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own Sugar, 2002년감독 릭 파무이와출연 테이 딕스, 사나 라단, 니콜 알리 파커장르 멜러 (폭스)
힙합을 좋아한다거나, 을 보고 힙합에 관심이 생겼다면 <브라운 슈가>는 눈여겨볼 만하다. <브라운 슈가>는 힙합에 대한 애정으로 가득 찬, 힙합을 연인으로 비유한 상큼한 멜로영화다. 첫 장면은 힙합 뮤지션들의 인터뷰로 시작한다. “힙합과 사랑에 빠진 것은 언제부터죠?” 커먼, 드 라 솔, 메소드 맨, 저메인 듀프리, 빅 대디 케인 등이 직접 답하는 첫사랑은 한결같다. 그들은 거리에서 힙합을 들었고, 랩을 불렀다. 가로등에서 전원을 끌어온 턴테이블로 믹싱을 하고, 그 옆에서 브레이크 댄스를 췄다. 시드니(사나 라단)가 처음 힙합과 사랑에 빠졌던 1984년의 브루클린에서는 그랬다. 거리를 걸어가다 보면 누군가 브레이크 댄스를 추고, 랩 시합을 하고 있었다. 그 시절에는 누구도, 힙합이 지금처럼 주류가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러나 시대가 변하고 미국 대중문화의 주류는 힙합이 되었다. 시드니는 <LA타임스> 기자를 거쳐 힙합 잡지인 <XXL>의 편집장이 되었다. 시드니와 함께 힙합에 입문한 드레(테이 딕스)는 밀레니엄 레코드의 프로듀서가 되어 힙합을 만들고 있다. 15년이 지난 지금도, 두 사람은 여전히 가장 친한 친구다. 대학을 다닐 때 드레가 데이트 신청을 한 적이 있지만, 서로 너무 많은 것을 알고 있다며 시드니가 거절했다. 변호사인 리스와 결혼을 앞두고 시드니 집에 들른 드레는, 우연히 시드니와 키스를 하게 된다. 그러나 곧 이성을 찾은 두 사람은 다시 친구로 돌아간다. 드레는 신혼생활을 시작하고, 시드니는 음반을 낸 농구 스타 켈비와 데이트를 시작한다.
<브라운 슈거>의 결말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두 사람은 결국 만날 것이다. 하지만 <브라운 슈가>에서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다. 상업성만 추구하던 밀레니엄을 나온 드레는 정통 힙합을 하기 위해 음반사 ‘브라운 슈가’를 차린다. 진정으로 힙합을 사랑했던 그 시절을 떠올린 것이다. 드레와 손을 잡은 래퍼 크리스는 ‘돌아온 탕자’라고 놀린다. 힙합의 진정한 영혼이 아니라 물질적 화려함에만 현혹되었던 드레는 마침내 돌아왔다. 그리고 드레와 시드니 모두 힙합을 처음 만났을 때를 떠올리며, 그들이 진정으로 사랑했던 사람과 만나게 된다. <브라운 슈가>는 심오하지는 않지만, 성실하고 진지한 고민도 꽤 하는 영화다. 사랑의 과정은 뻔하지만 비유되는 힙합의 풍요로움 덕분에 가볍게 즐길 수 있다.김봉석/ 영화평론가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