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떠나보내야 하는 것과 지켜낼 수 있는 것의 재확인, <진주의 진주>
글 김성찬
2024-07-24
촬영 장소로 점찍어둔 카페가 헐리자 영화감독 진주(이지현)는 선배의 권유에 경남 진주로 향한다. 그곳에서 우연히 지역 예술가들의 모임 장소인 ‘삼각지 다방’을 발견한 진주는 며칠 뒤면 그곳마저 철거될 예정이라는 소식을 듣고 지역 예술가들과 삼각지 다방을 지키기 위해 의기투합한다. 개발 논리에 밀려 보존 가치가 있는 장소가 사라지는 풍경에 익숙한 요즘, 같은 맥락에서 이 광경을 소재로 다루는 작품도 진부한 묘사에 그칠 공산이 크다. <진주의 진주>는 옛것은 무조건 옳고 개발은 나쁘다는 얕은 인식으로 빠지지 않는다. 영화 말미에 이해관계자들의 한바탕 소란이 말해주듯 해결은 요원하고, 작품은 이 난제를 묵묵히 바라보며 숙고를 유도한다. 그러면서 물리적 조건이 추억과 소중한 사람을 기억하는 마음까지 변화시킬 순 없다고 말한다. 몇몇 순간은 관광 홍보 영상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가벼운 접근이 도리어 장점으로 작용한 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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