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대에서 강사로 일하는 전임(김민희)은 매일 수유천에 가서 강물의 모습을 스케치한다. 한강에서 중랑천, 수유천까지 강을 거꾸로 올라가며 물의 흐름을 포착하고, 베틀을 사용해 그 이미지를 재현하고 있다. 한편 전임은 한동안 보지 않았던 외삼촌이자 유명 배우 겸 연출자 시언(권해효)에게 학교에서 올려야 하는 촌극의 연출을 맡긴다. 이에 학교에 드나들던 시언은 전임과 친하게 지내는 대학교수 은열(조윤희)과 점차 가까워지고, 두 사람과 전임은 종종 함께 만나 이야기를 나눈다. 홍상수 감독의 32번째 장편영화이자 주연배우 김민희에게 로카르노영화제 최우수연기상을 안긴 작품이다. 이자벨 위페르가 출연했던 전작 <여행자의 필요>보다 극의 구성은 한결 단출하다. 전임으로 인해 엮인 시언과 은열, 촌극에 참여한 대학생들의 작은 만남들을 그린다. 영화의 결은 전작들과 비교하여 크게 특출나지 않지만, 김민희 배우의 자연스러운 활동감이 작품을 아주 경쾌하고 편안하게 만든다.
[리뷰] 반투명해진 홍상수의 영화 무용론. 그 틈새로 역류하는 모종의 기시감, <수유천>
글 이우빈
2024-09-18
관련영화
관련인물
- 홍상수 Hong Sangsoo (1960)
- 김민희 KIM Min-hee (1982)
- 이자벨 위페르 Isabelle Huppert (1953)
- 권해효 KWON Hae-hyo (1965)
- 조윤희 Cho Yun-hee
- 하성국 HA Seong-guk (19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