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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해리슨 포드,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는 늘 가족 오락영화였다
송경원 2023-06-30

해리슨 포드와 인디아나 존스는 이음동의어다. 40년의 세월은 배우와 캐릭터를 분리 불가능한 한 덩어리로 만들어주었다. 그간 ‘인디아나 존스’는 위대한 캐릭터이자 영원한 모험의 아이콘으로서 스크린을 누볐지만 세월 속에 무르익어가는 배우 해리슨 포드와는 다른 길을 걸었던 게 사실이다. 인디아나 존스가 세상에 나온 지 어언 40여년, 시리즈의 마지막이 될 이번 영화에서 배우 해리슨 포드는 비로소 작품 속 캐릭터와 함께 나이 들어가는 축복을 누릴 수 있게 되었다.

- ‘인디아나 존스’ 캐릭터를 연기하는 마지막 작품이다.

= 얼마 전 <레이더스> 개봉 42주년이었다. 이번까지 총 5편의 <인디아나 존스> 영화에 출연했지만 사실 4편까지는 영화 속 인디아나 존스의 시간이 그렇게 흐르지 않았고 생각보다 나이도 들지 않았다. 15년 만에 다섯 번째 인디아나 존스로 돌아오면서 그동안의 성장을 포함하여 나이 듦에 대해 꼭 표현하고 싶었다. 그런 나이 듦을 인정하는 스토리를 가지고 와야 이 프랜차이즈가 잘 마무리될 거라 생각했다. 4편은 메리언과 결혼하면서 마무리되는데 이후의 삶에 대해 감독님이 마련해준 시나리오가 무척 매력적이었다.

- 나이 들어 은퇴를 앞두고 있는 인디아나 존스를 연기한다는 건 감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

물론이다. 간혹 어떤 시나리오는 진짜처럼 다가오는데, 40년간 함께했던 캐릭터인 만큼 종종 분리하기 어렵다고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 그런 친구를 실제로 떠나보내야 하는 상황이니 아무래도 감정적인 힘이 생긴다. 이 캐릭터와 함께 길모퉁이를 돌아 나갈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무척 행복하다.

- 인디아나 존스는 <스타워즈> 시리즈의 한 솔로와 함께 가장 사랑받아온 캐릭터다. 둘 중 어떤 캐릭터와의 이별이 더 힘들었나.

= 이제껏 연기하면서 몇 가지 원칙이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내가 했던 역할을 줄 세우거나 경쟁시키지 않는 거다. 모든 역할에는 각각의 사연이 있고 나는 그런 이야기들을 사랑한다. 비교하고 평가하는 건 관객에게 맡기겠다.

- 시작부터 끝까지 뛰고 구르고 날아다닌다. 과거 시리즈와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을 정도로 액션 장면이 많다. 초반에 웃통을 벗고 탄탄한 몸을 보여주는 장면도 인상적이었다. 체력을 관리하는 비결이 있나.

= 액션을 즐긴다. 직접 보여줄 때 전달되는 생생함이 좋다. 다만 조금 위험할 수 있는 경우엔 하고 싶어도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때마다 화가 났다. 충분히 직접 할 수 있는데 말이다. (웃음) 인디아나 존스의 액션을 사랑하는 이유는 심각하게 잔인하거나 지나치게 사실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는 늘 가족 오락영화였다고 생각한다. 가족들이 함께 볼 수 있도록 적절한 수위 조절이 중요했다. 같은 액션이라도 크고 화려한 게 아니라 아이들도 즐길 수 있는 호흡과 동작이 뭔지를 한번 더 생각했다.

- 1944년 독일 나치와 싸우는 오프닝 시퀀스에선 디에이징 기술이 사용되어 젊은 시절의 본인을 마주할 수 있다. 기분이 어떤가.

= 신기하고 놀라웠다. 마치 예전 영화를 다시 보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언제나 변하지 않는다. 앞서 말했듯 인디아나의 액션은 현란함보다 정확함, 그리고 무용처럼 합을 맞춘 호흡이 더 중요하다. 동작보다 훨씬 더 중요한 건 눈빛이었다. <인디아나 존스>는 사람들을 한데 모으는 에너지로 가득한 영화다. 유행을 타지 않는 클래식함과 보편적인 주제, 인간에 대한 탐구와 지적 호기심, 그리고 사람을 향한 애정이 사람들을 스크린 앞으로 모은다. 그것이야말로 중절모와 채찍만큼이나 인디아나 존스를 인디아나 존스답게 만들어주는 요소 중 하나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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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