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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완벽한 싱크로율, ‘리바운드’ 제작 비하인드 2
김수영 2023-04-14

전반부는 멜로 감성으로, 경기 장면은 생생하고 선명하게

<리바운드>의 촬영 컨셉은 정직함이었다. “실화가 바탕인 만큼 카메라도 힘을 빼고 정직하게 다가갔다. 인물을 센터에 배치하고 배우들의 시선도 카메라에 가깝게 닿도록 설계해 인물의 감정을 잘 전달하려고 했다.”(문용군 촬영감독) 아리 알렉사 SXT, 알렉사 미니 두 기종으로 촬영했고 마스터프라임 단렌즈 세트를 조합해 따뜻하고 소프트한 느낌을 연출했다. “강 코치가 팀을 꾸리고 훈련하는 전반부는 스포츠영화지만 멜로 감성으로 접근하고 싶은 마음이 커서 영화 <뷰티 인사이드>나 드라마 <그 해 우리는>의 분위기를 참고했다. 소프트 필터를 사용했고 헐레이션과 스모그를 활용하기도 했다.”(문용군 촬영감독)

경기가 주를 이루는 후반부는 채도와 콘트라스트를 높여 선명하고 강한 이미지를 구현했다. 배우의 동선을 방해하지 않고 빠르게 쫓을 수 있도록 사이드 트래킹과 퀵줌을 활용했고 짐벌을 통해 화려한 개인기를 담아내기도 했다. “시나리오상에서도 극적이고 통쾌한 장면으로 다가왔던 안양고와의 4강전, 허재윤(김민)의 3점 슛 득점 장면은 ‘팬텀’ 초고속 카메라를 활용해 800fps로 촬영했다. 득점하는 선수와 슛을 넣는 방향만 바뀔 뿐 경기장에서 펼쳐지는 전술은 열 가지 내외라 관객에게 각각의 플레이가 다르게 전달되도록 고민을 많이 했다.”(문용군 촬영감독) 보통의 농구 경기에서 볼 수 없는 생생하고 다양한 장면은 이러한 고민 끝에 나왔다.

완벽한 싱크로율을 구현한 마지막 장면

2012년 당시 매체에 보도된 선수들의 경기 장면이 있다. 영화 후반부, 선수들의 경기 모습이 보도사진으로 디졸브되는데, 실제 사진과 놀랄 만큼 똑같이 구현해낸 장면은 실화가 주는 울림을 배가한다. “사진의 촬영자가 누구인지, 어떤 카메라로 촬영했는지 메타 데이터도 남아 있지 않아 똑같이 구현하는 게 쉽진 않았다. 인물의 배경, 넓이, 심도를 고려해 카메라 위치와 렌즈를 조절하며 비슷하게 세팅한 후, 활용할 수 있는 소품과 보조출연자를 배치하기를 반복했다.”(문용군 촬영감독) “현장 편집 기사님이 사진을 띄워주면 다 같이 둘러앉아 앵글을 보며 소품의 위치를 하나하나 맞춰나갔다. ‘의자를 조금만 옆에 놓자, 포스터를 여기에 걸어볼까, 손을 더 꺾어보자’ 하며 인물당 한 시간 넘게 재촬영하며 이미지를 만들어나갔다.”(이미경 미술감독)

공들여 찍은 롱숏

인물 표정을 가까이 담은 장면뿐 아니라 풍경을 시원하게 담은 롱숏에도 감정적인 울림이 전해진다. 푸른 바다를 향해 질주하는 선수들의 모습이나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강 코치와 기범(이신영)이 빈 농구장에서 만나는 장면 등이 그렇다. 문용군 촬영감독은 “1990년대 후반, 2000년 초반의 일본 감성영화를 좋아해서 알게 모르게 영향을 받았다. 익스트림 롱숏이나 넓은 풀숏을 활용해 공간이 주는 분위기로 감정을 전달하는 방식을 좋아한다. 컷의 배치를 통해 배우의 감정을 극대화하거나 여운을 남길 수 있어 풀숏에 정성을 쏟는 편”이라고 말했다. 박윤호 프로듀서는 바다 한가운데까지 방파제가 가로질러 있는 공간을 찾기 위해 경남, 경북 일대의 바다를 다 뒤졌다.

“첫 경기에서 패배를 맛본 코치와 선수들이 다시 의지를 다지고 뭉치는 장면인 만큼 시각적으로도 인상적인 장소를 찾고 싶었다. 감독님도 그리스 산토리니나 포카리스웨트 광고에 나오는 청량감을 강조해 울산에서 적합한 장소를 찾아냈다. 부산에서 촬영을 마치고 안동으로 넘어가는 날 촬영했는데 날씨도 좋아서 시원한 장면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진짜 선수처럼 촬영한 배우들, 영화에 출연한 실제 선수들

<리바운드>는 시나리오 순서대로 촬영됐다. 배우와 스탭이 충분히 호흡을 맞추고 구력을 키워 완성도 있는 농구 경기 장면을 연출하기 위한 노력이었다. 배우들이 인터뷰에서 “실제 캐릭터가 된 것 같다”고 말한 데는 이런 제작 과정이 뒷받침됐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배우들의 살이 빠졌다. 한여름에 촬영하기도 했고 땀을 많이 흘려서 배우들의 얼굴선도 점차 달라져갔다.”(박윤호 프로듀서) 실제 선수들의 모습도 <리바운드>에서 볼 수 있다. 강양현 코치는 고깃집에서 돈을 받는 사장님으로 슬쩍 등장한다. 선수 다섯명도 럭비 코트장 등 곳곳에서 모습을 보인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강양현 코치와 다섯 선수의 이름을 유심히 찾아보자. 예상치 못한 장면에 실제 선수들이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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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바른손이앤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