인 폭스/리젠시는 아예 공식적인 보도자료를 통해, <데어데블>의 속편과 함께 엘렉트라를 주인공으로 한 외전 <엘렉트라>의 제작 사실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그런 공식적인 발표가 나간 이후 인터넷에는 <엘렉트라>에 대한 정보를 찾아 헤매는 네티즌들이 넘쳐났고, 각종 소문들이 난무하게 되었다. 지난 3월 중순 <Ain’t It Cool News>에 <엘렉트라>의 시놉시스라는 것이 공개된 것은 네티즌들의 관심이 얼마나 컸는지를 잘 보여준 사건이었다. 물론 그 시놉시스라는 것은 만화작가인 프랭크 밀러가 발표한 그래픽 소설 <엘렉트라: 암살자>(Elektra: Assassin)의 줄거리인 것이 밝혀지면서, 그 사건은 해프닝으로 끝나고 말았다. 그렇게 추측과 소문이 난무하자 <데어데블>의 제작자인 게리 포스터는 지난 4월9일 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엘렉트라>는 2004년 4월이나 5월을 목표로 준비 중에 있다. 그 전에 마크 존슨 감독은 <고스트 라이더>라는 작품을 먼저 끝내게 될 것’이라고 제작 스케줄을 공개하기도 했다.

여하튼 지금까지의 상황을 보건대, 이 매력적인 두 여성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하는 블록버스터의 외전이 만들어질 것임은 확실하다. 문제는 과연 제작진들이나 주연배우가 말하는 것처럼 제대로 된 블록버스터로 만들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은 남는다는 것이다. 제작사가 이른바 ‘눈요기’(Eye Candy)로서의 가치를 강조할 경우, 결과가 엉뚱하게 나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많은 팬들이 우려를 나타내는 것도 바로 그 부분이다. 개인적으로도 그런 우려가 단지 기우로 끝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예감을 아직까지는 지울 수가 없다. ‘적은 돈’을 들여 ‘큰 돈’을 벌 수 있는 길을 할리우드 제작사들이 피해간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철민/ 인터넷 칼럼니스트 [email protected]

<엘렉트라> 페이지 : http://www.superherohype.com/elektra

<데어데블> 공식 홈페이지 : http://www.daredevilmovi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