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 익스프레스> Mars Express
제레미 페랭/프랑스/2023년/88분/국제경쟁
10월 21일, 20:00, CGV 부천 4관 / 10월 22일, 18:00, CGV 부천 5관
SF애니메이션 <마스 익스프레스>는 AI를 향한 오늘날의 공포에 시의적절하고도 냉정한 대답을 들려준다. 앨린 루비는 그의 죽은 파트너이자 이제는 사이보그(로봇의 몸, 홀로그램으로 존재하는 얼굴)가 된 카를로스 리베라와 2인조를 이뤄 화성을 누비는 사립 탐정이다. 실직한 인간들만 남아 슬럼이 된 지구를 뒤로한 채, 이들은 고도 개발된 화성에서 사이보그를 프로그래밍으로부터 탈옥시켜 인간의 규칙에 따르지 않게 하는 해커들을 주로 좇아왔다. 영화의 주된 플롯은 실종된 어느 사이버네틱스(인공두뇌학) 전공의 학생을 찾는 일로, 탐정들은 이내 비싼 임대료를 감당해야 하는 가난한 학생들이 자신의 대뇌 능력을 로봇에게 제공하면 대가를 지불하는 업체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우울한 전망 속에서 알코올중독과 싸우는 앨린, 인간의 육신을 잃고 가족으로부터 소외된 카를로스의 여정은 비인간적 풍경 속에서 지극히 인간적인 것들에 대해 떠올리게 한다. 제레미 페랭 감독의 데뷔작인 <마스 익스프레스>는 장르의 오랜 팬들로부터 <블레이드 러너> <공각기동대>의 철학적 탐닉, 혁신성을 떠올리게 할 것이다. 사이버 펑크, 탐정 누아르의 분위기 속에서 반항적이고 스타일리시한 SF의 계보를 이어가는데, 장면을 밀도 있게 채우는 미래적 개념과 아이디어들이 대단히 매력적이다. 군더더기 없는 2D와 3D애니메이션, 부분적인 실사 촬영이 전자음악과 함께 조화를 이루며, 긴장감을 고조하는 카메라워크 역시 뛰어난 기술적 완성도를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