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과 맞선 질긴 놈들
세상과 맞선 질긴 놈들, 제대로 붙었다!!수현, 복수를 각오하다
“더러운 세상 지겨워 죽겠어.
시궁창에서 나오려고 아무리 발버둥 쳐도 바뀌는 건
하나도 없어!”
조직생활을 청산하고 여자친구 미래와 함께
작은 라면가게를 운영하는 수현.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고 싶었던 그의 소박한 꿈은
형제나 다름없는 조직 동기 재필의 마지막 부탁을 거절하지 못해
한순간에 무너지게 된다.
누군가에 의해 살인 누명을 쓰고 투옥된 수현은 복수를 각오하고,
탈옥을 위한 계획된 자해로 경찰병원에 호송된다.
성우, 죽기를 각오하다
“난 너같이 나쁜 놈한테 걸려 죽어야 개 값을 제대로 받거든.”
관할구역에서 삥을 뜯으며 술에 찌든 생활,
강력계 형사라는 이력이 무색한 망나니 성우.
잠복근무 중 근무지 이탈이라는 그의 결정적인 잘못으로
파트너가 목숨을 잃는 사건이 발생하고,
징계를 당한 그는 동료들에게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는다.
게다가 인생의 유일한 희망인 아들 철수에게
장기기증자가 나타났지만 수술비가 없다.
파트너의 장례식에 갔던 성우는
우연찮게도 때마침 탈출하던 수현의 인질이 된다.
뭣도 없는 인생
처음이자 마지막, 서로에게 모든 걸 건다!
“전에 누가 그러더라. 남 좋은 일 하지 말고
자기 앞가림 좀 하고 살라고.
근데 그게 원래 안 되는 사람들이 있다니까.”
순직수당을 타서 아들 수술비를 마련하려고 마음 먹었던 성우에게
수현은 오히려 희망이 된다.
그러나 수현에게는 자신을 죽이지 않으면
동반 자살이라도 하겠다고 덤비는 성우가 버겁기만 하고,
결국 수현은 자신이 누명을 벗도록 도와주면
필요한 돈을 주겠다고 제안한다.
수현의 말을 온전히 믿을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별다른 수도 없는 상황.
성우는 어쩔 수 없이 48시간의 동행을 허락한다.
그러나 수현을 잡기 위한 경찰의 포위망이 좁아질수록
성우마저 인질이 아닌 공범으로 쫓기게 되고,
배후를 알 수 없는 누군가가 둘을 표적으로 점점 숨통을 조여오는데….
일생 일대 최고의 강적을 만난 두 사람.
뭣도 없는 인생,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서로에게 모든 걸 건다!
동영상 (5)
씨네21 리뷰
동상이몽에서 이심전심으로, <강적> by 이영진 2인3각 게임에선 ‘언제나 함께’여야 한다. 사람은 둘인데, 발은 셋이니 그럴 수밖에 없다. 한데 묶은 발을 맞춰 움직이지 않으면 둘 다 고꾸라지게 돼 있다. 누군가 앞설 때 또 다른 누군가도 앞서야 한다. 누군가 지칠 때 누군가 기다려야 한다. 하지만 2인3각 게임의 진짜 재미는 두 사람의 의지와 행동이 뒤엉키는 상황이 아닐까. 따지고 보면 버디무비를 보는 쾌감도... 몸을 사리지 않는 액션 가득, <강적> by 이영진 수현(천정명)은 맘 잡고 새 삶을 시작하려는 스무살 젊은이다. 조직생활을 끝내고 여자친구 미래(유인영)와 함께 버스를 개조해 라면을 팔던 그는 어느 날 재필(최창민)로부터 급한 연락을 받는다. 보육원에서 함께 자란 뒤 재필과 조직생활을 했던 수현은 과거의 의리를 잊지 못해 그의 청을 받아들이지만, 이내 자신이 누군가에게 이용당했고, 살인죄를 뒤집어썼음을 깨닫게 된다...- 제작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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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에 다시 태어나는 종로more
<정글 쥬스>가 청량리를 배경으로 양아치들의 일상을 담았다면 <강적>은 인질과 인질범으로 만난 두 남자의 드라마가 종로 거리와 그 뒷골목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때문에 <강적>에서는 종로 일대의 피맛골 거리, 종로경찰서, 삼청동 한옥마을, 서대문 드림시네마 등 종로를 중심으로 광화문에서부터 서대문으로 이어지는 거리와 거리의 숨겨진 뒷골목들이 주요 공간으로 등장한다.
종로를 카메라에 담는 것은 조민호 감독이 이전부터 소망했던 프로젝트이다. 처음 서울에 상경하였을 때 종로에서 받았던 충격을 고스란히 스크린에 담고자 했던 감독은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종로의 독특한 분위기를 자신만의 색깔로 그려보고자 했던 오랜 바람을 <강적>을 통해 실현하게 된 것이다.
서울에서 유일하게 몇 백 년 전, 몇 십 년 전의 느낌들이 그대로 남아 있는 종로는 도시이면서도 낡았고 현실이면서도 추억을 재생시키는 아이러니의 미학을 선사하는 곳이다. 신구(新舊)가 함께 어우러진 종로의 독특함을 감독은 ‘고구마 자루를 등에 지고 종로 5가 이정표 밑에 서 있는 소년이 주인공인 신동엽 시인의 <종로 오가>’와 비슷한 색채로 종로를 통해 서울을 표현해내었다.
특히 서울시의 전폭적인 지지로 종로 일대뿐만 아니라 한국영화로는 최초로 잠수교 전체를 봉쇄하고 촬영할 수 있었다. 천정명이 다른 조직원들에게 쫓기는 긴박한 장면의 배경으로 등장하는 잠수교를 관객들은 색다른 느낌으로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스톡홀롬, 리마 증후군을 통해 다시 보는 인간 관계
스톡홀롬 증후군[Stockholm syndrome]: 인질이 인질범들에게 동화되어 그들에게 동조하는 비이성적 현상을 가리키는 범죄심리학 용어.
리마 증후군[Lima syndrome]: 인질범들이 인질들에게 정신적으로 동화되어 자신을 인질과 동일시함으로써 공격적인 태도가 완화되는 현상.
인질사건에서 인질로 잡힌 사람들이 인질범들에게 정신적으로 동화되어 오히려 자신들을 볼모로 잡은 범인들에게 호감을 나타내는 스톡홀롬 증후군은 이미 많은 영화에서 다루어 왔던 소재이다. 또한 이와 반대로 인질범들이 인질들에게 정신적으로 동화되어 자신을 인질과 동일시함으로써 공격적인 태도가 완화되는 현상을 일컫는 리마 증후군 역시 지남철처럼 따라다니는 소재. <강적>은 성우와 수현, 두 남자가 겪는 이 두 증후군을 통해 인간간의 관계를 진지하게 돌아본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이 힘들어진 사회, 현재를 살아가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진정한 의미의 친구도, 적도 없이 그저 외로움의 분노만 표출하는 시대를 살아간다. 이러한 세상 속에서 결코 친구가 될 수 없는 위치에서 억지로 파트너가 되어 뭉칠 수 밖에 없다면 그들의 인간관계는 어떻게 변모할까 라는 의문으로 영화는 시작한다. 그리고 이처럼 극적 상황에서 정반대의 입장을 가진 두 주인공이 서로에게 동질감을 느끼는 <강적>의 이야기는 지금의 각박한 세상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현대인들이 가장 원하는 ‘우리’라는 믿음을 찾아가는 그들. 카메라가 그들의 심리를 따라가는 동안 관객들은 스스로가 스톡홀롬, 혹은 리마 증후군에 사로잡히게 될 것이다.
캐릭터에 동화되기 위한 배우들의 노력
박중훈이 <강적>에서 맡은 역할은 15년 경력의 강력계 형사. 이제까지의 출연 작에서 형사 역할만 이번이 다섯 번째이다. 사실 박중훈은 <인정 사정 볼 것 없다> 촬영 당시 인천 경찰서에서 거의 살다시피 해서 형사들의 세계는 꿰뚫고 있는 반 형사나 다름 없다. 그러나 이번 <강적>을 위해 서대문 경찰서에 가서 형사들의 생활을 다시 한 번 관찰하며 몸에 익혔다. 예전 형사 생활과 달라진 것은 요즘 형사들은 모두 깔끔하다는 것. 그 이유인즉 형사들의 복지를 위해 경찰서마다 자체 사우나 실이 생겼기 때문이다. 때문에 <인정 사정 볼 것 없다>까지만 해도 며칠씩 씻지 못한 모습으로 다녔지만 이번 <강적>에서는 많이 정돈된 모습을 보여준다. 또한 박중훈과 마찬가지로 영화 속 동료형사로 나오는 조연들 역시 형사들과 함께 실제 현장에 출동하기도 했다.
또한 천정명은 역할의 특성 상 고난도의 액션이 많은 관계로 촬영 전 약 두 달간 액션스쿨에서 훈련을 받아 몸을 사리지 않은 액션을 선보였다. 차량 추격 씬과 격투 씬은 기본, 자신을 잡기 위해 쫓아온 일당과 대적하는 극장 격투 씬에서는 20대 1의 격투를 벌이기도 했다. 특히 경찰을 피해 달아나는 장면에서는 3미터의 담장을 단번에 뛰어 넘으며 NG없이 한 번에 OK사인을 받아내는 등 액션의 탁월한 재능을 보였다. 체육학과 출신답게 평소 단련된 날렵한 몸짓으로 다행히 큰 부상 없이 촬영을 마쳤다.
Behind Episode
온 몸에 용을 두른 천정명
영화 속에는 조직원이었던 천정명의 과거를 연상케 하는 문신이 등장한다. <가문의 위기><미스터 소크라테스><음란서생> 등의 영화에서 인상적이었던 문신들을 작업한 국내 최고의 타투이스트 최동건이 5시간여 동안 작업해 천정명의 온 몸을 휘감는 용 문신을 완성했다. 가슴에서 시작해 왼쪽 팔을 감아 등에서 마무리되는 여의주를 문 거대한 용 한 마리는 천정명의 감춰졌던 남성미를 표출시키는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박중훈, 천정명의 극적인 탈출
경찰을 피해 도주하다 다리 난간에 부딪쳐 전복하는 구급차 안에 갇힌 박중훈과 천정명의 극적인 탈출 장면. 부산 반여동에서 진행된 이 장면을 위해 실제 구급차 두 대를 폭발시켰다. 배우와 스탭, 누구 한 명이라도 호흡이 맞지 않으면 자칫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소방차 두 대를 대기시키고 수 차례의 리허설 후에 촬영을 진행했다. 한 편의 영화를 위해 목숨의 위협까지 감수하는 열정의 현장이었다.
천정명 교도소 수감
다른 조직원들에게 쫓기던 천정명이 자수하고 감옥에 투옥되는 데 이 때 천정명은 죄수복을 입은 모습으로 등장한다. 평소 모델 못지 않은 패션리더로 손꼽혔던 천정명은 주황색 죄수복 역시 자신만의 스타일로 소화해냈다. 특유의 선량한 눈빛 때문에 난폭한 죄인의 이미지 보다 측은한 분위기를 자아내기도 했다. 서대문 형무소와 세트에서 진행된 교도소 장면에서 천정명은 탈옥을 하기 위해 식판 조각들과 수저 등 닥치는 대로 입에 쑤셔 넣는 예상치 못한 돌출 행동으로 관객들을 깜짝 놀라게 할 것이다.
대낮 지하철 추격 사건
대낮, 서울의 한 지하철 역에서 대규모 탈주극이 벌어졌다. 극중 이수현이 여자친구를 미행한 형사들에게 추격 당하는 장면이 2호선 신답 역에서 촬영되었던 것. 천정명이 선로로 뛰어드는 위험한 장면들이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에 수시간 동안 역사를 전면 통제하고 진행되었다. 또한 총격으로 아수라장이 된 모습을 사실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200여 명의 대규모 엑스트라가 동원되었다.
천정명과 유인영, 생애 첫 베드씬 연출
남성들의 진한 인간미가 가득한 영화 속, 절절한 멜로코드를 가미해 또 다른 드라마 라인을 형성하는 천정명과 유인영. 경찰에 쫓기는 와중에 애절한 사랑을 나누는 장면에서 두 배우 모두 생애 첫 베드 씬을 연출했다. 근육질의 천정명과 완벽한 바디라인을 가진 유인영이지만 촬영 전 식사를 거르는 등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했다고. 감독과 촬영감독 등 최소 인원만 참여하여 비밀리에 진행된 이 장면은 마침내 영화를 통해서 전격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