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는 주목 경제의 치열한 전장이다. 인지도가 밑천이 될 수는 있지만, 지속적 성과를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결국 중요한 건 대체할 수 없는 재미인데, 전국 대학을 돌아다니며 한 가지 전공을 체험해보는 유튜브 웹 예능 <전과자: 매일 전과하는 남자>(이하 <전과자>)는 좋은 기획과 그에 걸맞은 인물이 만났을 때 꾸준한 상승세를 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박준형의 <와썹맨>, 광희의 <네고왕>이 그랬듯 <전과자>는 아이돌 그룹 비투비 멤버이자 진행자 이창섭의 캐릭터와 임기응변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학교와 가까운 역에서부터 걷거나 스쿨버스를 타고 등교해 하루치 등록금을 납부한 다음 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들은 뒤 학생식당에서 식사 후 하교하는 구성은 매회 비슷하지만, 새로운 장소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난다는 면에서는 초창기 <유 퀴즈 온 더 블럭>의 대학가 버전 같은 신선함이 있다.
“해양대학교 졸업하면 해적 돼요?” 같은 엉뚱한 질문에 “만화 <원피스>의 나미(항해사 캐릭터)처럼 된다”라고 알려주는 학생들, 학생들 강아지 이름은 다 외우지만 학생들 이름은 아직 다 못 외운다는 반려동물보건과 교수님, 중고거래로 옷 살 땐 ‘전남친’ 같은 키워드로 검색하는 게 좋다는 팁을 알려주는 패션디자인과 학생 등 소소하면서도 흥미로운 이야기를 끌어내는 것은 금세 친근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이창섭의 재능이다. 광고제작실습 수업에 들어가 “봄은 어떤 의미냐”라는 교수의 질문에 “종합소득세 (신고를) 준비하는 스타트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하는 현실감각 역시 연예인이라는 직업을 가졌을 뿐인 생활인의 캐릭터를 보여준다. 특히 실수 연발이라도 주저 없이 질문하고 실습에 뛰어들어 구체적인 정보를 얻어내는 과정이 은근히 실속 있어, 요즘 <전과자>가 청소년을 위한 진학 참고자료로 쓰이고 있다는 얘기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CHECK POINT
이창섭은 2020년 여름 전역했다. 그러나 <전과자: 매일 전과하는 남자>가 업로드되는 ‘ootd STUDIO’ 채널 구독자가 50만명을 돌파하면 다시 군대에 간다던 공약을 지키기 위해 육군3사관학교에 다녀왔다. 나름 ‘경력직 신입’이기에 품위유지비를 받자마자 근처에 피엑스가 있는지 묻고, 누구보다 쩌렁쩌렁하게 군가를 부르는 여유를 보였지만 각개전투 수업에서 철조망을 통과할 땐 고래고래 제작진을 원망했다. 물론 제작진은 이 멘트를 묵음 처리한 뒤 긍정적 내용의 자막으로 내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