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정체성을 소재로 한 이야기는 많지만 <XX+XY>의 설정은 남다르다. 이 세계에는 남녀 성별을 모두 가진 이들이 있다. XXXY로 불리는 이들은 남녀 한몸인 상태로 살다가 고등학생 때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결정한다. XXXY로 태어난 정재이(안현호)는 이해심 넓은 양부모 밑에서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유롭게 자랐다. 못하는 것 없는 팔방미인 재이는 다가올 그날 어떤 성별을 선택할지가 유일한 고민이다. 평범한 아이들과 생활하다보면 답을 얻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재이는 일반 남녀고등학교로 전학을 간다. <XX+XY>는 독특한 상상에서 출발하지만 장르적으로는 학원 청춘 로맨스물에 가깝다. 사랑이라고 말하면 달아나버릴 것 같은 그 시절의 애매모호한 감정들은 성별의 문제가 아니다. 그렇기에 매우 독특하면서도 보편적인 이야기가 펼쳐진다. 재이 역의 안현호 배우는 촬영 현장도 진짜 학교를 다니는 것처럼 즐겁고 재미있었다고 말한다. “중성적인 역할에 대한 부담이 없지 않았지만 촬영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자연스럽고 행복한 현장이었다. 일부러 중성적인 것에 대해 의식하지 않고, 그저 자연스럽게 학창 시절에 대한 감정을 전달하고자 했다. 재이는 다정하면서도 신중한, 속 깊은 친구다. 사랑받고 자란 구김살 없는 사람이 이런 거구나 싶었다. 나도 재이처럼 당당하게, 스스로를 사랑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연기는 하면 할수록 알 수 없는 미지의 세계다. 때론 겁이 나지만 그래서 두근거리기도 한다. 좋은 사람, 좋은 작품을 만나는 기쁨 속에서 오늘에 집중하려고 한다. 언젠가 편안함에 이르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