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ord of the Rings : The Fellowship of the Ring감독 피터 잭슨 자막 영어, 한국어 화면포맷 아나모픽 2.35:1 오디오 돌비 디지털 5.1 EX, 2.0 지역코드 3 출시사 스펙트럼
<반지의 제왕: 반지원정대>는 근 1년 동안 말 그대로 절대적인 위치를 가지고 나를 착각 속에서 살게 했다.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그 영화에 지대한 관심이 있다는 거대한 착각 속에, 아무나 붙잡고 DVD가 언제 나올 건지, 얼마나 대단할지, 얼마나 기대가 되는지를 수다스럽게도 말하고 다닌 것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열광적인 호응과 달리 가끔 상대의 반응이 썰렁하면 ‘앗, 내가 이미 알고 있는 정보를 또 말해서 그런 건가’라는 또 한번의 착각을 하면서 말이다.
그런데 이번에 출시된 <반지의 제왕: 반지원정대> DVD가 2장짜리 일반판 버전으로 나오고, 11월에 ‘확장판’으로 불리는 4장짜리 버전이 다시 출시된다는 정보에 사실 약간의 흥이 깨졌다. 제작사의 정성과 욕심을 이해는 하지만, ‘절대 DVD’가 두 종류로 존재하는 것과 또 한번의 지출을 해야 한다는 것은 그리 기분 좋은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 아쉬움과 절대 수준으로 치닫던 기대치와 함께 감상한 <반지의 제왕: 반지원정대> DVD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한번 나를 흥분의 도가니로 밀어넣기 충분했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스펙터클한 영상에 확실한 힘을 실어주는 화질. 산, 동굴, 들판, 암흑 등 조명의 측면에서 보면 다양하기 이를 데 없는 모든 장면들을 뚜렷하고 미려한 색감으로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오프닝의 나르실 전투에 얽힌 긴긴 어둠의 역사 수업이 끝나고 등장하는 샤이어 마을의 녹색은, 그야말로 시각적인 평온함을 만끽하게 할 정도로 기분 좋은 화질의 진수를 보여준다.
한편 예상보다 많은 정보가 담겨 있는 서플먼트에서는, ‘Welcome to Middle-earth’가 가장 지적인 흥분을 맛볼 수 있는 코너였다. J. R. R. 톨킨의 거대한 장편을 3부작으로 나눠 출판하게 된 뒷이야기를 필두로, 원작과 영화에 대해 잘 알려지지 않은 수많은 정보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폭스>에서 방영했던 <Quest for the Ring>과 Sai-Fi Channel에서 만든 ‘A Passage to Middle-earth’ 코너 또한 각각의 내용에서 보면 특징이 분명하나, 세편 모두 중복적인 홍보영상을 많이 사용했기 때문에 볼수록 신선도가 떨어지는 것은 단점이다.
더불어 나를 새로운 흥분에 몰입하게 만든 코너는 역시 올 겨울에 개봉될 두 번째 이야기 <반지의 제왕: 두개의 탑>에 관련된 영상들. 피터 잭슨 감독의 설명과 함께 살짝살짝 공개되는 영화의 전투장면들은 온몸을 긴장시키기에 모자람이 없었던 것. 김소연/ DVD 칼럼니스트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