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ckstoppers, 2002년감독 조너선 프레익스출연 제시 브래드퍼드, 마이클 빈출연 프렌치 스테워트, 로빈 토머스출연 파울라 가세스장르 SF (파라마운트)
<타임머신: 클락스토퍼>의 타임머신은 과거와 미래를 마음대로 오갈 수 있는 기계가 아니다. 정확하게 영화 속의 표현대로 말하자면 분자가속기다. 분자를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움직이게 할 수 있다면, ‘초시간’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생각이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을 끄집어들인다면, 200마일로 달리는 차를 20마일로 달리는 차는 제대로 볼 수도 없지만 반대로 20마일을 달리는 차를 200마일로 달리는 차에서 보면 멈춘 것으로 보인다는 것. 모두 멈춘 것 같은 상태에서 분자가속기를 사용한 사람만이 움직인다는 것이다.
잭 깁스의 아버지 깁스 박사는 유명한 과학자이지만, 학생들을 가르치느라 시간이 없어 잭과의 사이는 좋지 않다. 어느 날 제자였던 도플러가 보내온 분자가속기를 실험하던 깁스 박사는 출장 때문에 분자가속기를 상자 속에 집어넣고 간다. 우연히 시계 모양의 분자가속기를 손에 얻은 잭은 단추를 누르자 세상의 모든 것이 멈춰버린 것을 발견한다. 여자친구인 프란체스카와 함께 잭이 처음으로 한 일은 그동안 골탕먹었던 못된 이들에게 복수하는 것이다. 그리고 곤경에 처한 친구를 도와준다. 무사히 ‘시간 멈추기’ 게임을 마치고 집에 돌아온 잭은 집안에서 움직이는 불빛을 발견한다. 시간이 멈춘 초시간 속에서, 누군가가 잭과 마찬가지로 움직이고 있다. 국가에서 연구 중이던 분자가속기를 독차지하려는 게이츠가 분자가속기를 회수하기 위해 깁스 박사의 집에 침입한 것이다.
잭은 엄청난 힘을 얻었지만 크게 개의치 않는다. “수퍼 파워에는 막대한 책임이 뒤따른다, 라고 아버지는 말하겠지만 지금 아버지는 여기에 안 계시니까”라고 말하고는 즐겁게 ‘타임머신’을 이용한다. 아버지에게 혼나지 않게 사용하다가, 아버지 몰래 돌려놓을 생각이었다. <플래시 맨>처럼 초인이 되어 세상의 모든 악당들을 물리칠 생각은 추호도 하지 않는다. <타임머신: 클락스토퍼>는 SF청춘영화이고, 사랑하는 연인과 가족을 위협하는 악당을 물리치는 정도로 만족한다.
경쾌하게 움직이는 <타임머신: 클락스토퍼>의 감독 조너선 프레익스는 TV에서 <스타트랙>과 <로스웰> 시리즈 등을 연출하다가 <스타트랙>의 극장판도 만들었다. <로스웰>을 직접 제작한 데서 알 수 있듯이 SF에 개인적인 관심이 많은 배우 출신의 연출자다. 잭 역의 제시 브래드퍼드는 얼마 전 <치명적 유혹>에 나왔고, <브링 잇 온> <체리 폴스> 등의 출연작이 있다. <터미네이터>에서 시간여행을 통해 과거로 왔던 마이클 빈이 ‘타임머신’을 독점하려는 악당 게이츠 역으로 나온다.김봉석/ 영화평론가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