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음유시인 정태춘의 뜨거운 귀환을 알리는 음악 다큐멘터리 <아치의 노래, 정태춘>이 5월 개봉을 확정한 가운데, 뮤지션 정태춘의 귀환과 함께 작품을 연출한 고영재 감독 데뷔도 영화계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대학에서 정치외교학을 공부한 고영재 감독은 1995년부터 영화를 공부하던 중 사람과 사람 사이를 엮는 남다른 재주를 깨닫고 제작자의 꿈을 키운 내추럴 본 독립영화인이다. 영화 제작을 위해서는 모든 분야를 꿰뚫어야 한다는 판단으로 1997년 용인대학교 예술대학원에서 영화를 전공, 편집과 사운드 믹싱 그리고 녹음 등을 익혔다. 2007년 공동체상영이라는 배급방식을 접목해 극장 개봉한 <우리 학교>를 통해 그해 최고의 독립영화 흥행기록을 세우며 제작자 및 프로듀서로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2008년 연변동포대상 디지털미디어교육을 담당했던 인연으로 만난 재중동포 김광호 감독의 <궤도>를 프로듀싱, 그 해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 부분 대상을 수상했다. 이듬해 개봉한 <워낭소리> 역시 제작과 프로듀싱으로 참여해 293만 명의 관객을 동원, 독립영화 최대 흥행작으로 등극하며 탁월한 감각과 제작역량을 입증했다. 이어 2009년 개봉, 12만 관객을 동원한 <똥파리>의 마케팅 투자, 연이어 <혜화,동>의 투자를 결정하며 투자자로서의 면모 또한 입증한 바 있다. 2006년 부산국제영화제 비프메세나상(다큐멘터리부분 대상), 2007년 뉴커런츠 대상, 2008년 비프메세나상 수상으로 제작, 프로듀싱한 영화가 3년 연속 수상한 것은 지금도 깨지지 않는 기록이다. 최근까지도 <보드랍게>(2022) 등을 배급하는 등 그간 30여 편의 독립예술영화를 제작/투자/배급해왔다. 또한 한국독립영화협회를 이끌며 선배 독립영화인으로서 한미 FTA저지 독립영화실천단장, 문화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 소통기획단장 등으로 활동하며 문화에 대한 소명과 책임을 잊지 않았다.
<아치의 노래, 정태춘>은 고영재 감독의 20여년 간 축적된 제작, 프로듀싱 역량을 총동원하는 연출 데뷔작이며, 길 위의 자유인으로 만난 뮤지션 정태춘에 대한 뜨거운 헌사의 작품이다. 고영재 감독은 대학 재학 중 정태춘의 음악을 듣고 큰 충격을 받아 팬이 된 이후 2006년 스크린 쿼터 사수를 위한 싸움의 현장에서 정태춘을 처음 만났다. 처음 만난 자리에서 정태춘은 동생인 고영재 감독에게 격의 없이 형이라고 부르게 하였고 금세 친분을 쌓았다는 후문. 이후 정태춘은 고영재 감독의 프로듀싱 작품을 꾸준히 챙겨보며 응원하고, 고영재 감독은 정태춘&박은옥 데뷔 30주년과 40주년 기념사업 각각에서 추진위원을 맡아 서로에게 지지자가 되어주었다. “다큐멘터리 제작자는 늘 기다려야 한다. 진중하게 질문하되 답변의 시한은 늘 가변적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자신이 조급하면 모두가 조급해진다”는 고영재 감독의 철학은 이번 영화에서 정태춘과 박은옥의 데뷔 당시부터 주요 방송 보도, 가요 사전심의 철폐운동, 소극장 공연 투어 ‘얘기노래마당’ 등 방대한 아카이빙 자료를 정리하고 28곳에서 열린 전국 투어 콘서트를 모두 촬영해 음악적 밀도와 영화적 완성도를 높이는 결과로 이어졌다.
고영재 감독의 영화인생과 정태춘의 음악인생의 아름다운 조우가 빛나는 영화 <아치의 노래, 정태춘>은 5월 극장에서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