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의 집 House of Existence
정유미 / 한국/ 2022년 / 8분 30초 / 국제경쟁
10월 21일 12:30 CGV 부천 8관
10월 22일 17:30 CGV 부천 3관
10월 23일 20:30 CGV 부천 3관
10월 25일 13:00 CGV 부천 3관
흰 여백 위에 놓인 집 한 채. 뜨거운 여름 볕에 녹아드는 얼음처럼 집 구석구석이 불현듯 무너지기 시작한다. 현관문과 신발장을 시작으로 지붕의 기와, 기둥과 주춧돌, 작은방의 침대와 책상, 거실과 부엌까지 구획을 가리지 않고 모든 게 속절없이 와해된다. 집이 파괴될수록 관객은 집 안쪽에 있는 내밀한 공간을 들여다볼 수 있기 때문에 이 붕괴가 곧 집으로의 입장을 돕는 안내이기도 하다. 지붕과 벽이 허물어지는 동안 곳곳에 놓인 평범한 생활용품과 가구, 소품 등이 눈에 띈다. 누군가 살았던 흔적과 시간이 그대로 담긴 이곳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집안 가장 끄트머리인 화장실에 다다랐을 때 혼자 우두커니 남아있는 외딴 여자 한 명이 등장한다. 이제는 폐허가 되어버린 이 집에서 무언가를 영영 기다리고 있는 여자. 이 집이 숨겨둔 이유를 추측해가며 외로움의 공명을 깨트리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