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제너럴

The General The General

1927 미국

멜로·로맨스, 코미디 상영시간 : 75분

감독 : 버스터 키튼

출연 : 버스터 키튼(조니) 마리온 맥(애너벨 리) more

  • 네티즌9.00
남북전쟁을 배경으로, 기관차와 여자친구를 생의 전부로 삼고 있는 기관사 자니는 여자친구의 말에 따라 입대를 지원하지만 직업 때문에 거절당하게 되고 불명예를 뒤집어쓰게 된다. 북군에 의해 기관차가 탈취되고 여자친구마저 인질로 잡히고 자니는 혼자 역경을 헤쳐가며 여자친구와 기차를 구한다.
more

별점주기

0
리뷰 남기기

포토 (1)


제작 노트
버스터 키튼은 1895년에 태어나 보드빌 연주자이던 부모와 함께 세 살 때부터 무대에 섰다. 슬랩스틱 코미디(slapstick comedy, 배우가 치고 받고 하면서 연기와 동작을 과장하는 희극)가 한창 주가를 올리던 1917년에 영화 연기를 시작한 그는 1920년대에는 자신의 영화사를 가지고 본격적으로 연출과 연기를 겸하기 시작했다. 1928년에 그의 영화사가 MGM으로 넘어가기까지 키턴은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독자적으로 열두 편의 장편 희극영화를 만들었다. <우리의 환대>, <셜록 2세>, <조종사>, <장군>이 그 시기에 만든 대표작들이다.

<장군>은 어수룩한 낙오자가 사내다운 용기를 증명하여 사랑하는 여자를 얻게 되는 이야기이다. 흔해빠진 이야기이지만 몇 번을 보아도 신선하다. 정치성도, 사회에 대한 풍자도 없다. 단지 키튼의 독창적인 희극적 효과가 있을 뿐이다. 백치 같음과 철학적인 것이 엿보이는 키튼 특유의 무표정과 절제된 신체의 움직임, 주인공이 싸워야 할 상대가 한 소대가 타고 있는 기차나 한 부대가 주둔해 있는 적지라는 것, 기관차라는 거대한 기계덩어리에서 무한한 희극적 효과를 끌어내는 규모 등은 당대의 코미디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것이었다. 동시대의 슬랩스틱 코미디와 채플린의 영화가 연기자의 움직임과 표정을 중시하고 단지 그것을 기록한 데 비해, 키튼은 특정한 카메라 위치와 시각적 효과, 정확한 타이밍과 편집 리듬을 중요하게 여긴다. 주인공 자니가 실연당한 뒤의 장면은 그런 요소들의 묘미를 보여주는 한 예이다.

자니는 ‘장군호’ 바퀴의 빗장 위에 힘없이 앉아 있다. 잠시 후 기차가 천천히 움직이고 자니의 몸도 움직이기 시작한다. 자니의 몸은 그가 지닌 실연과 고뇌의 무게에 비해 너무나 가볍게 빗장 위에서 원을 그린다. 두 바퀴를 돈 뒤, 화면 오른쪽으로 사라지기 직전에야 그는 상황을 깨닫는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돌아가는 운명의 힘, 그 주변을 따라 도는 자니……. 이 희비극이 공존하는 순간의 고정된 카메라, 거리를 둔 카메라의 위치, 인물의 미세한 움직임 직후에 곧바로 페이드아웃되는 편집 등이 그 맛을 더욱 풍부하게 한 것이리라.

<장군>을 영화사에서 소중하게 여기는 이유는 그 현대적 면모 때문일 것이다. 카메라는 관객이 거리를 두고 곤경에 빠진 주인공을 관찰하게 하며, 그 곤경을 즐기게 한다. 그래서 관객은 주인공과 감정의 동화를 이루지 못한다. 또한 상황에 대한 불가피한 절망감을 보여주는 키턴 특유의 냉철한 무표정이 그러한 이화작용을 더욱 강화한다.

또 하나의 현대적 맛은 빅토리아 시대의 전통적인 신사도를 물려받아 여성을 영화에서 곱게 다루던 시기에 여성을 세상 안으로 끌어낸 점이다. 자루에 넣어 화물칸에 던지고, 그 자루를 발로 무자비하게 밟는가 하면, 몸이 쓸려버릴 정도로 펌프물을 퍼붓고, 목숨을 건 탈주에 어리석게 행동하는 여자의 목을 조르기도 한다. 물론 할수없어 입맞춤을 하긴 하지만. 당대로서는 진지한 소재로 상업적 성공을 거둔 이 남북전쟁 때의 로맨스는 이러한 현대적 면모들로 패러디가 되고, 이것을 통해 그의 영화에서 감상은 모두 씻겨버린다.

1930년대 메이저 스튜디오 아래서 재능을 잠식당한 키튼은 다시는 <장군>과 같은 독창적인 코미디를 만들지 못했다.

키튼은 채플린에 버금가는 유일한 희극영화인으로 기억된다. 그러나 채플린과는 아주 다른 현대적 감성으로 죽은 뒤에 더욱 유명해진 인물이다. 특히 부조리극이 성행하고 브레히트가 영화에 수용되던 시기에 죽음으로써 수십 년 전에 그의 영화가 보여준 현대적 감성을 되씹게 했는지도 모른다.
-주진숙 영화평론가,<세계 영화 100>(한겨레신문사)
more

배우와 스탭

감독

출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