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콘 전쟁 Unicorn Wars
알베르토 바스케스 / 스페인, 프랑스 / 2022년 / 91분 / 국제경쟁
10월24일 19:30 CGV 부천 8관
'러브' 군단은 숙적인 유니콘과 맞서 싸우기 위해 테디 베어를 훈련 및 양성하는 조직이다. 이 군단에 소속된 블루이, 터비 형제는 서로에게 의지하면서도 각기 다른 성향을 보인다. 최고의 군인이 되고 싶고 아름다운 외모도 갖고 싶은 블루이는 다소 자기중심적이고 나르시시즘적인 면모를 보이지만 동생 터비는 그에 반해 못생기고 뚱뚱하고 온화하다. 그러던 어느 날, 블루이와 터비가 속한 팀은 숲으로 차출되었다가 돌아오지 않는 '외로운 올빼미 그룹'을 찾아 떠나는데 그곳에서 기묘한 죽음의 그림자를 조금씩 맞닥뜨리게 된다. 소용돌이처럼 휘몰아치는 기이한 사건이 하나씩 벌어지고 누군가는 우리가 지금 싸우고 있는 게 정녕 유니콘이 맞는지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종교, 믿음과 의심, 집단적 광기, 집착적인 자기연민, 전쟁과 죽음, 환각과 환영… 다양한 키워드로 집약할 수 있는 <유니콘 전쟁>은 전쟁이라는 주제에서 파생될 수 있는 파괴적 이미지를 구체적이고 집요하게 그려낸다. 무엇보다 이야기 끄트머리에 나타나는 두 형제의 서로 다른 삶을 통해 트라우마적인 경험이 인간의 선택과 가치 판단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엔딩 시퀀스에서 유니콘과 테디 베어 두 집단의 욕망이 인간의 형태를 띌 때, 이 동화적인 은유가 본래 인간의 것이라는 슬픈 사실을 새삼 깨닫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