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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리뷰] ‘빨강, 파랑, 어쨌든 찬란’
이유채 2023-08-25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 감독 매슈 로페즈 / 각본 매슈 로페즈, 테드 말라워 / 출연 테일러 자카르 페레즈, 니컬러스 갈리친, 우마 서먼 ▶▶▷

어머니(우마 서먼)가 미국 대통령인 알렉스(테일러 자카르 페레즈)는 영국의 사랑받는 막내 왕자 헨리(니컬러스 갈리친)가 여러모로 아니꼽다. 20대 또래라 전세계적으로 비교당하는 것도 그렇고 젠체하는 그의 태도도 싫지만 무엇보다 과거 기후 회의에서 자신의 인사를 받아주지 않은 게 결정타다. 그런데 어머니의 재선 레이스를 앞두고 그와 친한 척해야 할 상황이 발생한다. 영국으로 날아가 절친 작전을 수행하던 중 인사 거부에 대한 오해가 풀리면서 헨리와 가까워지고, 곧 그와 연인 사이가 된다.

<빨강, 파랑, 어쨌든 찬란>은 도발적이고 솔깃한 발상을 로맨틱 코미디의 문법에 얹어 새롭고도 익숙한 길을 간다. 대통령 아들과 왕자가 주인공이기에 남다른 스케일이 주는 기본적인 재미가 있다. 이들이 참석한 피로연은 성대한 국가 행사고, 생활 공간은 백악관과 궁전이다. 둘의 우스운 해프닝은 뉴스에 보도돼 미·영 관계에서 중요하게 해석되기도 한다. 동성에게 끌리는 청년들의 혼란한 감정에 집중하는 영화는 아니다. 바이섹슈얼인 알렉스와 게이인 헨리 모두 자신의 성 정체성을 자각하고 받아들였다는 것을 전제로 초반부터 본격 로맨스로 진입한다. 미국인과 영국인의 문화 차이에 주목하며, 입장 차이가 있는 대통령 아들과 왕자가 만인 앞에 용기내 사랑하는 이야기로 풀어나간다. 후반부로 갈수록 정교하지 못한 편집으로 감정의 흐름이 끊기고 곱기만 한 연애에서 깊이를 느낄 순 없지만 구경하는 재미가 분명하다는 것만큼은 부정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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