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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익스트림 OPS
2002-12-17

■ Story

역동적인 CF를 만드는 것으로 이름난 이안(루퍼스 스웰)은 디지털카메라 광고를 찍기 위해 익스트림 스포츠 마니아들을 오스트리아의 설산으로 불러모은다. 촬영담당인 윌(데본 사와), 강심장의 스노보드 마니아 사일로, 록밴드 출신의 터프한 소녀 키티는 스키 활강부문 금메달리스트인 클로이(브리짓 윌슨)와 팀을 이뤄 호흡을 맞춰간다. 사고사한 것으로 위장한 보스니아의 테러리스트 파블로프는 자신의 은신처에 찾아든 이들을 CIA로 오인해 무차별 공격을 가하기 시작한다.

■ Review

최근 익스트림 스포츠 마니아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스피드에 중독된 만능 스포츠맨이 적진에 스파이로 뛰어들어 인류를 구원하는가 하면(<트리플X>), 스릴이 인생의 낙인 인라인스케이터들이 떼로 은행을 습격한 일(<스틸>)도 있다. 이들은 철저히 자기 자신을 위해 자신의 즐거움을 위해 행동한다. 지구를 구하는 것이든 은행을 터는 일이든 결과는 중요치 않다. 스피드, 스릴, 쾌락. 이들의 지상 목표는 화끈하게 즐기고, 쿨하게 사는 것이다.

<익스트림 OPS>도 전형적인 영웅상과 정반대편에 서 있는 젊은이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기차에 매달려서, 또는 지붕 꼭대기에서 스노보드를 타는 것처럼 위험천만한 묘기를 즐기는 이들은 광고 촬영을 위해 소집됐지만, 눈사태를 배경으로 설벽을 달리는 촬영은 이들에게 ‘일’이 아니라 ‘놀이’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메인 스트림의 인물이 이 세계에서 초라해지는 건 당연하다. 활강 금메달리스트 클로이는 이들의 엄청난 아드레날린에 풀이 죽는다. 그뿐이 아니다. 보스니아 테러리스트의 흉포함도 이들의 스피드를 이겨내지 못한다. 촬영팀을 CIA로 오인할 때부터 짐작할 수 있듯, 어리석고 어설픈 테러단의 존재는 주인공들의 묘기대행진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장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익스트림 OPS>는 <버티칼 리미트>의 세팅에 <트리플X>의 스토리를 섞어놓은 듯한 영화다. 설산에서 펼치는 고난도의 묘기는 눈은 물론 가슴까지 시원하게 뚫어주기에 모자람이 없다. 고공 케이블카에서 떨어지고, 폭포 속으로 떨어지고, 달리는 기차에 매달려 스노보드를 타고, 수직에 가까운 설벽을 스노보드로 활강하는 장면 등은 CG의 힘을 빌리지 않은 실제 촬영분. 로키산맥과 알프스 등지에서 178명의 스턴트맨이 몸바친 결과다. 그러나 ‘좋은 그림’을 보여주려는 노력의 십분의 일만이라도 ‘이야기’를 만드는 데 할애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건 어쩔 수 없다. 박은영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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