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슈의 농촌, 빈농의 딸 시노는 여교사인 마츠코, 촌장의 아들인 겐지, 가난한 청년 에이스케와 함께 이상적인 농촌공동체를 꿈꾸며 공동사육을 한다. 그러나 홍수로 인해 사육장은 날아가고, 겐지가 마을 임원이 됨으로써 공동체는 무너진다. 시노는 겐지와 동반자살을 시도하지만 혼자만 살아남게 되고, 실신 상태의 시노를 강간한 에이스케는 이후 ‘백주의 살인마’가 된다. 신문에 실린 연쇄살인사건에서 영감을 받아 다케다 다이준의 원작을 각색한 작품으로, 2천 컷에 이르는 쇼트를 통해 피사체를 여러 각도에서 분할하는 실험적 편집기법으로도 유명한 걸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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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작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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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주의 살인마>는 우선 범죄적 성향, 시체를 둘러싼 섹슈얼리티, 죽음의 에로티시즘 등을 탐구하는 부조리극으로 비치지만 그와 함께 다른 한편으로는 한 이상적인 공동체를 건설하려는 시도의 붕괴와 폭력의 문제를 연계시키는 영화로도 읽힐 수 있다.more
형식적으로 이 영화에서 두드러지는 것은 전부 2천개가 넘는 숏들을 가지고 격한 몽타주를 구사했다는 점이다. 노엘 버치는 <백주의 살인마>를 가리켜 에이젠슈테인의 <10월> 이래 가장 창조적인 몽타주 영화라고 극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