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썬다운>은 멕시코 해변으로 휴가 온 부유한 영국인 ‘닐’(팀 로스)의 알 수 없는 일탈이 불러온 끔찍한 사건을 냉정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영화로, 2021년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하여 전세계 평단으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특히, 올해 초 봉준호 감독이 2021년 최고의 영화 중 하나로 선정해 큰 화제가 되었다.
팀 로스는 마블의 <인크레더블 헐크>에서 ‘헐크’와 대결하는 ‘어보미네이션’과 <시네마 천국>의 거장 쥬세페 토르나토레 감독의 <피아노의 전설>에서 주인공 ‘나인틴 헌드레드’로 우리 나라 대중에게 잘 알려져 있다. 또한 쿠엔틴 타란티노를 거장에 반열에 올린 90년대 영화 <저수지의 개들>, <펄프 픽션>에서부터 최근 <헤이트풀8>까지 거장의 작품에 단골로 출연해 왔다.
1961년 영국 런던에서 태어난 그는 고등학생 시절 우연히 오디션에 참가한 것을 계기로 연기를 시작했다. 연극 무대에서 활동하던 중 1984년 마이크 리 감독의 영화 <민타임>에 출연하게 되며 이후 화려한 필모그래피를 만들게 된다. <요리사, 도둑, 그의 아내, 그리고 그녀의 정부>(1989), 빈센트 반 고흐의 삶을 그린 로버트 알트만 감독의 <빈센트>(1990) 등 영국에서 15편이 넘는 영화와 TV드라마에서 주연으로 활약한다.
<택시 드라이버>와 같은 70년대 미국 영화에 푹 빠져 있던 그는 <빈센트> 홍보를 기회 삼아 미국 할리우드로 건너간다. 이후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 영화에 출연하며 세계적인 인지도를 얻게 된다. <저수지의 개들>에서 ‘미스터 오렌지’ 역을 맡아 실감나는 연기를 펼치고, 골든 글로브와 아카데미 최우수 각본상을 수상한 <펄프 픽션>에서는 존 트라볼타, 사무엘 L. 잭슨, 우마 서먼 등과 출연하여 털지 말아야 할 곳을 터는 풋내기 강도 역을 맡는다. <롭 로이>(1995)에서는 영화 역사상 가장 멋진 악역을 소화했다는 찬사를 받으며 골든글로브와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후보까지 오른다. 이후 ‘악역’ 전문이라 할 정도로 많은 작품에서 개성 있는 악역들을 소화해낸다.
지금까지 그가 출연한 영화는 우디 알렌 감독의 영화 <에브리원 세즈 아이 러브 유>(1996), 미카엘 하네케 감독의 <퍼니 게임>(1997), 팀 버튼 감독의 <혹성 탈출>(2001), 빔 벤더스 감독의 <돈 컴 노킹>(2005), 대니 드비토와 킴 베이싱어와 출연한 <이븐 머니>(2006), 영국 독립영화 최우수 작품상과 연기상 후보에 올랐던 <브로큰>(2012), 니콜 키드먼과 출연한 <그레이스 오브 모나코>(2014), 88회 아카데미에서 최우수 외국어 영화 부문에서 멕시코를 대표했던 영화 <600마일>(2015),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헤이트풀 8>(2015) 등 대중 영화와 작가주의 영화를 막론하고 셀 수 없이 많다. 가장 최근 주연을 맡은 작품으로는 미아 한센-러브 감독의 <베르히만 아일랜드>(2021), 미셸 프랑코 감독의 <썬다운>(2021)을 들 수 있다.
미셸 프랑코 감독과의 인연은 칸영화제 최우수 각본상을 수상한 <크로닉>(2017)에서 시작되었다. 그는 타인의 죽음을 함께 감내하는 호스피스 간호사 ‘데이비드’ 역을 맡아 절제된 슬픔과 고독을 연기해 큰 호평을 받았다. 8월 31일 개봉을 앞둔 <썬다운>에서는 시종일관 느긋하고 무관심해 보이면서도 미스터리하고 서늘한 느낌의 ‘닐 베넷’ 역을 맡아 역대급 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