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뜨거운 피>는 1993년, 더 나쁜 놈만이 살아남는 곳 부산 변두리 포구 ‘구암’의 실세 ‘희수’와 그곳에서 살아남기 위한 밑바닥 건달들의 치열한 생존 싸움을 그린 영화이다.
인물만큼이나 영화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부산의 도시 ‘구암’은 실재하지 않지만 극의 사실감을 더하기 위해 재탄생된 공간이다. 제작진은 ‘구암’을 구현하기 위해 김해, 진해, 기장, 마산, 창원, 울산 등 전례 없는 항구 로케이션을 펼쳐야 했다. ‘희수’와 ‘손영감’이 자주 등장하는 주요 공간인 만리장 호텔은 세트나 리모델링된 공간이 아닌 목포에 실제로 있는 호텔이다. 제작진은 공간의 리얼함을 위해 전국의 호텔을 리스트업해 헌팅을 진행하고 촬영 직전 섭외를 마쳤다. 90년대를 가장 잘 드러낸 공간 중 하나인 해수욕장 또한 기장의 해수욕장 300미터 정도를 세팅한 후 지금은 구할 수 없는 천막과 파라솔, 간판 등을 모두 제작해 촬영에 들어갔다.
이처럼 생동감 넘치는 현장에 대해 정우는 “어떤 공간이나 미술, 소품들이 내가 어렸을 때 부산에서 봐왔던 것처럼 낯설지 않았다. 부산 사람이 봐도 부산에서 항상 봐왔던 풍경, 부산에서 느꼈던 이미지였다”며 감탄을 아끼지 않았다. 지승현 또한 “모든 장소와 소품이 완벽했다. 촬영장에 가는 순간 90년대에 와있구나 느껴졌다. 그래서 촬영에 굉장히 몰입할 수 있었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이홍내는 “시나리오부터 부산, 로컬 바이브를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촬영하면서도 똑같았다. 경상남도에서 지낸 내가 봐도 부산, 그 ‘구암’의 정서가 영화에 잘 녹아들었다. 영화를 보면 ‘구암’이라는 동네의 냄새를 진하게 맡으실 수 있을 것이다”라며 영화의 리얼한 재미를 예고했다.
이렇듯 제작진의 열정과 노력으로 탄생된 ‘구암’은 현장을 경험한 배우들뿐만 아니라 스크린을 통해 만나는 관객들에게도 완벽한 그 시대의 부산을 펼쳐 보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