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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션스 일레븐
2002-08-08

브래드 피트는 왜 그 옷을 입었을까?

Ocean’s Eleven 2001년, 감독 스티븐 소더버그 자막 한국어, 영어, 중국어, 타이어, 인도네시아어 화면포맷 아나모픽 2.35:1 오디오 돌비 디지털 5.1, 2.0 지역코드 3 출시사 워너브러더스 어떤 사람들은 확실한 해피엔딩을 가진 영화는 너무 뻔해서 재미가 없다고 말하지만, 내 경우엔 그것도 나름의 재미가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눈에 보이는 해피엔딩을 향해 경쾌하게 굴러가는 영화의 스토리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놀이기구를 즐기듯이 마음놓고 즐거워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 영화에 빅스타들이 한두명도 아니라 떼로 몰려나온다면, 재미의 강도는 더욱 높아진다. 이번에 DVD로 출시된 <오션스 일레븐>은 그런 영화의 전무후무한 예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DVD의 가장 큰 특징은 본편 영화가 그랬던 것처럼, 서플먼트에서도 스타들의 모습을 잔뜩 보여줌으로써 눈을 못 떼게 만든다는 점에 있다. 게다가 가벼운 마음으로 찍었다고는 하지만 특유의 정교함을 보여주는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의 촬영 스타일까지 슬쩍슬쩍 보여줌으로써 도저히 안 보고는 못 배기게 만들어놨다. 그런 의미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서플먼트는 제작과정 전체를 때론 현란하게, 때론 진지하게 보여주는 ‘Behind the Scenes’ 코너라고 할 수 있다. 감독과 출연스타들의 인터뷰들을 교묘하게 교차편집함으로써, 영화의 많은 뒷이야기들을 맛깔나게 풀어놓고 있기 때문.

한편 영화의 뒷이야기라는 관점에서는 브래드 피트와 앤디 가르시아 그리고 맷 데이먼이 한꺼번에 떠드는 독특한 형식의 오디오 코멘터리도 빠뜨릴 수가 없다. 물론 주로 최종본에서 잘려진 대사, 촬영 당시의 분위기에 대해 말 그대로 가벼운 수다를 늘어놓는 셈이라 큰 것을 기대하면 곤란하다. 그러나 배우들답게 연기할 때의 심리상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부분은 독특해서 듣는 재미가 쏠쏠하다. 흥미로운 것은 감독과 시나리오 작가가 진행하는 심도 깊은 설명의 오디오 코멘터리도 별도로 수록되어 있어 비교가 가능하다는 점.

이와 달리 의상 담당 디자이너가 직접 진행하는 ‘The Look of the Con’ 코너도 강렬한 매력이 있다. 디자이너의 “의상과 옷은 다르다. 의상은 특별하며, 캐릭터를 위한 것이다”라는 설명을 들으면서 브래드 피트의 반짝이는 옷감이나 조지 클루니의 턱시도 차림 등을 구경하면, 모든 의상이 치밀한 계산과 상황분석하에서 나왔다는 것을 알게 되기 때문이다.

이리저리 설명을 돌려도, 역시 <오션스 일레븐> DVD의 가장 큰 매력은 본편 영화만큼이나 쿨한 빅스타들의 요모조모를 서플먼트에서도 즐겁게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인 것 같다. 그것이 사실인데다 그래서 즐거우니 좋을 따름이다.

김소연/ DVD 칼럼니스트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