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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 20주년 기념 특별판
2002-11-07

그때 꼬맹이들의 `오늘`

E.T.-The Extra-Terrestrial Special Edition2002년,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자막 영어, 한국어, 일본어화면포맷 아나모픽 1.85:1오디오 돌비 디지털 5.1 EX, DTS지역코드 3출시사 유니버설

최근 출시되는 타이틀들을 주욱 훑어보다 보면 제목 뒤에 뭔가 특별하다는 의미의 단어들이 따라붙는 경우가 (과장을 조금 보태서) 반 정도는 되는 것 같다. 그 종류도 다양해서 특별판, 감독판, 한정판, 확장판 등 뭐가 그리 복잡한지 신경이 곤두설 정도. 하지만 얼마 전에 출시된 <E.T.>의 DVD 타이틀만큼은 ‘특별판’이라는 용어가 더없이 잘 어울린다. 가장 큰 이유는 역시 1982년에 개봉되어 전세계를 한번 들었다놓은 신화의 20주년을 기념해서 개봉되었던 20주년 기념판 가 수록되어 있다는 것인데, 리마스터링 과정에서 많은 장면들이 CG로 보강된 데다가 안정적인 색감에 DTS 사운드까지 완벽하게 어우러져 있어 기억 속에 남아 있는 82년 원판과는 상당히 다른 강도의 감동을 준다.

재미있는 것은 20주년 기념판에 등장하는 E.T.의 표정이 CG로 조정되었다는 사실을 익히 들어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정확히 ‘어디가 어떻게’ 바뀐 것인지 분간하기가 쉽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개인적으로 ‘저 부분은 확실히 바뀌었다!’고 찾아내고 즐거워한 장면은, 거티에 의해 할머니로 변장된 E.T.를 보고 엘리엇이 어이없어하는 부분. E.T가 쑥스러워하면서 눈동자를 아래위로 쓱쓱 굴리는데, 그 자연스럽고도 섬세한 표정연기는 80년대 <E.T.>의 것은 분명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이 DVD 타이틀에 ‘특별판’이라는 단어를 더욱 어울리게 만드는 또 하나의 요소는, 서플먼트의 ‘Evolution and Creation of E.T.’ 코너다. 존 윌리엄스의 오케스트라가 특별 시사회에서 라이브로 배경음악을 연주하는 코너, 주요 출연진과 제작진이 20년 만에 한자리에 모이는 코너 등 상당히 진귀한 서플먼트들이 포진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일반적일 수 있는 코너를 굳이 특별하다고 꼽는 이유는 내용의 성실함 때문이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시나리오 작업을 시작하면서 내놓았던 수많은 아이디어와 스케치 그리고 모형들, 촬영 당시의 영상자료, 아역배우들을 선발하기 위한 당시의 오디션 필름들, 인형으로 제작된 E.T. 속에 들어가 연기를 했던 특별한 배우들의 모습 등 영화 <E.T.>의 성공이 있기까지 그 기반이 되었던 모든 것들이 빼곡히 담겨 있다.

한 가지 알아둬야 할 것은 2003년 초에 1982년에 개봉된 원작영화도 함께 들어 있는, 또 하나의 특별판이 나올 예정이라는 사실이다. <E.T.>를 좋아하는 입장에서야 반가울 따름이지만, 구매의 결정을 내려야 한다면 쉽지 않은 상황인 것.

김소연 / DVD 칼럼니스트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