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문화원 정기간행물
영화제는 시상식과 다르다. 영화를 보고 말하고 의견을 나누는 장이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어쩌면 한국 최초의 단편영화제의 전신이라고 불러도 좋을 상영회가 있었다. 1982년 9월부터 매주 토요일마다 주한 프랑스문화원에서 마련한 단편영화 상영회 <토요단편>이 그 주인공이다. 고 박건섭 전 동서대학교 임권택영화예술대학 학장이 프랑스문화원 재직 당시 주도한 <토요단편>은 영화를 좋아하는 이들이 교류하는 만남의 장이었다. 매주 토요일 프랑스문화원에서 단편영화를 보고 연출자와 관객으로 역할을 바꿔가면서 간담회를 가졌으며 연 단위로 상영작 가운데 1편을 기리는 시상식도 개최했다. 뿐만 아니라 <토요단편>에 참여한 인력이 중심이 돼 1984년 7월7, 8일 양일간에 국립극장 실험무대에서 <작은영화를 지키고 싶습니다>를 마련하기도 했다. 이렇게 약 5년 동안 국내외 단편영화 200여편을 상영하고, 간담회를 갖고, 연 단위로 시상식도 개최한 <토요단편>은 한국영화사에 각별한 의미를 지니지만 안타깝게도 관련 자료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첫(1982~83년) 수상작 <강의 남쪽>(감독 장길수).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토요단편>의 성과를 복원하고자 2024년 2월부터 <토요단편에 관한 기억과 회복> 추진위원회가 발족했다. 현재 <토요단편에 관한 기억과 회복> 추진위원회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한국영상자료원 등과 함께 1980년대 단편영화 연구 작업의 일환으로 <토요단편>의 발굴과 복원 작업에 힘쓰는 중이다. 첫 행사로 제2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기간(7월4~14일)에 <토요단편>을 장식했던 영화 상영을 비롯해 서적 발간, 포럼 등을 마련할 계획이다. 하지만 주한 프랑스문화원의 잇따른 이전과 관계 영화인 작고 등으로 충분한 자료 확보가 순조롭지 않은 실정이다. 이에 추진위원회는 <토요단편>에 관한 갖가지 자료에 대한 제보를 받는 중이다. <씨네21>에서는 추진위원회의 요청에 따라 <토요단편>에 대한 인쇄 자료 및 필름 정보 등을 소장하고 있는 분들을 향한 당부의 말을 전한다.
1985~86년 수상작 <한여름 낮의 꿈>(감독 이정국)
자료를 찾습니다.
<토요단편에 관한 기억과 회복> 추진위원회는 지난 2월부터 격주로 모임을 가져왔습니다. 추진위 위원은 4월 중순 현재 권영락(제작), 이정국·이혁래(감독), 낭희섭·윤중목(독립영화), 배장수·육정학(평론), 한나리(학술) 등 8명입니다. 추진위원 확대를 꾀하고 있으며,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한국영상자료원 등과 함께하고자 합니다.
<토요단편>의 개최 기간은 5년 안팎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상영작 총목록을 비롯해 필름 보관 및 디지털 복원 현황 등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아울러 관련 자료를 소장하고 계신 분의 참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한편의 상영작 자료(제목/감독/줄거리/상영일시/제작연도 등)나 한편의 필름에 대해 전해주십시오. 육성 증언도 망설이지 말고 전화주십시오.
낭희섭 독립영화협의회 대표(010-6269-9654/ [email protected]), 배장수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부집행위원장(010-6264-8298/ [email protected])이 담당하고 있습니다. 마감은 5월18일(토)입니다. 제보자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드립니다. 감사합니다.
<토요단편에 관한 기억과 회복> 추진위원회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