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코> Amiko
모리이 유스케/일본/2022년/105분/저 세상 패밀리거침없는 초등학생 아미코(오사와 카나)는 자기 손으로 즐거운 나의 집을 끝장낸다. 유산 이후 맥없어진 엄마(오노 사치코)를 위로하고자 죽은 동생의 묘비를 만들었는데, 그걸 본 엄마가 완전히 무너져 회복 불가능한 상태가 된 것이다. 오빠는 이탈하고 부모는 무력해져 집이 폐허가 됐음에도 불구하고 세상 탐구에 열심이던 어느 날, 아미코는 베란다에서 이상한 소리를 듣고 동생의 유령이 찾아왔다고 생각한다.
평화로운 해변 마을이 배경인 <아미코>는 뜻밖에도 관객을 불편하게 한다. 아미코의 순수함과 아이가 초래한 주변인들의 불행을 끊임없이 마찰시키는데, 그 과정에서 생기는 기묘한 전조로 사람을 옴짝달싹하지 못하게 하는 연출력이 돋보인다. 초반 묘비 사건 이후 아미코가 언제 또 돌출 발언이나 행동을 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은 내내 팽팽한 긴장감을 자아낸다. 아이가 혼자 있는 장면조차 마음 졸이며 들여다보게 만든다. 슬픔에 휘감긴 영화에서 자주 흐르는 아기자기한 음악과 쏟아지는 자연광, 평온한 교실 풍경이 따뜻함과는 정반대의 분위기를 형성한다. 이러한 충돌은 아미코가 동요를 부르며 미라 등의 죽은 존재들과 함께 하교하는 장면에서 절정에 이른다. 아미코의 무표정한 얼굴과 맨발, 엄마의 얼굴 점 등 신체 일부를 담은 빅 클로즈업숏들이 빠르고 강력하게 공포감을 준다. 내면에 이야기를 잔뜩 품은 아이를 소화해 낸 오사와 카나의 연기가 강한 인상을 남긴다.
상영 정보
7월 1일/ 10:30 /한국만화박물관
7월 5일/ 10:30 /CGV소풍 6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