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작가인 남자의 로케이션 길에 연인이 동행한다. 사소한 일로 다투고 토라지는 것만큼이나 자주 이들은 서로의 육체를 탐한다. 사막 탓일까. 아님 연신 삐걱대는 그들의 관계 탓일까. 사랑을 나눌 때조차 정체 모를 긴장과 불안을 풍기던 이들 커플에게 (그들 자신은 물론 관객도) 감당하기 힘든 비극적 현실이 엄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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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작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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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휴머니티>로 칸 영화제에 나타난 브루노 뒤몽은 심사위원대상과 남녀주연상을 받아들었지만, 격렬한 찬반 논쟁에 휩싸였다. 시골 경찰의 남루한 일상을 집요한 롱테이크로 포착한 이 영화는 ’철학자’ 출신인 감독의 이력까지 알려지면서, "오만한 예술영화"라는 비난을 샀다. 차기작 <29 팜즈>에 이르러서는, 지지자를 더 잃었다. 그럴만한 것이, 이 작품은 대단히 불편하고 또 불쾌하다. 에로틱한 로드 무비인 듯했던 영화는 후반부에 이르러 난데없이 끔찍한 유혈극으로 돌변한다.more
감독에게 "생경하고 공포스러웠다"던 캘리포니아 사막의 이미지는 영화를 이해하게 하는 중요한 단서. 야유를 보내든, 찬사를 바치든, 이제 선택의 문제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