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사이버 지옥> 9개국 10위권 진입, 한국∙홍콩∙베트남 등 1위 기록
넷플릭스 제공
텔레그램 ‘엔(N)번방’ 성착취 사건을 다룬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사이버 지옥: n번방을 무너뜨려라>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23일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 순위 집계 사이트인 ‘플랙스패트롤’을 보면, <사이버 지옥>은 한국, 홍콩, 인도네시아, 일본,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대만, 태국, 베트남 등 9개국에서 10위권 안에 올랐다. 특히 한국, 홍콩, 베트남에서는 20~21일 이틀 동안 1위를 기록 중이다. 대만, 싱가포르에서는 2위를 기록했다. 글로벌 전체 순위에서는 18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동안 ‘K-드라마’는 <오징어 게임> <지옥> <지금 우리 학교는> 등이 세계 1위를 차지하는 등 큰 성과를 거뒀지만, 다큐멘터리는 화제를 모으지 못했다. <사이버 지옥>은 국내에서 일어난 범죄이자 ‘현재 진행형’인 사건을 다뤘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다큐는 실존하는 범죄 피해자들에게 추가 피해가 없도록 ‘윤리적 재현’을 염두에 두면서도, 관객의 몰입도를 높이기 위한 추적 스릴러 장르 형식을 취했다. 연출을 맡은 최진성 감독은 19일 넷플릭스가 공개한 인터뷰에서 “처음 기획할 때부터 흥미진진한 범죄 추적극으로 만들고자 했다. 그래야 N번방 범죄의 특이성이 잘 전달되고, 추적자들의 고뇌가 잘 전달될 수 있으며, 피해자들에 대한 공감을 더 잘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플릭스패트롤 갈무리
조직적인 성착취 범죄였던 엔번방 사건은, 국내에서 크게 공론화될 당시에 외신도 주목해서 국제사회에 알려진 바 있다. 2020년 ‘박사’ 조주빈 검거 당시 <비비시>(BBC)는 엔번방 관련 기사를 홈페이지 메인에 올렸으며, 해당 기사는 ‘많이 읽은 기사’ 상위권을 기록했다. 비슷한 시기 <시엔엔>(CNN)도 엔번방 사건 개요를 상세히 보도하며 “이 사건은 사회에 만연한 성 학대와 여성혐오를 해결하려는 한국에서 ‘피뢰침’(lightning rod)이 되고 있다”고 썼다. 홍콩에서는 2020년 한국의 텔레그램 엔번방 사건과 유사한 성착취 사건이 발생하자, 홍콩의 한 언론이 ‘홍콩판 엔번방 사건’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한겨레 김효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