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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명] 여성 영화인 모임
2003-01-08

아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영화계의 여러 단체 중 ‘사단법인 여성 영화인 모임’이라는 것이 있다. ‘영화인회의’처럼 회원 수가 많지도 않고, 대외적인 목소리를 크게 내고 있지는 않지만 지난 2000년 봄에 창립대회를 가진 이후, 다소 얌전하게, 그러나 성실하게 그 활동이 이루어져왔다. 창립 이후 3년 동안 꾸준히 진행한 사업 중 하나는, 영화계에 취업하고자 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한 ‘워크숍’이다. 그 내용은 홍보·프로듀서 과정, 프로덕션디자인 부문, 편집부문 등 영화제작 전반에 걸쳐 주요 영역을 다루면서 현역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여성 영화인들이 강단에 서는 수고로움을 아끼지 않았다. 이 워크숍의 수강을 통해 현업에 진출한 여성들도 더러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외에도 매해 연말엔 ‘여성 영화인 축제’를 연다. 그해에 여성 영화인들이 제작, 연출, 참여한 작품 중 주요한 영화를 상영하고, 회원들이 직접 투표에 나서 그해의 주목할 만한 여성 영화인들을 선정, 시상하는 행사 및 한해 영화계의 사건 및 사실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 1년치 <한국영화백서>를 펴내 발표하는 것이 주요 행사내용이다.

올해는 특히 여성 영화인들을 대상으로 한 간담회와 설문조사를 통해 여성 영화인의 복지실태와 의식조사 및 현황분석을 마쳐 이번 ‘여성 영화인 축제’ 기간 중에 ‘포럼’ 형식으로 발표하고 토론하는 자리를 가졌다. 또한 하루씩 나누어 변영주 감독의 <밀애>와 국내 미개봉작인 박찬옥 감독의 <질투는 나의 힘>의 상영 및 Q&A 시간도 마련되었다. 사전에, 사무국에선 연출·제작진의 인터뷰 등을 담은 두 영화의 워크북도 펴낸 바 있다.

위의 사실들을 재미없지만 바쁘게 나열한 것은, 여성 영화인 모임의 대외 홍보가 다소 미약하고 이번 행사를 치르면서도 느낀 바, 실제 회원들의 참여도가 기대보다 낮았다는 데서 다시 한번 ‘여성 영화인 모임’이란 단체를 알리고자 함이다.

2002년 한해 동안 장편영화를 연출한 여성 감독만 해도 5명에 이른다. 이는 한해에 나올 수 있는 숫자만으로 한국영화 역사상 가장 많은 것이다. 매 작품에 참여하는 여성 스탭의 경우도 30%에 육박하는 양적 성장을 보였다. 반가운 일이다. 한국 영화산업의 빠른 변화와 성장 속에 아직은, 상대적 소수인 여성들이 ‘각자 알아서 열심히’ 분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는 ‘네트워킹’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본다. 여성 영화인들에 대한 제대로 된 주목과 평가, 그리고 그들간의 적극적인 유대관계가 무엇보다 유의미하다고 보는 것이다. 그것이 여성 영화인들의 질적 성장과 한국영화의 성장에 상당 부분 기여한다고 생각된다.

‘포럼’을 통해 회원들이 여성 영화인 모임에 가장 크게 바라는 것에는 여성 영화인들의 복지 증진과 재교육 부문이 있었다. 2003년 사업목표와 계획을 세우는 데 중요한 지침으로 삼아야 할 사항들이다. 마지막으로, 회원들의 좀더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드린다. 부족한 면들은 2003년에 적극 보완, 일신할 것이다. 회비도 열심히 내주시고, 질책과 바람의 목소리도 적극적으로 내주시길 바란다. 여성 영화인 모임의 인터넷 주소는 www.wiflim.com이다. 전화번호는 02-922-1087. 회원 가입은 언제나 열려 있다.

여성 영화인 여러분 지난해에도 수고하셨습니다. 새해엔 더욱 건승하시길. 모두 해피뉴이어!심재명/ 명필름 대표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