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함 경품 추첨에서 이름이 불리지 않아 빈손으로 돌아갈 거라고 생각했다던 박용주 작가. 그러나 그의 손엔 시나리오 부문 대상이라는 가장 큰 선물이 안겼다. 박용주 작가는 대학에서 영화를 전공한 뒤 영화감독이 되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했다. 독립 장편을 찍은 건 10년 전, 상업영화 입봉이 늦어지면서 영화, 드라마 가리지 않고 이야기를 쓰게 된 순간부터다. 수상작 <맛나식당>은 빚에 허덕이나 성격은 유쾌한 50대 여성 영은이 우연히 발견한 검은돈 20억원을 세탁하기 위해 식당을 개업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그는 “결과가 좋든 나쁘든 상관없이 계속해서 착하게 살아가는 인물의 삶”을 그려보고 싶어 구상을 하던 중 “아침에는 김밥 장사를 하고 오후에는 태권도 학원 차를 운전하는 한 중년 여성을 알게” 됐고, “하루하루를 씩씩하게 살아가나 뭔가에 쫓기는 듯한 모습이 엿보이는 그분 또래 세대의 여성을 주인공”으로 삼기로 결심했다. 박용주 작가는 한달에 한번씩 3개월간 진행된 강대규 감독의 멘토링 덕분에 <맛나식당>이 확실한 방향성을 가진 각본이 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피드백대로 장르적인 요소를 더 부각하고 역할이 겹치는 두세명의 캐릭터들을 합쳐 인물들을 줄여나갔는데 그럴수록 글이 명확해지고 톤이 잡혔다.”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간간이 만난 프로듀서 등 외부 인사의 의견을 “열린 마음으로 글에 반영”한 것도 질적 향상에 도움이 됐다. 대상 수상으로 <맛나식당>이 의미 있는 작품이라는 걸 인정받은 것 같아 자신감이 생겼다는 그는 “그럼에도 앞으로 쭉 경거망동하지 않고 진짜 영상으로 만날 수 있는 각본이 될 때까지 좀더 고쳐볼” 계획이다. 처음부터 영은 역으로 염두에 두었던 이정은 배우가 맛나식당의 주인장으로 스크린에 등장하는 그날을 상상하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