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 원더링> Ring Wandering
가네코 마사카즈 | 일본 | 2021년 | 103분 | 메리 고 라운드
7.12 CH 13:30
고독하고 노련한 사냥꾼과 늑대의 대결을 만화로 그리는 소스케(가사마쓰 쇼)는 멸종된 늑대의 외양이 좀체 그려지지 않아 괴롭다. 건설 현장에서 일용직으로 일하던 중 우연히 동물 해골을 발견한 소스케는 그것이 늑대의 것이라고 확신한다. 한겨울에 불꽃놀이가 벌어지는 기이한 밤, 늑대의 흔적을 추적하던 그는 잃어버린 개를 찾는 한 여자(아베 준코)를 만나 낯선 감정을 경험하게 된다. <링 원더링>은 도쿄에 여전히 존재하는 2차 세계대전의 흔적과 아픈 기억을 지나간 것으로 묻어버리려는 현재, 그리고 소스케의 창작 작업을 기묘한 방식으로 엮어낸다. 차분하게 담아낸 한여름 밤의 시간 여행과 미스터리는 만화적 상상력이 더해져 연결되고 완전한 애도에 다다른다. 애잔한 감정으로 연결된 환상과 실제의 이음새가 자연스럽고, 스크린에 펼쳐지는 설원과 갈대밭의 아름다운 풍경도 감정을 고조시킨다. 소스케가 간절히 찾고 있는 것들이 사실 아주 가까운 데 존재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영화 속 결정적 장면이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