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젊은기운측정계’ 같은 것이 있다면, 터져버렸을 거다. 창간 7주년 기념으로 이 다채로운 ‘무지개 7인방’의 이름을 나열했을 때만 해도 가슴이 뛰었더랬는데, 이들을 한자리에 모아놓고 나니 각자가 뿜어내는 젊은 기운이 스파크를 일으키며 뒤섞이는 통에 정신이 아찔할 정도다.
임은경, 권상우, 류승범, 신민아, 박해일, 조승우, 공효진. 누군가의 7년 전이 누군가의 현재일 만큼 나이차가 나기도 하지만, 이들이 만들어내는 풍경은 마치 고등학교 동창회 같다. <화산고>에서 한팀으로 활약하던 신민아와 공효진은 “웬일이야, 웬일이야”를 연발하며 오랜만의 만남을 기뻐했고, 송학림으로 함께 출연했던 큰오빠 권상우는 예쁜 동생들을 반가움으로 안아주었다. 늘 조용했던 임은경도 이날만큼은 <품행제로>에 함께 출연할 ‘승범오빠’ 때문에 연신 웃어대는 통에 그 큰 눈을 구경할 틈을 제대로 주지 않았다. 류승범은 <와이키키 브라더스>로 만난 박해일에 대해 “세상에는 움직이는 배우가 있고 안 움직이는 배우가 있어요. <씨네21>은 안 움직이는 배우까지 움직인 거예요”라는 진지한 멘트를 날리며 그의 등장을 진심으로 반겼다. 박해일과 조승우는 <후아유>에서 박해일이 이나영의 첫사랑으로 우정출연한 인연으로 친해졌다. 말없이 씩, 하는 웃음만으로도 서로의 안부를 확인하는 이들의 ‘사나이다운’ 모습은 서로 닮은 듯 다른 느낌을 풍겨내고 있었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이날 촬영장의 온도를 높이는 데 일익을 담당한 커플은 드라마 <화려한 시절>로 ‘스캔들’까지 났던 류승범과 공효진. 주변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어찌나 서로 살갑게 구는지 ‘역시나’ 하는 확신과 ‘진짜라면 저럴 수 없다’라는 또 다른 확신이 양끝 극대치로 뻗어나가고 있었다.
<후아유> <묻지마 패밀리> <일단 뛰어> <질투는 나의 힘>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품행제로> <마들렌> <데우스마키나> <철없는 아내 파란만장한 남편 그리고 태권소녀> <살인의 추억>. 개봉을 앞둔, 혹은 촬영에 들어갈 많은 수의 한국영화들이 여기 모인 이 여린 일곱 어깨에 달려 있다. 우리는 그들이 잘해낼 거라고 믿는다. 그리고 또다른 7년 뒤엔 절대 이들을 한자리에 모을 수 없다는 것 또한 믿어 의심치 않는다.(너무 바빠질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