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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의 누

Blood Rain

2005 한국 청소년 관람불가

범죄, 미스터리 상영시간 : 119분

개봉일 : 2005-05-04 누적관객 : 2,274,995명

감독 : 김대승

출연 : 차승원(원규) 박용우(인권) more

  • 씨네217.50
  • 네티즌7.90

1808 조선, 연쇄살인사건!

19세기, 조선시대 후반, 제지업을 기반으로 성장한 외딴 섬마을 동화도.
어느 날 조정에 바쳐야 할 제지가 수송선과 함께 불타는 사고가 벌어지고 사건 해결을 위해 수사관 원규 일행이 동화도로 파견된다.

섬에 도착한 第 一 日, 화재사건의 해결을 서두르던 원규 일행 앞에 참혹한 살인 사건이 일어난다.
범인을 알 수 없는 살인 사건과 혈우가 내렸다는 소문에 마을 사람들은 7년 전, 온 가족이 참형을 당한 강 객주의 원혼이 일으킨 저주라 여기며 동요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사건 해결을 위해 냉철하게 추리해 나가던 원규 앞에 참혹한 또 다른 연쇄 살인 사건이 이어진다.
불길한 섬에 고립된 원규 일행은 살인범의 자취를 찾지 못한 채 광기어린 마을 사람들의 분위기에 궁지로 내몰리고...
제지소 주인의 아들 인권은 흉흉한 마을 분위기를 강압적인 태도로 일관하며 원규와 끊임없이 대립하기만 한다.
여기에 참형 당한 강객주에게 은혜를 입었던 두호의 등장과 자신 역시 연쇄 살인 사건과 필연으로 이어져 있음을 알게 된 원규는 점점 더 깊은 혼란에 빠지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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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55)


전문가 별점 (4명참여)

  • 7
    김봉석굵고 힘찬 필력으로 써내린 사회고발
  • 6
    박평식공들여 찍었지만 피눈물을 뿌리기엔 뒷심이 달린다
  • 8
    이성욱우리 안의 파쇼는 예나 지금이나
  • 9
    황진미좌절된 '자생적 근대' 의 꿈이 피눈물과 원혼으로 출몰하다
제작 노트
영화 소개

혈(血)의 누(淚) 제목이야기

내 피가 비처럼 쏟아지는 날... 내가 너희들의 피를 말리고 뼈를 바를 것이다!

영화 [혈의 누]는 이인직의 신소설 [혈의 누]와는 전혀 다른 이야기이다. 이인직의 신소설에서 제목을 빌려 왔다기보다는 영화 속 연쇄살인사건의 시작을 암시하는 피 비, 즉 혈우를 글자로 압축해, 血(피 혈), 淚(눈물 루)의 한자 그대로 피눈물이라는 뜻을 형상화한 것이다. 영화 [혈의 누]의 연쇄살인사건은 혈우가 내렸다는 소문에서부터 그 공포가 시작되고, 이 피 비는 억울한 죽음을 당한 원혼의 한이 담긴 눈물이라는 의미로 마을 사람들에게 공포의 대상이 된다. 때문에 [혈의 누]는 영화 속 중심이 되는 사건의 이미지와 히스토리를 동시에 담고 있는 제목이다.

동화도는 왜 고립된 섬이어야만 하는가

[혈의 누]에서 참혹한 연쇄 살인 사건이 일어나는 공간은 다름 아닌 고립된 섬 동화도다. [혈(血)의 누]가 고립된 섬을 배경으로 택한 첫 번째 이유는 조선시대 후기 섬이라는 공간의 특이성 때문이다. 교통이 발달한 육지와는 달리 당시의 섬은 외부인의 접근이 어려운 독립된 곳이었다. 또한 내륙이 교역과 번영으로 다양한 위험에 일상적으로 노출되어 있다면, 섬은 마치 상아탑처럼 섬사람들만으로 구성된 그들만의 평화에 둘러싸인 곳이기도 하다. 때문에 평화를 일그러뜨리는 작은 변화가 거대한 사건을 불러일으킨다. 게다가 연쇄 살인 사건을 저지른 살인자 역시 섬 안의 누군가 일 수밖에 없다는 것은 동화도가 갖는 공포의 핵심이다.
두 번째 이유는, 고립된 공간에 처음으로 생성된 부(富)라는 개념의 잔혹성 때문이다. 근대적인 제지소가 세워지면서 섬 안에 쌓인 부는 인간 내면에 꿈틀거리는 탐욕을 부채질해 공포심을 증폭시킨다. 한 곳에만 과하게 부가 쌓이면서 인간의 물질에 대한 탐욕도 함께 싹터 어떤 사건이든 일어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로 완성되는 것이다.

조선시대와 연쇄살인이 만나다.

영화 [혈의 누]의 배경은 1808년 조선시대. 개화기의 물결이 막 스며들기 시작한 당시를 그대로 표현해낸 영화 속 풍경과 소품들은 관객들에게 조선시대의 낯선 모습들을 소개한다. 영화는 당시의 생활상을 그대로 그려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연쇄살인사건이라는 소재에까지 영화적 상상을 확대해 간다.
[혈의 누]는 그동안 사극이 다루어 왔던 왕족 중심의 권력다툼이나 지배층 위주의 사건이 아닌 당시 서민들의 생활상을 중심으로 그려진다. 특히 주목받지 못했던 외딴 섬 마을 사람들의 생활상을 보여주면서 조선시대는 왕과 궁정 중심으로 진행되었다고 생각했던 기존 통념을 깨며 신선한 충격을 던져준다. 그리고 주인공 원규는 조선시대 과학적인 추리를 하는 수사관이란 색다른 캐릭터로 관객들에게 다가간다. 절대적인 힘을 가진 전통적 영웅이 아닌, 냉철하고 이지적이지만 사건이 미궁에 빠지자 심리적 갈등을 겪는 현대적인 인물상을 원규가 보여주고 있는 것.
또한, [혈의 누]는 무원록(조선시대 법의학서)을 바탕으로 절차를 갖추어 시형도(검시를 위해 죽은 시체를 그리는 것)를 그리고 사인을 파악하는 등 과학적인 시체 검시장면을 보여준다. 각종 서적을 통해 증거 수집 후, 논리적인 추리로 용의자를 지목하는 등 시대극에서 보지 못했던 과학적 수사 모습들은 영화에 대한 호기심을 증폭시킨다.
[혈의 누]는 관객들이 미처 알지 못했던, 그러나 실재했던 조선시대를 그려내기에 더욱 새롭다. 또한 그것에 그치지 않고 현대인들의 감성에 맞는 연쇄살인사건이라는 소재와 원규라는 인간적인 주인공까지 영화적 상상력을 넓혀 관객들에게 새롭고 독특한 영화를 선사할 예정이다.

조선시대, 세트로 재현되다.

총제작비의 3분의1 이상이 미술예산으로 들어간 [혈의 누]는 한국 영화를 대표할 만한 대형세트를 제작했다. 바로 17억 가량이 들어간 포구마을 세트와 제지소 세트가 그것. 조선시대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내는 동시에 영화적 상상력을 펼칠 수 있는 공간으로 창조된 두 개의 세트는 <춘향뎐>의 민언옥 미술감독이 가장 공을 들인 부분.

조선시대 모습 그대로- 포구마을세트
동화도로 들어오는 통로가 되는 포구마을 세트는 10군데가 넘는 헌팅 끝에 여수의 한 바닷가에 세워졌다. 주인공 원규가 섬에 처음으로 도착하는 공간이자 마을사람들의 거주지임과 동시에 조공이 실린 수송선이 불타는 사건이 일어나는 포구마을 세트는 여러 가지 의미를 담아내는 공간이어야 했다. 아무 것도 없던 해안가의 땅을 메우고 지형을 바꾸는 간척사업부터 시작한 이 세트는 총 3개월의 제작기간이 걸렸다. 해안가로 들어오는 길이 좁아 차량 진입이 힘들어 공사자재들을 배로 실어 와야 하는 고생에도 불구하고 200여명의 스탭들이 완벽하게 재현하는데 성공했다고. 아름다운 바닷가를 배경으로 뾰족하게 솟아오른 대나무들과 어구의 그물들이 거칠게 찢어져 널려 있는 모습은 이 장소를 연쇄살인이 일어나는 위태롭고, 신비스런 영화적 공간으로 탄생시켰다.

상상을 뛰어넘다- 제지소 세트
외딴 섬 동화도의 두뇌 역할을 하는 제지소 세트 역시 종이가 공장에서 만들어졌다는 영화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공간이다. 외딴 섬이기에 가능한 제지소는 마을사람들에게 부를 축적시켜주는 공간임과 동시에 연쇄살인사건의 실마리와 비밀을 품고 있는 공간이다. 음침하게 죽어있는 듯 생명력이 없는 나무로 지어진 제지소는 포구마을 세트만큼이나 거칠고 날카로운 모양새를 지니고 있다. 사방으로 솟아 오른 뾰족한 나무들과 그 나무들을 연결하는 줄들은 얽히고 설킨 영화 속 인간관계를 상징하며 죽음을 불러오는 제지소의 한 부분으로 완성되었다.

시나리오, 조선시대 연쇄살인을 구성하다

4년간의 기획을 통해 촘촘하게 짜여진 영화 [혈의 누]는 오랜 준비기간 만큼이나 탄탄한 시나리오를 자랑한다. 민심의 동요 속에 계속되는 살인을 막기 위한 주인공 원규의 공포감과 혼란은 마치 현실에서 일어나는 연쇄 살인을 지켜보듯 관객들에게 극대화된 스릴과 긴장을 이입시킨다. 고립된 섬과 그 섬에서 벌어지는 다섯 가지 극형을 흉내 낸 연쇄 살인, 정체를 밝히지 않는 다섯 명의 발고자, 5일 동안 계속되는 잔인한 살인 사건은 보는 이의 목을 서서히 조르듯 긴박하게 진행된다.
뿐만 아니라 물리학과 역학을 기반으로 조선 후기 산업 발달의 모습을 보여주는 제지소라는 공간 설정과 적절한 고증을 통해 완성된 사인 검증ㆍ밀실 추리ㆍ시체 부검 등 과학적인 소재들은 극에 현대적인 매력을 더했다. 서양으로부터 유입된 현대 문물과 원색적인 무속신앙의 충돌 같은 흥미로운 요소들 역시 조선시대의 연쇄 살인 사건을 재구성하여 영화 [혈의 누] 속으로 완벽하게 녹아들었다.
[혈의 누]는 장기간의 기획과 그 기획을 뛰어넘는 구성, 그 구성에 짜임새 있게 채워 넣은 현실감 넘치는 설정을 통해, 조선시대에 벌어진 연쇄 살인 사건을 2005년, 관객들의 눈앞에 실감나게 펼쳐 보일 예정이다.

배우의 재발견 - 차승원, 박용우, 지성

1999년 [세기말], 2000년 [리베라 메] 등을 통해 강렬한 연기를 선보이며 배우로서의 입지를 굳혔던 차승원은 이후 흥행 보증수표로 관객들에게 사랑받다가 [혈의 누]에서 이지적인 수사관 원규를 맡아 다시금 강렬한 연기를 선보인다. 특히 그는 명민하고 자존심도 강해 과학적인 뭍의 논리로 연쇄 살인 사건을 해결하려 하지만, 수사과정에서 자신의 고정관념을 깨는 일련의 초자연적인 현상과 추리의 빗나감 때문에 갈등을 거듭하며 혼란에 빠지는 인물이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입체적이고 다면적인 캐릭터 원규를 연기하기 위해 차승원은 연기 인생 최대의 집중력을 발휘했다.
그는 연기변신에 대해서, 배우가 변하는 것이 아니라 캐릭터를 통해 새롭게 완성되는 것 뿐이라는 평소 지론 그대로 원규라는 캐릭터 속에 완벽하게 녹아들었다. 실제로 촬영 막바지에는 범인 추격 씬을 촬영하다가 갈비뼈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촬영이 다 끝난 후에야 통증을 느꼈을 정도였다고 한다.
차승원과 더불어 KBS 사극 [무인시대], 영화 [무사] 등을 통해 개성 넘치는 연기를 펼쳤던 박용우가 동화도 제지소의 실권을 쥔 인권 역을 맡아 수사관 원규와 사사건건 대립하며 긴장감을 높인다. 거기에 SBS 드라마 [올인],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로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던 지성이 비밀을 품고 있는 캐릭터 두호 역을 맡아 연쇄 살인 사건의 매력을 더하고 있다고.
배우들은 조선시대에 벌어진 연쇄 살인 사건을 현실 속으로 재현하기 위해 승마, 다도 등 조선시대 규율과 법도를 기본으로, 분장․의상․연기의 변화까지 혼신의 힘을 다해 [혈의 누]를 완성해냈다. 덕분에 영화 속에서는 그 동안의 모습과는 차원이 다른 세 배우의 모습을 재발견할 수 있다고. 각기 다른 매력으로 다가갈 세 배우의 완벽한 하모니는 영화 [혈의 누]를 이끌어 가는 중요한 요소인 것이다.

최고의 스탭 결성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를 통해 섬세한 심리묘사로 멜로라는 장르를 미스터리적인 감성으로 풀어내었던 김대승 감독. 이번 [혈의 누]에서는 인물들의 심리와 더불어 조선시대 잔혹한 연쇄살인과 사건을 풀어가는 거대한 드라마의 힘까지 더했다. 여기에 [범죄의 재구성]을 통해 퀄리티 높은 화면을 만들어 낸 최영환 촬영감독과 김성관 조명감독이 다시 한번 환상의 호흡을 과시하며 1808년 연쇄살인사건의 현장을 생생하게 재현했다.
또한 [춘향뎐]의 민언옥 미술감독은 동화도와 제지소 세트를 위해 10개월간 밤잠을 설쳐가며 분노와 공포, 탐욕이 머무르는 동화도를 현실 속에 재창조해냈다. [간첩 리철진], [피도 눈물도 없이]로 개성 넘치는 장르영화를 프로듀싱 했던 김성제 PD, 갈옷의 색감을 이용한 한복, 종이로 만든 의상 등 새로운 설정으로 [혈의 누] 만의 특별한 의상을 디자인한 [YMCA 야구단]의 정경희 디자이너, 헤어와 분장으로 시대 속 캐릭터들에 생명력을 불어 넣은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의 한필남 분장팀장, 장엄한 음악을 통해 사람의 감성을 움직이는 영화 음악계의 지존 조영욱 음악 감독까지, 영화 [혈의 누]는 단연 최고의 스탭들이 모여 완벽한 호흡으로 만들어낸 웰메이드 영화로 기억될 것이다.

인터렉티브 홈페이지 탄생

[혈의 누]는 개봉 전부터 하루 평균 2만 명 이상, 총 100만 명의 방문자가 다녀가는 등 홈페이지부터 화제를 만들어냈다. 이 홈페이지의 가장 큰 특징은 홈페이지와 방문자 간의 인터렉티비티(interactivity)에 중점을 두었다는 것. 방문자는 홈페이지에 접속하자마자 자신에게 날아온 수사의뢰서 한통을 받고 끔찍한 연쇄살인사건을 풀어가는 조선시대 수사관으로 임명된다. 외딴 섬 동화도에서 일어난 연쇄살인의 단서들을 획득하기 위해 직접 조선시대에 이루어졌던 과학적인 시체 검시에 참여하고, 각종 아이템을 획득한 뒤 잔인하게 살해된 시체를 찾아야한다. 그뿐 아니라 각 인물들 간의 갈등 관계를 살펴보고 용의자를 추리하는 등 다른 홈페이지에서 찾아 볼 수 없었던, 마치 자신이 영화 속 주인공이 된 듯 한 느낌을 불러와 화제가 되고 있다고.
또한, 홈페이지에 어울리는 음산한 바람소리와 배경음악으로 방문자들이 홈페이지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함과 동시에 게시판에 써진 수많은 글들이 실명으로 올려진 특이한 현상도 발견할 수 있다. 이는 자신의 이름으로 수사관이 되어 수사를 하는 과정을 마친 뒤 자연스레 본인의 이름으로 게시물을 쓰는 것으로 다른 홈페이지에서 발견할 수 있는 무분별한 욕설이나 비방의 글보다는 영화에 바라는 점이나 홈페이지 개선사항 등 도움이 되는 의견들을 올려주고 있다.
특히 영화 [아라한-장풍 대작전]으로 FWA(www.favouritewebsiteawards.com), ITA(www.internettinyawards.com)와 같은 해외 사이트에서 우수 웹사이트로 선정되고 국내의 웹어워드코리아2004(www.webaward.co.kr)에서 웹인터렉티비티 대상과 엔터테인먼트 금상 2개 부문을 동시에 수상하는 쾌거를 거둔 홈페이지 업체 카인드인포와 영화사 좋은영화가 [혈의 누]로 다시 뭉쳤다는 점에서 그 폭발적인 반응은 이미 예상되었다.
영화보다 먼저 화제를 몰고 온 [혈의 누] 홈페이지는 독특하고 신선한 구성과 더불어 꽉 차있는 정보들로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고조시키고 있다.


프로덕션 노트

프리프로덕션 (2000년~2004년 6월)

2000년 가을 김미희 대표가 김영하의 소설 [아랑은 왜]를 읽다가 시대극과 현대소재가 만나면 어떤 시너지가 생겨날까라는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혈의 누]는 오래된 프리프로덕션을 통한 탄탄한 시나리오를 자랑한다. 24고까지 나온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2004년 2월, 주인공 원규 역에 차승원이 먼저 캐스팅된 후 인권 역에 박용우, 두호 역에 지성이 차례로 캐스팅 되었다. 남자 배우들에 비해 캐스팅이 어려웠던 강객주의 딸 소연 역은 4차에 걸친 테스트와 오디션을 통한 200대 1의 경쟁 끝에 신인 윤세아가 낙점되었다. 그러나 동화도의 정신적 지주, 무당 만신 역은 무당의 일반적인 이미지인 그로테스크하고 무서운 이미지에서 탈피, 여성스럽고 남성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섹시함까지 흐르지만 모든 것을 꿰뚫고 있는 묘한 카리스마를 지닌 젊은 여성을 찾기 위해 난항을 겪었다. 결국 크랭크인 이틀 전에 감독이 원했던 이미지를 가진 만신 역으로 최지나를 겨우 캐스팅하기도 했다.
캐스팅이 모두 끝난 뒤 배우들은 조선시대로 돌아가기 위해 명원문화재단에서 예절교육을 받고 남양승마 클럽에서 승마연습을 하는 등 촬영 전 배역에 몰입하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다.

크랭크인: 무더웠던 경주 양동에서의 첫 촬영 (2004.6.28~29)

촬영 첫 날이었던 6월28일 사건을 마무리하려는 차사와 그것에 의문을 제기하는 원규의 촬영 장면을 찍었다. 문제는 다음날이었던 29일 촬영. 장마기간이라 습기가 심해 불쾌지수가 90%이상이었던 후덥지근한 날씨, 거기에 30명이 넘는 보조출연자가 동원된 군중 씬이었다. 또한 첫 번째 살인사건의 용의자 독기를 심문하는 장면이기에 대부분들의 배우들이 한자리에 모여 있어야했다. 처음 한자리에 모인 배우들 사이에 서먹한 분위기가 흐르고, 더운 날씨에 상투를 틀고 수염을 달아 연신 땀을 흘리며 촬영은 정신없이 진행되었다.

여수 금오도에서의 촬영: 절벽, 해안, 마을 전경 (2004.7.28~31)

여수의 금오도는 섬 안에 집이 20가구도 안 되는 외진 곳. 아직 초가집이 남아있는 마을이기에 절벽 위, 절벽 아래 해안, 바닷가 동굴, 마을 거리등 상당 부분이 이곳에서 촬영되었다. 마을이 절벽위에 있고 마을로 올라가는 길이 봉고차 하나가 겨우 지나갈만한 길인데다가 길옆은 아무런 안전장치 없는 낭떠러지였다. 그래서 운전을 가장 잘하는 제작부 두 명만 절벽에서 떨어질 각오를 한 채 운전을 해 사람들과 촬영 도구들을 날랐다.
그뿐 아니라 바닷가 동굴장면을 찍기 위해 금오도 바다에서 촬영 중 관선으로 만들어진 배위에 보조출연자들이 타는 장면이 있었는데 물결이 너무 심한 탓에 배가 자꾸 바위와 부딪혀서 고생이 심했다. 배 멀미를 하는 보조출연자들을 관리하는 동시에 자꾸 바위와 부딪히는 배로 죽음의 위협을 느끼며 촬영이 진행되었다.

포구 마을 첫 촬영: 허씨 집 밖 (2004.8.13)

우리나라 남도 해안을 돌아다니며 반년 동안의 장소 헌팅 끝에 찾아낸 전라남도 여수의 호두마을 해안. 그곳에 세워진 포구마을 세트는 그야말로 미술팀 노력의 결과물이었다. 아무것도 없는 해안가에 1억원 어치의 돌을 배로 실어와 바닥을 메우는 등 각고의 노력 끝에 돌에 낀 곰팡이와 이끼하나까지 그 디테일을 살려 만들어 놓았다. 포구마을 세트에서의 촬영 첫날 김대승 감독은 포구마을 세트의 세심함과 디테일에 놀라 미술팀과 프로덕션 디자이너 민언옥 감독에게 다가가 너무 수고했다며 그만 눈물을 비추기도 했다.

포구마을 세트: 불타는 수송선 촬영 (2004.8.19~24)

포구마을에 정박되어 있던 수송선이 불타는 장면은 그 뒤 촬영에서 계속 수송선이 불타 있어야 하기 때문에 포구마을 촬영의 초반에 시작되었다. 100명이 넘는 보조출연자들과 연기자들, 거기다 밤 씬, 바람 또한 거세 불길의 위험 속에서 촬영이 진행되었다. 근 일주일이라는 긴 시간동안 촬영이 진행되었는데 그 이유는 바로 날씨 때문. 여수 기상대에 날씨를 확인하고 촬영을 시작했음에도 비가 와 촬영을 못 끝내고 철수하기 일쑤였다. 불타는 수송선 촬영 내내 날씨가 너무 도와주지 않아 막걸리와 간단한 안주만 있는 약식으로 고사를 한 번 더 지내기도.

전남 장흥에서의 말 추격전 (2004.11.15~18)

전라남도 장흥의 편백나무 숲에서 진행된 범인과 원규와의 말 추격전은 11월 중순, 날씨가 막 추워지기 시작할 때에 촬영되었다. 이 촬영은 이미 언론에 많이 알려진 바와 같이 원규 역을 맡은 차승원이 말에서 떨어져 갈비뼈가 부러지는 사고도 있었던 장면. 그만큼 위험하고 격렬한 장면임과 동시에 영화의 절정부이기에 스탭 모두들 긴장하고 촬영에 임했다. 부상을 당했음에도 촬영일정을 맞추기 위해 간단한 치료만을 한 채 촬영을 곧바로 다시 시작한 차승원의 투혼에 다행히 다른 사고 없이 무사히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

크랭크업: 제지소에 혈우가 내리는 촬영 (2005년 2월28일)

마지막 촬영 장면은 영화의 제목처럼 피비가 내리는 촬영이었다. 여름에 시작하여 겨울에 끝나는 촬영 덕분에 매번 여름 배경을 맞추기 위해 얇은 옷을 입어야하는 배우들의 고생이 심했다. 하지만 크랭크업 날 만큼은 겨울답지 않게 날씨가 따뜻하여 스탭들이 걱정을 한숨 덜기도 했다. 특히 30~40명의 보조출연자들 중 나이가 많으신 분들이 많아 추운 날씨에 대형 살수차에서 뿌려지는 비를 맞고 부상을 당하지 않을까 우려했지만 무사히 마지막 촬영을 끝냈다.


김대승 감독 Q&A

Q. 영화를 통해 하고 싶은 이야기
사람들 사이에 어떤 요소가 그들의 관계를 지옥으로 만드는가, 어떤 요소가 사람들의 감정을 사랑이 아닌 증오로 바뀌게 하는가, 이런 생각들을 많이 해보게 되었다. 그 시작은 아주 작은 탐욕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하며 우리가 살고 있는, 우리 마음속에 있는 지옥을 그려보고 싶었다.

Q. [혈의 누]는 어떤 느낌의 영화로 만들고 싶었나.
조선시대의 연쇄살인이라는 특징을 잘 살리고 장르영화 다운 속도감을 유지한다면 사극이니 의례 그럴 것이라는 생각은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시나리오 단계에서부터 속도감을 증가시키는 여러 가지 방법들을 고민해 왔다.

Q. 배우 차승원, 박용우, 지성에 대해서...
차승원은 여러 가지 장점을 갖춘 배우다. 차가워 보이기까지 하는 이성적인 모습에서 자기 정체성에 혼란을 겪고 힘들어하는 모습까지 복합적인 원규의 캐릭터와 이런 차승원의 장점들이 잘 맞아 떨어진다고 생각했다. 배우 차승원은 감정 표현이 굉장히 섬세하며, 자기가 맡은 캐릭터를 만들어 가는데 있어서의 집요함이 굉장히 뛰어난 연기자다.
섬 안의 계급사회에서 관복을 입고 있는 원규에게 대적할 만 한 자는 별로 없다. 유일한 인물이 김인권이다. 그것은 차승원이라는 인물과 상대했을 때 그 카리스마에서 결코 뒤져서는 안 되는 인물이어야 한다는 것. 그런 면에서 박용우는 굉장히 잘 익어있는 배우였다. 굉장히 생각이 깊은 배우이며 그 카리스마와 연기력을 발휘하는 힘이 대단하다.
지성이라는 배우는 처음 캐스팅 당시 자기가 먼저 영화 속 분량보다는 굉장히 매력적인 인물이기 때문에 내가 도전해볼만 하겠다고 밝혔다. 정말 끊임없이 노력하는 배우로 차승원, 박용우에 결코 뒤지지 않는 뒷심을 가지고 있는 연기자다.

주연배우 Q&A

차승원

Q. 연기하면서 중점을 둔 부분
이전의 영화들과는 다른 장르, 다른 감독님과 연기를 함에 있어서 영화 속의 흐름에 의해서 내가 좀 바뀌어야지 내가 원규역를 해서 어떻게 바꾸자 하는 생각은 안했다. 전적으로 감독이 생각하는 작품의 내용에 될 수 있으면 충실히 따라가자고 생각했다.

Q. 다른 장르, 이미지 변신에 대하여
담는 그릇이 다른 것이지 재료는 똑같은 것이다. 조리하는 방법도 틀릴 것이며 배치하는 것도 틀릴 것이다. 장르에 의해서, 감독과 시나리오에 의해서 이미지를 변신하는 게 훨씬 더 사람들한테 공감대를 형성하지 않나 생각한다.

Q. 촬영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사실은 사극이라는 것 때문에 영화 속 대사에 어려운 단어들이 많이 나올 뿐 아니라 대사량도 많았다. 어려운 고어들과 함께 대사량이 많아 NG를 많이 냈던 부분들, 한 여름에는 한복 소재가 두껍고 땀이 잘 안통해서 고생했던 기억. 무엇보다 말 타다가 떨어져서 갈비뼈가 부러지는 부상을 입었던 일이 기억난다.

Q. 혈의 누 제목에 대한 설명
이인직의 신소설 [혈의 누]가 아니라 피 눈물이다. 피 눈물을 흘리는 계기가 되는 사건이 있었고 그 사건 때문에 살인 사건이 벌어지게 된다. 굉장히 쉽게 끝날 수 있는 사건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난항에 빠지게 되고 결국 파헤쳐보니 그 살인사건 안에는 주인공과 밀접하게 연관되는 일이 있었다. 따라서 [혈의 누]는 살인사건의 계기가 되는 의미라 할 수 있다.

박용우

Q. 연기하면서 중점을 둔 부분
기본적으로 김인권이라는 인물은 여러 가지로 동작, 말투, 표정에서 절제가 많이 필요한 인물이며 감독님의 요구도 기본적으로 그런 것이었다. 이 사람은 평범한 것을 얘기하는데도 뭔가 속마음은 다른 게 있는 것 같은 느낌들을 표현하려고 연구를 많이 했다.

Q. 촬영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영화의 시간적인 배경이 여름이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입김이 나는 상황에서는 입에 얼음을 물고 대사를 해서 발음 때문에 고생했던 것과 찍을 때는 몰랐는데 지성씨랑 결투를 하는 액션장면에서 몸이 많이 상해 며칠 동안 욱신거렸던 기억이 난다.

Q. 다른 배우들과의 호흡
차승원 선배님 같은 경우는 적극적으로 다가오셨다. 마음을 그렇게 쉽게 여는 성격이 아닌데 승원이 형 때문에 도움을 많이 받았다. 그래서 정말로 편하게 작업했던 것 같다. 지성씨는 전에 짧게나마 드라마를 같이 한 적이 있었던 터라 낯설음이 없었다. 굉장히 성실한 배우라서 정말 좋은 팀웍으로 작업할 수 있었다.

지성

Q.이미지 변신에 대하여
사실 전에 했던 작품들과 이미지가 다른 것은 확실하다. 기존에 내가 가지고 있던 이미지를 최대한 탈피하기 위해서 머슴 같은 두호의 캐릭터에 맞게 헤어스타일에 많은 변화를 주어야했다. 어떻게 보면 좀 지저분하고 꾸밀 필요도 없는 신분이어서 캐릭터에 맞게 설정을 했는데 어떻게 보일지는 모르겠다.

Q. 감독과의 작업
영화를 시작하면서 감독님께 많이 도와주셨으면 좋겠다고 말씀을 드렸다. 촬영을 하면서도 믿고 맡겨주셔서 촬영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다. 분량이 많지는 않았지만, 바쁜 촬영 스케줄로 촬영하면서 짧은 시간에 집중도 있게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같다.

Q. 영화 속 캐릭터
시나리오를 읽는 순간부터 욕심이 나는 역이었다. 두호라는 캐릭터는 중심인물과는 떨어져 행동하는 인물이며 영화 속 내내 말없이 왔다갔다만 하는 걸로 보여 질 것이다. 무언가 비밀을 품고 있는 인물이지만 두호가 어떤 인물인지는 영화 후반부에 가서야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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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4회 대한민국 영화대상] 감독상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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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4회 대한민국 영화대상] 시각효과상 수상
  • [제4회 대한민국 영화대상] 조명상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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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4회 대한민국 영화대상] 미술상 수상
  • [제4회 대한민국 영화대상] 신인여우상 후보
  • [제4회 대한민국 영화대상] 여우조연상 후보
  • [제4회 대한민국 영화대상] 남우조연상 후보
  • [제4회 대한민국 영화대상] 음악상 후보
  • [제26회 청룡영화상] 기술상 수상
  • [제42회 대종상 영화제] 최우수작품상 후보
  • [제42회 대종상 영화제] 영상기술상 후보
  • [제42회 대종상 영화제] 의상상 수상
  • [제42회 대종상 영화제] 미술상 수상
  • [제42회 대종상 영화제] 기획상 후보
  • [제42회 대종상 영화제] 편집상 후보
  • [제42회 대종상 영화제] 조명상 후보
  • [제42회 대종상 영화제] 촬영상 후보
  • [제42회 대종상 영화제] 각본상 후보
  • [제42회 대종상 영화제] 남우조연상 후보
  • [제42회 대종상 영화제] 감독상 후보
  • [제42회 백상예술대상] 영화작품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