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비포 선셋

Before Sunset

2003 미국 15세이상관람가

멜로·로맨스, 드라마 상영시간 : 80분

개봉일 : 2024-08-14 누적관객 : 160,293명

감독 : 리처드 링클레이터

출연 : 에단 호크(제시) 줄리 델피(셀린느) more

  • 씨네217.67
  • 네티즌8.13
오스트리아 빈에서의 꿈 같은 하루가 지나고,
제시와 셀린은 6개월 후의 만남을 약속했지만
끝내 만남은 어긋났다.

그리고 9년 후,
제시는 자신의 책 출간기념회를 위해
프랑스 파리에 방문하고,
운명처럼 다시 셀린과 재회한다.
두 사람은 해가 지기 전까지,
흘러간 시간들을 붙잡으며 기억을 되짚는다.

“그날 당신이 내 모든 것을 가져가 버린 것 같아”

짧은 하루의 우연은 영원이 된다.
<비포 선셋>
more

별점주기

0
리뷰 남기기

포토 (47)


전문가 별점 (3명참여)

  • 7
    박평식세월을 이끄는 힘! 9년 전과 9년 후를 생각하게 한다
  • 9
    이성욱교양있는 ‘퍽 큐’ 만큼 지적인 데이트
  • 7
    임범여전히 산뜻하네
제작 노트
1995년 <비포 선라이즈>가 개봉됐을 때 비평가들은 기존의 러브스토리와는 너무나 다른 이 독특한 사랑 이야기에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처음 만난 두 남녀가 함께 체험하는 낯선 도시에서의 밤... 관객들은 이 영화를 보며 열병과 같은 젊은 날의 사랑을 떠올렸다. 충동적으로 기차에서 내려 밤하늘의 별을 보며 인생과 사랑을 얘기하는 두 젊은 남녀... “그것은 기존 헐리웃 영화의 러브 스토리와는 전혀 다른 ‘안티-헐리웃’적인 로맨스였다”고 리챠드 링클레이터 감독은 설명한다. 당시 감독으로서는 이 영화가 <비포 선라이즈>에 이은 세 번째 작품이었다.

링클레이터 감독이 만든 다른 전작들보다 훨씬 더 다큐멘터리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비포 선라이즈>는 바로 그런 점 때문에 두 사람의 사랑에 사실감과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에단 호크는 이 영화 속 캐릭터들이 남자와 여자의 ‘원형’(ARCHETYPAL)이라고 분석한다. “이 영화는 어떤 특별한 사건들을 설명하기보단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주인공들의 나날의 일상을 열거해서 보여주기보단 잠깐 잠깐의 찰나의 모습 속에서 그들의 본질을 보여주고있는 것이다.”

1편을 만들기 전에 감독은 호크에게 편지를 보냈다. 그 편지에서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난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수많은 영화에서 흔히 등장하는 액션이나 자극적 드라마나 폭력같은 건 거의 경험하지 못했다. 지금까지의 내 인생은 그냥 평범한 드라마였을 뿐이다”. 호크는 링클레이터 감독의 영화 다섯 편에 출연한 단골 파트너. 그는 감독이 "타인과 진정으로 교감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가를 스크린에 담고 싶어했다”고 설명한다.

“<..SUNRISE>는 매우 친밀하고 시적이고 독특한 영화였다”고 1, 2편 제작에 참여한 앤 워커맥케이는 회상한다. 그는 이 영화가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것은 그만큼 보편적인 공감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1편의 주요 촬영이 끝난 후부터 호크와 줄리 델피, 링클레이터 감독은 속편(혹은 시리즈)을 제작하는 문제를 오랫동안 숙고해왔다. “속편 제작의 꿈은 첫 편 제작 때부터 싹튼 것이다. 주인공들이 몇 년후에 다시 만난다면 얼마나 흥미로울까? 그 이야길 영화화한다면 사랑과 인연에 관한 거대한 다큐멘터리가 될 것이 아니겠는가? 하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었다. 오랜 세월이 흐른 후 그 꿈은 이루어졌다. 속편을 찍는 것은 배우인 내 개인에게도 지나온 삶을 반추해볼 좋은 기회였다” 에단 호크의 말이다.

셀린느 역의 줄리 델피는, 1편에서 재회의 약속에 대한 아무런 결말 없이 영화가 끝났다는게 뭔가 개운치 않았다고 한다. 마치 자신의 인생의 한 부분이 매듭지어지지 않은듯한 느낌이었다는 것. 그래서 속편을 다시 찍게된 것이 무척 기뻤다고...

제시와 셀린느의 캐릭터는 1편 출연자들의 마음 속에 언제나 살아 숨쉬고 있었다. 속편을 어떻게 만드는가에 관한 아이디어는 수없이 제시됐지만, 마지막에 선택된 것은 영화 상영시간과 같은 1시간 반의 리얼타임속에 제시와 셀린느의 삶을 담아내자는 것이었다. 주인공들의 일상의 한 편린(SLICE OF LIFE)을 좀 더 차원 높은 수준으로 스크린에 옮기는 것이 속편 제작의 기획 의도였다.

링클레이터 감독의 2001년작에 델피와 호크가 카메오로 함께 출연한 후 속편 제작 계획은 더 구체성을 띄게 되었다. 세 사람은 L.A.에서 사흘동안 머리를 맞대고 속편의 아웃라인을 만들었고, 그 뒤로는 이메일로 아이디어를 교환했다. 한동안 아이디어가 고갈되는듯 했으나 어느날 줄리 델피의 아이디어 창고(?)가 터졌다. 델피는 엄청난 양의 대사를 써서 이메일로 나머지 두 사람에게 보냈다. “델피는 사고력이 뛰어난 훌륭한 작가다. 이 영화는 우리 세 사람의 마음 깊은 곳에서 길어올린 작품이지만, 그중에서도 델피와 호크의 공이 특히 컸다”고 감독은 말한다.

“1편에서 두 사람은 하룻밤을 보내고 헤어진다. 그러나 서로 연락을 취하지 않기로 한다. 그렇게 되면 둘의 관계가 상투적으로 될까봐 두려웠던 것이다. 대신 이들은 6개월 후에 다시 만나기로 약속한다. 그러나 이들이 다시 만난 것은 6개월 후가 아닌 9년 후이다. 그동안 제시는 둘의 만남을 책으로 쓴다. 이 책의 낭독회에 셀린느가 나타나면서 둘은 재회하게 되는 것이다” 호크의 설명이다.

낭독회가 끝난 후 제시는 곧 뉴욕행 비행기를 타야한다. 파리에서 살고 있는 셀린느는 85분이라는 그 짧은 시간동안 카페에서 제시와 함께 커피를 마시기로한다. 영화는 바로 이 시간의 제약 속에서 거의 리얼타임으로 진행된다. 한때 정치인을 꿈꿨던 줄리 델피는 어린 나이에 배우가 됨으로써 그 꿈을 접었다. 그러나 배우는 자신이 꿈꿔온 일들을 모두 해볼 수 있는 직업. 그래서 자신의 선택에 후회는 없다고... 이 영화를 찍으면서 그녀는 자기 세대의 젊은 여성 -무척 독립적이면서도 또한 섬세한- 의 내면을 그대로 대변한다는 감정으로 연기에 몰입했다.

두 사람은 모두 연인이 있는 입장이지만, 현재 연인과의 관계에 확신을 못 갖고 있다. 그건 현대를 살고 있는 우리 모두가 비슷하지 않을까? 제작자 워커는 이렇게 말한다. “결혼한 사람 중에 자기의 결혼이 올바른 선택이었다고 100% 확신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특히나 누군가가 마음 한구석에 자리잡고 있을 땐 그런 회의는 더 커질것이다”

짧은 시간 속에서 두 사람은 삶과 사랑, 자신들의 변한 모습 등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다. “내게 있어서 속편은 인생 여정에 관한 하나의 고찰이다. 인간은 그저 주어진 삶에 충실하며 최선을 다해 살아갈뿐이다. 1편에서도 그랬듯이 속편에서도 역시, 스크린을 통해 보여지는것은 ‘시간 속의 한순간’이다. 1편에선 두 주인공이 우연히 만난 후 전개되는 14~15시간동안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1편의 배경 장소인 비엔나는 두 사람 모두에게 낯선 도시였다. 그랬기에 둘의 관계는 현실의 테두리를 벗어나 더욱 자유롭고 사유적일 수 있었던 것이다. 반면 2편의 무대는 셀린느가 실제로 현재 살고있는 도시, 파리다. 그녀에게 파리는 현실이다. 따라서 이 영화도 전편과는 달리, 훨씬 더 현실적인 부분에 무게가 주어진다.


제작 과정

<비포 선셋>은 오랜 기간에 걸쳐 기획되었지만 시나리오는 5개월만에 완성되었다. 그리고 예정 제작기간은 그보다 훨씬 짧은 15일이었다. “<비포 선라이즈>를 찍을땐 4주동안 리허설을 했고 5주동안 촬영했다. 하지만 이번 영화의 스케쥴은 훨씬 촉박했다. 리허설 시간은 2주밖에 없었고 촬영은 3주에 끝내야했다. 마치 단거리 경주를 하는 기분으로 영화를 찍었다. 하지만 제작 전에 아주 오랜 기간동안 준비 과정을 거쳤기에 큰 문제는 없었다” 에단 호크의 설명이다.

감독과 두 주연배우 등, 세 사람은 전편에서처럼 이번에도 환상의 팀웍을 이뤄 영화를 만들었다. 링클레이터는 에단 호크의 에너지와 지적인 능력을 높이 평가한다. “그는 진정한 프로다. 지칠줄 모르는 에너지와 영감으로 늘 우리에게 신선한 자극을 불러일으켰다. 배우로서, 그리고 한 인간으로서 그는 끊임없이 자신의 내면을 성숙시켜나가고자 노력했다”

감독은 또, 델피와 함께 다시 작업하게 된것도 큰 행운이었다고 말한다. “그녀는 내가 만나본 배우 중 가장 흥미로운 사람이다. 너무나도 재능이 뛰어나고 열정적이며 아름답고 영리하다. 딴 건 다 제쳐두고, 그냥 그녀와 다시 한 번 영화를 찍을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내겐 이 영화의 의미가 충분했다”

델피가 평하는 링클레이터 감독은 ‘천하태평’. “우린 이 영화를 힘들게 찍었지만 힘들다는 느낌을 갖지 못했다. 감독이 독촉하거나 갈구지 않고 늘 느긋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건 우리 세 사람 사이에 진정한 ‘우정’이 있었기에 이 영화가 나올 수 있었다는 것이다.”

링클레이터 감독의 작품 다섯 편에 출연한 바 있는 호크는 여기에 이렇게 덧붙인다. “난 감독을 믿는다. 그렇지 않았다면 그의 영화에 그렇게 많이 출연하진 않았을 것이다. 앞으로 다섯 편을 더 찍으래도 얼마든지 찍을 것이다.”
긴 대사가 많은 연기는 힘들긴 했지만 또 그만큼 연기자로서의 만족감도 컸다고 델피는 말한다. “이 영화를 찍으면서 내가 가장 중점을 뒀던건 자연스럽게 대화하는 것이었다. 가까운 친구와 수다를 떨듯이... 하지만 그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대사는 전혀 애드립 없이 철저히 시나리오대로 갔다. 하지만 애드립처럼 자연스럽게 연기해야 했다.”

“이 영화가 탄생할 수 있었던 건 델피와 호크가 대단한 재능을 가진 배우이기때문”이라고 제작자 워커는 말한다. “자동차 안에서 8분 간 대화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단 한 번의 컷도 없이 물흐르듯 자연스럽게 촬영을 끝냈다. 어느 한부분 템포를 놓치거나 틀린 부분이 없었다.”

<비포 선셋>은 <비포 선라이즈>와 달리 대사의 집중력이 많이 요구되는 영화였다. “1편은 하룻밤 사이에 일어나는 일인만큼 분위기도 무척 로맨틱했다. 거리의 시인, 벨리 댄서, 놀이공원, 기차 등 볼거리와 주변상황도 다채로웠다. 하지만 이번 영화는 거의 대사만으로 이뤄지는 초경제적인 (SUPER-ECONOMICAL) 영화다. 또 그만큼 내면적으로 더 성숙해진 영화이기도 하다. 그런 내면적 울림이 관객에게도 전달되었으면 좋겠다”는게 호크의 말.

셀린느가 사는곳이 파리인 만큼 영화의 배경은 파리가 되어야했다. 하지만 여행객들의 시야에서 보는 파리가 아니고 삶의 터전인 일상 생활 속의 파리를 그려야한다는게 감독의 생각이었다. “1편에서도 2편에서도 파리는 셀린느의 생활 공간이다. 파리는 세계에서 가장 멋진 관광도시 중 하나지만, 이 영화속에선 그냥 하나의 도시일뿐이다. 두 주인공들은 이 대도시 속에서 자신만의 세계속으로 침잠해들어간다. 따라서 이 영화에서 부각되는 것은 에펠탑으로 유명한 관광지 파리가 아닌 것이다. 난 가능한 그런 분위기를 배제한 채 영화를 찍으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화면 속에선 파리의 아름다움이 어쩔 수 없이 드러난다” 감독의 말이다.

프랑스 파리에서만 촬영된 <비포 선셋>에는 유명한 서점인 SHAKESPEARE &CO. 를 비롯, 노트르담 대사원, 세느강 등의 명소들이 많이 등장한다. 셀린느의 아파트는 셀린느 역을 맡은 줄리 델피의 의견을 전적으로 존중해서 꾸몄다. 어떤 지역의 어떤 아파트에서 살고싶은지, 커피 테이블엔 어떤 걸 올려놓고 싶은지 일일이 델피의 의견을 물어가며... 그만큼 줄리 델피가 파리라는 도시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 영화를 찍으면서 특히 어려웠던 점은 광선 문제였다. “늦은 오후를 배경으로 거의 리얼타임으로 진행되는 영화였기 때문에 한낮엔 촬영을 할 수 없었다. 태양이 머리위에 있으면 화면 속의 그 어떤 것도 그림이 살지 않는다. 그래서 촬영이 가능한 짧은 시간동안 집중해서 영화를 찍는 수 밖에 없었다. 스탭들은 그 시간에 맞춰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기다렸다가 배우들이 나타나면 바로 촬영에 들어갔다. NG를 낼 여유는 없었다. 모든 건 일사천리로 진행되어야 했다.오케이, 해질때까지 두시간밖에 없습니다. 레디 액션!” 이런 식이었다.

이번 프로젝트의 위험성에도 불구, 출연진과 제작진 모두는 이 영화를 찍으면서 자신들 내면속에 잠자고 있던 창의성이 다시 살아 꿈틀대는 걸 느꼈다. “1편에서처럼 이번 작품에서도 우린 그냥 우리 방식대로 영화를 찍었다. 그만큼 위험부담도 컸다. 안전그물망따윈 없었다. 모두들 어느 정도의 압박감을 갖고 힘겹게 그날그날 촬영에 임했지만, 그만큼 재미도 컸다.” 링클레이터 감독의 말이다.

여기에 호크는 이렇게 덧붙인다. “일상적인 영역을 벗어난 작업을 한다는 건 스릴있는 일이다. 맨땅에 헤딩하는 기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작업이 성공하면 자신만의 독특한 뭔가를 이뤄냈다는 성취감을 느끼게 된다. 이번 프로젝트는 우리 모두에게 개인적으로 무척 의미 깊은 작업이었다.”
more

배우와 스탭

감독

출연

수상내역

  • [제77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각색상 후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