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영화 <태양은 없다>를 통해 청춘의 아이콘으로 급부상하며 친분을 쌓은 이정재와 정우성이 23년 만에 한 작품에 출연해 제작 단계부터 영화 팬들의 기대가 쏠렸다.
두 사람의 만남은 <헌트>로 첫 장편 영화 연출에 나서게 된 이정재의 강력한 의지에서 시작됐다. <헌트>의 시나리오를 작업한 이정재 감독은 정우성과 협업을 위해 '박평호', '김정도' 두 사람의 치밀한 심리전을 갖춘 투톱 구도로 극을 완성했다. 이정재 감독은 정우성이 연기하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매력 있는 인물을 만들기 위해 오랜 담금질의 시간을 거쳤고, '내가 배우라면 이 역할을 선택할까?'라는 고민을 하며 여러 번 시나리오를 수정해 캐스팅 작업을 진행했다. 이정재 감독은 “많은 분들이 정우성과 이정재의 친분이 워낙 두텁고 오래된 사이라 흔쾌히 결정했을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정우성 배우 본인도 '김정도'라는 캐릭터를 연기하는 데 있어 고민이 많았다”라고 털어놨다.
정우성의 경우 <태양은 없다> 이후 함께하는 작업이 그저 '우리만의 의미'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 조금 더 까다로운 시선으로 이정재 감독에게 객관적이고 냉정한 조언을 했다. 한 작품에서 만나게 된 두 사람은 기존에 보여주지 않은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 긴 시간 분석하고 준비했다. 정우성은 “철저하게 대립 구도에 있는 인물로 보여야 했다”며, 특히 현장에서는 이정재와 최대한 대화를 아끼면서 대척점에 선 '박평호'와 '김정도'를 날카롭게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처럼 시나리오 작업부터 완벽한 결과물을 위해 스스로를 절제하고 통제했던 촬영 현장까지, 두 사람의 노력으로 완성된 오직 하나뿐인 프로젝트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고조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