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어>가 인물 다큐멘터리로서 갖는 가장 큰 장점은 인물에 대한 사려 깊은 묘사에 있다. 자신을 끼순이라 자평하는 모지민의 성정을 반영하듯 영화는 다양한 형식을 동원해 탐구 대상으로 삼은 인물을 충실히 설명한다. 그중 수많은 몽타주로 끊임없이 교차하며 등장하는 모지민의 다양한 퍼포먼스가 인물의 정체성을 공고히 한다. 그의 퍼포먼스는 뉴욕 타임스스퀘어와 서울 이태원, 자취방 옥상과 고향 텃밭을 자유롭게 넘나들고 퍼포먼스의 형식 또한 뮤지컬, 무용, 뮤직비디오 등으로 다채롭다. 그의 퍼포먼스는 관객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는 퍼포머 모지민을 과시하는 방식이자 모지민 개인의 정체성과 존엄을 드러내는 항변이다. 모지민에게 발화 기회를 주는 방식 또한 인상적이다. <모어>는 다른 다큐멘터리에 비해 모지민의 인터뷰 인서트가 현저히 적고, 인터뷰는 연출의 질문을 생략한 채 모지민의 답변으로만 구성되어 있다. 질문 이상으로 영화를 채우는 것은 모지민의 보이스오버 내레이션이다. 행위예술과 결합해 1인칭 독백으로 풀어내는 내레이션은 인물이 품어온 사유를 적확히 드러낼 뿐 아니라 내레이션 부분만 따로 발췌해 단편영화나 수필집으로 나온대도 관객 혹은 독자가 충분히 만족할 만한 예술성을 보인다.
[리뷰] 강렬하고 활발하며 사려 깊은 모지민 탐구 '모어'
글 정재현
2022-06-29
<모어>는 드랙퀸 아티스트 모지민에 관한 다큐멘터리다. 전남 무안에서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부터 무용에 재능을 보여 목포예술고등학교와 한국예술종합학교 발레과 진학에 성공한다. 그의 꿈은 발레리노가 아니라 발레리나가 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모지민의 가족을 제외한 사회 환경은 트랜스젠더인 그에게 호의적이지 않았고, 모지민은 방황 끝에 발레를 포기하고 드랙퀸 아티스트로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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