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5>
박재인/한국/2023년/105분/코리안 판타스틱: 장편남북통일 10주년을 맞은 가상의 2035년 한국이 배경이다. 대형 산불로 인해 북한 주민들이 남한으로 대거 피난했고, 남한이 이들을 도운 일을 계기로 통일이 이뤄진 상황이다. 그런데 미국 방송국에서 일하는 한국인 스티븐과 그의 후배 김덕정이 과거 통일 과정에서 석연찮은 지점을 발견한다. 산불의 원인이 불명확한데다가 당시 상황을 제대로 증언하는 이가 없다는 것이다. 심지어 당시 사건의 북한 측 관계자들은 행적을 감추고 있다. 두 사람은 10년 전 사건과 관련된 북한 이주민들의 증언을 듣기 위해 취재를 이어간다. 그 결과 통일을 이룩한 산불의 시작이 북한의 핵 연구와 연관돼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2035>의 핵심은 엉성한 듯하지만 교묘하게 잘 짜인 구성과 연출에 있다. 우선 촬영 측면에서 영화는 두 기자의 캠코더 촬영본을 기본으로 삼아 조악하게 느껴지는 영상을 보여준다. 그러나 촬영감독 출신인 박재인 감독의 역량이 드러나는 효과적 촬영 구도와 컷 편집, 다양한 촬영 푸티지의 매끄러운 조합을 발견할 수 있다. 두 주인공 스티븐과 덕정의 성격 역시 비슷하다. 언뜻 보면 어리숙한 인물들이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사리사욕을 품은 속내가 드러나 극의 격랑을 부추긴다. 또한 겉으로는 허무맹랑한 코미디의 분위기가 두드러지지만, 통일의 전말을 파헤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긴장감이 영화의 서스펜스를 구축한다.
상영 정보
7월 6일/ 13:30 /CGV소풍 4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