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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은의 논픽션 다이어리] ‘시스터즈 가든’

‘지역소멸’이라는 난제의 해결책에는 두개의 출발점이 있다. 어떻게 사람들이 오도록 만들 것인가, 그리고 어떻게 돈이 돌게 할 것인가. 경상남도 18개 시군 가운데 면적으로는 12번째, 인구수로는 꼴찌인 의령군 역시 소멸 위기에 놓인 지역이다. 313명 주민 절반 이상이 65살 이상, 농사일 외에 직장에 다니는 주민 대부분은 요양보호사인 가례리에서 마을재생사업으로 가드닝 카페를 열게 된 것 또한 이 절박함의 연장선에 있다.

노인이 많은 마을에선 환갑을 넘긴 이도 ‘새댁’으로 불린다. <시스터즈 가든>의 주인공은 가족을 위해 돈 버느라 학업을 일찍 포기했거나, 내 일을 가져보고 싶었지만 남편의 반대로 포기했던 평균연령 62.8살의 다섯 여성의 여정을 그린 다큐멘터리다. 처음에는 “삶에 지쳐서 나에 대한 생각을 안 해봤고”, “잘하는 것도 없고”, “자신 있는 것도 없었”던 이들은 창원으로 가드닝을 배우러 다니고 “남이 차려주는 밥”을 사먹고 화훼단지를 견학하는 동안 “우리가 출세했다” 라면서 생기와 자신감을 회복한다. 그동안 쓸모없다고 생각해 눈에 띄는 대로 뜯어버렸던 이끼가 요즘 수익성 높은 작물이 되었음을 배운 뒤 “세상이 변하다봉께. 나도 이끼처럼 쓸데가 있겠다 싶어. 참 좋은 세상이야”라고 반가워하는 이들을 보노라면 생각하게 된다. 지역을 위기에서 벗어나게 하는 방법은 꼭 새로운 사람을 모으는 것만이 아니라, 지금 그곳에 사는 이들에게 더 많은 행복을 경험하게 하는 데서 출발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MBC경남에서 제작해 지난해 가을 방송된 <시스터즈 가든>은 얼마 전 지역 계열사 프로그램을 본사에서 다시 내보내는 <네트워크 특선>을 통해 전국에 소개됐다. MBC경남 유튜브 공식 계정 엠키타카에서도 볼 수 있다.

CHECK POINT

<어른 김정하>

지난 5월 백상예술대상에서 지역 방송사 최초로 교양 부문 작품상을 받은 <어른 김장하>의 김현지 PD(MBC경남)는 <시사IN>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서울 사람들은 서울 바깥을 상상하지 못한다. 대부분의 언론이 ‘인서울 4년제 대학 졸업자’ 눈높이로 프로그램을 만들기도 한다. 그런데 새로운 이야기는 변방에서 온다. (중략) 지역의 삶과 생태계도 더 집중해서 바라보고 싶다. 그 이야기는 우리가 더 잘 안다. 거기서만은 우리가 스페셜리스트다.” <시스터즈 가든>은 그의 또 다른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