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감각에 맛있는 기억을 남겨주고 싶어요”
정상에 올랐지만 끊임없이 탐구하고,세상의 모든 맛을 알고 싶은 프렌치 요리의 거장, 알랭 뒤카스.
베일에 싸여 있던 스타 셰프를 2년 간 따라다니며 엿본 그만의 요리,
더 나아가 그만의 삶의 철학은 지금의 알랭 그 자체이다.
베르사유 궁 안에 그의 레스토랑을 열기까지의 자연주의 미식 여행이 눈 앞에 펼쳐진다.
동영상 (2)
- 제작 노트
-
About Movie recipe 1more
거장 필생의 프로젝트, 베르사유 궁으로의 초대
디테일에서 디테일로 끝나는 완벽한 프로젝트를 담다
2015년 9월, 프랑스가 베르사유 궁전을 두고 호텔 사업자 공모전을 열었다. 이에 프랑스 국내외에서 20여 개의 업체가 참여했고, 어찌보면 당연하게도, 호텔 레스토랑 운영권은 ‘알랭 뒤카스’에게 돌아갔다. 그러나 프렌치 퀴진의 거장이라 불리우는 그에게도 ‘베르사유 프로젝트’는 쉽지 않은 프로젝트였다. 300년도 더 지난 당시 왕의 요리를 재현하되, 현대적인 해석을 필요로 하는 복잡한 작업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시에 감독 쥘 드 메스트르는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그 과정을 카메라에 담고 싶었다고 전했다.
호기심, 탐구, 추진력, 진화, 완벽… 이 모든 단어들은 알랭 뒤카스를 대표하는 동시에, 그가 지금의 거장의 반열에 오를 수 있었던 원동력이기도 하다. ‘프렌치=클래식’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시대에 맞춰 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그는 베르사유 프로젝트에서 또한 새로운 파인 다이닝을 선보이고자 했다. 단순히 음식을 먹는 행위에서 끝이 아니라, ‘경험’을 선사하고자 했다. 말 그대로 손님들에게 현대식 ‘왕의 식사’를 체험하게 하는 것. 그것이 이 프로젝트에서의 그의 목표였다. 그리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그는 모든 일에서 허투루 행동하지 않았다. 적게는 10 가지, 많게는 25 가지에 이르는 메뉴 선정은 물론, 레스토랑 인테리어, 식기 디자인, 종업원의 유니폼까지, 모두 그의 손에서 시작되어 끝나야 했다. 쥘 드 메스트르 감독은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을 2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오롯이 담고자 했다. 그 결과물인 영화 <알랭 뒤카스: 위대한 여정>은 그저 말 뿐인 근사한 수식어보다는 무엇이 지금의 ‘알랭 뒤카스’라는 거장을 있게 만들었는지 직접적으로 보여주려 한다.
About Movie recipe 2
자연을 배달하는 요리사의 힐링 미식 로드 트립
런던에서 리오까지, 식욕을 자극하는 8개국에 걸친 맛 탐방
알랭 뒤카스는 셰프라는 직업을 이렇게 정의했다. “사람과 자연의 연결고리”. ‘자연주의’는 알랭 뒤카스의 요리 철학을 관통하는 하나의 키워드이다. 프랑스 남부의 랑드 지방에서 태어난 그는 부모님의 농장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면서, 어려서부터 음식 재료 본연의 맛을 사랑할 줄 알았다. 지금으로부터 20여년 전, 알랭이 세계적인 요리사 조엘 로부숑의 뒤를 이어, 미슐랭 3 스타 레스토랑을 이어 받았을 때, 사람들은 그가 내놓을 첫 요리에 뜨거운 관심을 가졌다. 미슐랭 3 스타에 걸맞는 화려한 요리를 기대했으나, 정작 그가 내놓은 것은 ‘돼지와 감자’였다. 그 당시 파인 다이닝의 메뉴로 농장 음식은 가히 충격적인 시도였다. 그리고 2014년, 그는 ‘자연스러운 요리(Naturalness Cuisine)’을 지향하겠다고 선언한다. 즉, 육류를 줄이고 채소 위주의 메뉴를 선보이겠다는 말이었다. 이는 육류가 주를 이루었던 프렌치 퀴진 역사에서 혁명과도 같은 순간이었다. 세계 요리 트렌드를 이끄는 셰프로써, 이러한 그의 건강하고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려는 노력은 파인 다이닝의 판도를 천천히 바꾸어 나갔다.
영화 <알랭 뒤카스: 위대한 여정>은 그러한 그의 요리 철학의 기록이다. 런던, 홍콩, 베이징, 도쿄, 마닐라, 파리, 뉴욕, 리오까지. 세상의 모든 맛을 알고 싶다는 그는 끊임없이 여행하며 최고의 맛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그리고 그 답은 항상 자연 가까이에 있다. 이렇듯 요리의 시작인 재료를 구하는 일부터 손님이 레스토랑을 나가는 마지막 순간까지, 맛있는 추억을 선사하는 알랭 뒤카스표 파인 다이닝은 영화 속에도 고스란히 녹아있어, 올 여름, 음식을 사랑하는 관객들이라면 누구에게나 큰 선물이 될 것이다.
About Movie recipe 3
알랭 뒤카스라는 미식계의 대륙
요리사, 사업가, 사회운동가… 세계를 움직이는 예술가
알랭 뒤카스는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유명 셰프임과 동시에, 경영 수완이 탁월한 성공한 사업가이기도 하다. 그런가 하면 또 누구보다 친환경 활동에 앞장서고, 경제적 어려움에 있는 사람들을 꾸준히 돕는 사회적인 면모도 갖고 있다. 셰프 겸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인 박준우 기자는 알랭 뒤카스를 ‘미식계의 대륙’이라고 표현했다. 알랭 뒤카스라는 이름의 그 거대한 대륙 안에는 프렌치 퀴진의 거장 셰프의 정체성, 전 세계 30개 레스토랑과 1800여명의 직원들을 거느리며 음식 외교에 앞장서는 사업가의 정체성 그리고 지구 자원 보호에 힘 쓰고 불우한 사람들을 돕는 사회운동가의 정체성이 공존하고 있다.
영화 <알랭 뒤카스: 위대한 여정> 역시 그런 다양한 면모의 알랭을 담아내고 있다. 그는 ‘셰프에게 있어, 자신이 가진 지식들을 공유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한 적 있다. 다큐멘터리 촬영 중 알랭 뒤카스는 자신이 후원하고 있는 필리핀 마닐라의 엔더런 대학을 방문한다. 엔더런 대학은 그가 아시아 지역에서 요리 교육을 실시한 첫 번째 학교이다. 그곳에서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들에게 매년 장학금을 수여해 사회로 나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주고 있다. 뿐만아니라, 그는 지구 자원 보호 활동의 일환으로, 사용 가치가 없어 버려지는 음식 재료들을 새롭게 재탄생시키는 프로젝트에도 참여하고있다. 영화 속에서는 이탈리아 스타 셰프인 마시모 보투라가 연 임시 식당에서 올림픽 빌리지의 재활용 음식을 활용해 부랑자들을 위한 음식을 제공했다. 이렇듯, 이제 그는 어떤 한 수식어로 한정시켜버릴 수 없는 존재가 된 듯하다.
About Movie recipe 4
셰프들의 셰프, ‘알랭 뒤카스’를 말하다.
“”아는 사람들은 다 아는 명품 브랜드 같은 존재. 아마도 모든 셰프들이 그렇겠지만, 그는 나에게 선망의 대상이다. 어떻게 전세계 식당이 다 있고 그 많은 식당들의 (미슐랭) 스타를 유지할 수 있는지, 그것을 가능케 하는 자체가 대단한 것 같다.”
<’오세득’ 셰프>
“나에게는 요리계의 아버지 같은 존재이다. 자연의 맛을 그대로 식탁에 올리는 법을 공부하고, 자연과 함께 아름답게 식사를 할 수 있는 것을 표현하는 사람.”
<’유민주’ 파티셰>
“그는 나에게 항상 영감을 주는 셰프이다. 계속해서 그의 발자취를 따라가려 노력해 왔다. 3스타 레스토랑이 3개나 있는데다가, 그 모두가 경이롭다. “
<’고든 램지’ 셰프>
“프랑스 요리와 양식 문화를 얘기할 때 알랭 뒤카스를 빼놓고는 진행할 수 없는 큰 존재가 되었다. 많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계속 변함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다양하고 방대한 활동을 하는 미식계의 대륙과 같은 존재라 할 수 있다.”
<’박준우’ 칼럼니스트>
“…지금은 노마나 마시모같은 식당들도 농장음식을 예찬하지만 당시에는 그렇지 않았어요. 미슐랭이 허락하지 않았죠. 그걸 뒤카스씨가 바꿔 놓았죠. 우리 같은 셰프들이 음식쓰레기를 먹여 키운 돼지고기를 메뉴에 넣고 팔 수 있게 해준 거예요. 현대 미식의 역사에서 아주 중요한 순간이었죠.”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셰프, 댄 바버>
Interview with ALAIN
원래 이러한 다큐멘터리를 찍을 마음이 있었나요?
전혀 없었어요. 어떤 방법으로도 시작할 맘이 없었어요. 무려 1년 동안을 감독이 저를 찾아와서, 이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하고 설득시키려고 했어요. 그 때마다 전 고개를 저었고, 관심 없다고 말했죠. 그리고 그는 늘 이렇게 대답했어요: “이건 그냥 여느 다큐멘터리가 아닌 진짜 영화가 될 거예요. 거대한 스크린으로 만나는 진짜 영화요.” 이게 1년 동안 반복되었어요. 그러다 하루는, 감독과 저를 둘 다 알고 지내던, 기자 에릭 루가 저를 부르더니 하는 말이: “알랭, 어렵게 굴지마. 쥘은 비범한 사람이야. 넌 꼭 쥘과 파테사의 제롬 세이두 회장을 만나봐야 돼.” 우리는 같이 점심을 먹었고, 그들이 어김없이 저를 찾아왔어요. 그들은 진정한 날 것의 영화를 만들고 싶어했고, 그게 제가 아니면 안된다고 했죠. 그들은 끈질기게 자신들의 의견을 피력했어요: “우리는 당신의 눈이 되어, 당신이 보는 모든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 당신이 전세계를 돌아다니면서 하는 일들, 중국 · 일본 · 브라질 등에서 당신이 무엇을 찾고 있는지 말이예요. 당신의 그 끝없는 탐구를 기록하기 위해 알랭 뒤카스라는 사람에게 다가가고 싶습니다.”
무엇이 당신의 맘을 바꿔 놓았죠?
결국 제 고집을 꺾은 거죠. 전 그들에게 이 프로젝트가 시간 낭비가 되고, 제 사생활을 침범할까봐 걱정이라고 말했어요. 나중의 결과물을 마주하기도 두려웠고요. 와인학자 미셸 롤랑드가 조나단 노지터의 ‘몬도비노’라는 다큐멘터리에 출연했었는데, 그 영화가 개봉하고 우연히 그를 만나게 되었어요. 그에게 물었죠: “도대체 어떻게 한거야?” 그가 대답하기를, 몇 주 아니 몇 달을, 어딜 가든 24시간 카메라가 자기 옆을 따라다니면, 어느 샌가 신경 쓰이지 않는다고 했어요. 제가 다큐멘터리 촬영에 있어서 가장 걱정하던 부분인데. 아무리 숨길 것이 없다고 해도, 다큐멘터리는 세세한 것까지 다 적는 일기장이나 다름 없잖아요. 하지만 쥘은 리얼 다큐멘터리 찍는 일에 능숙한 사람이었어요. 위험하거나 섬세함이 필요로 하는 상황에서 찍는 일에도 익숙하고, 항상 신중할 줄 알고 사람들이 그가 거기에 있다는 사실을 잊게끔 하죠.
그럼 결국 촬영의 유연성이 당신을 설득한 건가요?
다른 점들도 있었죠. 제가 몇 가지 규칙을 정했어요. 융통성 없는 촬영보다는 모든 것들이 자연스럽게 담기기를 원했어요. 제 여행 스케줄을 비롯해서 제가 만나는 사람들, 제가 가는 레스토랑까지. 그리고 이러한 노력들이 믿음과 우아함에 기초한 관계를 만들어 줬다고 생각해요.
영화에서는 쥘의 관점, 즉 무엇이 그의 관심을 끄는지, 적절한 거리를 둔 그의 시선을 느낄 수 있었어요. 그렇지만 스크립트는 당신의 빡빡한 일정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다소 루즈하게 느껴졌어요.
우린 어떤 특정 장면들을 강조하려고 하지 않았어요. 제 레스토랑의 모습들을 담은 각각의 매력을 지닌 장면들인거죠. 당연히 쥘은 그 모든 순간을 함께 하지 않았어요. 수백 시간 중 몇 시간 뿐이지만, 본질은 존재하고 있어요. 즉흥적인 이미지들, 냄새, 사람들과의 만남… 그의 영화지, 제 것이 아니에요. 그의 관점인거죠. 쥘은 선택을 해야만 했어요. 그는 제가 라스베거스를 방문할 때 함께 하지 않았어요: 화려하고, 매일 수많은 사람들을 대접하고, 사업은 항상 활기를 띠죠. 하지만 그렇다고 다른 곳보다 특별하다 할 수 없어요.
이 영화의 관전 포인트라고 하면, 당신이 웃고, 눈을 반짝이며 궁금해하고, 항상 맛보고, 먹는 것을 멈추지 않고, 도시에서나 외곽에서나 편안한 옷차림을 한 당신을 보는 일 같아요. 그 동안 알랭 뒤카스라고 하면 떠올렸던 딱딱한 경영자의 이미지와는 다소 멀다고 느꼈어요.
아마도 그건 제가 하는 일에 대해서 행복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일 거예요. 만약 전 셰프가 되지 않았더라면, 여행자가 되었을 겁니다. 여행은 제 정신의 모양을 만들고, 새로운 지평선을 열게 해요. 전 항상 새로운 장소, 새로운 문화, 새로운 사람들, 새로운 기술 그리고 노하우를 발견하는 것을 좋아해요. 내 레스토랑들은 모두 저마다의 매력을 지니고 있어요. 그래서 항상 감탄하게 되죠. 도쿄에서는 레스토랑 베이지를 만나 볼 수 있는데, 20년 가까이 함께 일해온 케이 코지마 셰프와 함께 지금 새 메뉴를 시도하는 중이예요. 그에게 모든 것이 괜찮을 것이고 정말 맛있는 요리가 될 것이라고 안심시키고 있어요… 근데 뭔가 빠져있긴 해요. 스태미나와 한방이 좀 더 필요해요.
“한방”, 영화 내내 가장 많이 등장했던 단어네요.
한방은 ‘다름’이 주는 흥분에서 온다고 생각해요. 이 셰프의 세계에서 당신만의 차별성을 기르지 않는다면, 당신은 금방 묻히게 돼요. 그리고 마치 긍정적인 만화 캐릭터처럼 자신의 모든 것, 자기 자신의 정체성을 오롯이 받아들여야 해요. 전 고급 레스토랑에서 먹는 것보다 허름한 중국 식당-너무 허름해서 내 동업자가 초대하기를 두려워했어요-에서 닭발을 먹는 것을 좋아해요. 무엇이 절 이렇게 만들었냐고요? 완벽을 위한 끝없는 탐구, 그리고 내가 선택한 분야에서 최고가 되고 싶은 욕구입니다. 이러한 욕구로 인해, 그 메뉴가 20유로든 짜리든, 100유로 짜리든간에, 내 자신을 긴장시키고, 고급 레스토랑과 동시에 작은 비스트로를 함께 운영할 수 있고, 교육계와 의학계에서의 레스토랑 운영에 관해서도 종종 충고를 하죠. 물론 크게 개입하지는 않고요.
하지만 마닐라에 당신은 거리의 아이들을 위해 요리학교까지 설립한 것으로 아는데요.
에피소드가 있어요. 감동적이었어요. 아마 영상을 통해 쥘의 감정이 느껴질 거예요. 왜냐하면 다큐멘터리 감독으로써 그도 길거리에 사는 아이들을 자주 찍어왔기 때문이죠. 10년 전, 뒤카스 에듀케이션은 마닐라에 훈련 학교를 열었어요. 몇 년간 불우한 아이들에게 일을 가르치고 거리에서 나올 수 있도록 도와주었어요. 요리는 사회적 수단이 될 수 있어요. 셰프라는 직업은 아이들을 가장 밝고 좋은 곳으로 인도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언젠가 그 아이들이 내 레스토랑의 셰프가 되길 바라요.
하지만, 영화의 메인 줄거리이기도 한, 당신이 베르사유 궁 안에 레스토랑을 여는 일은 전혀 다른 세상의 이야기 같아요.
당연히 엄청난 차이가 있죠. 베르사유는 정말 미친 프로젝트예요: 300년도 더 된 왕의 식사를 현대적인 시각으로 재해석하는 것. 하지만 주의할 것은 전통이 항상 옳지만은 않다는 사실이예요. 전통의 DNA는 보존하되, 발전시키고 개혁해야 하죠. 우리 팀은 베르사유 궁의 큐레이터들에게 많은 것을 배웠어요. 역사적으로 내려오는 메뉴들을 연구하고, 의상 디자이너와 함께 전통 복식을 재해석하기도 했어요. 단지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300년 전통에 대한 현대적 해석으로 더욱 정교해지고 철저히 개선된, 이 화려한 레스토랑과 요리를 만들어 냈습니다.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럭셔리를 보게 될 거예요.
영화 속에서 이탈리안 셰프 마시모 보투라와 함께 브라질 리오 빈민가에 사는 사람들을 위해 요리하는 그의 프로젝트에 참여한 모습도 볼 수 있었어요.
맞아요, 전 마시모가 좋아요. 그의 음식 낭비에 맞서는 교육적인 프로젝트도 너무 멋져요. 그는 요리를 할 때 버려지는 재료는 없어야 하며, 적은 재료로도 사람들을 잘 먹일 수 있다는 것을 몸소 증명해 보이고 있어요. 전세계의 모든 위대한 셰프들이 밀란, 리오, 런던, 캐나다 그리고 미국까지에 이르는 이 마시모의 프로젝트에 흔쾌히 참여하고 있어요. 그 날 리오에서 우리에게 재료라고는 정어리, 카사바 그리고 바나나 밖에 없었어요. 하지만 별 거 아닌 것처럼 보여도 궁핍한 사람들을 충분히 먹일 수 있고, 음식 뿐만 아니라 기쁨, 대화 그리고 교감을 나눌 수 있게 하는 재료들이죠. 우리가 그들의 인생을 바꿔놓는 것은 아니에요. 다만 함께 행복한 순간을 나눌 뿐이에요. 그건 정말 값진 일이죠.
베르사유, 빈민가 그리고 몽골… 엄청난 일정이네요.
하지만 그게 다인 걸요. 쥘이 성공적으로 잘 담아 줬기도 하고… 물론 누군가에는 이해하기 힘든 부분일 수도 있어요. 베르사유에서 프랑스, 러시아 혹은 미국의 대통령을 맞이하거나 플라자 아테네 호텔에서 몽골 대통령을 맞이하는 일은 우리가 가진 특권이겠죠. 영화 속 마지막 일화는 굉장했어요. 몽골 대통령이 파리로 공식적으로 방문하기로 되어 있었어요. 그 날은 파리의 바타클랑 극장이 테러 당한 금요일이었어요. 파리는 충격에 빠져있었죠. 연회가 취소되었다고 했고, 저는 자원해서 몽골 대통령을 플라자 아테네로 초대했어요. 그 결과, 몇 달 후, 그는 저를 몽골로 다시 초대했어요. 그런 이유로 광활한 초원 한 가운데서의 단언컨대 비현실적인 장면이 탄생했죠. 전 웃으며 말했어요. “여기 우리의 첫 손님이 있네요” 농담이 아니고, 우린 진지하게 몽골에서의 첫 레스토랑을 구상했어요.
당신은 로랑 파비우스 장관과 프랑수와 올랑드 대통령도 만났죠.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이 열렸을 당시, 전 대통령께 주제와 어울리는 연회를 열자고 제안했었어요. 32개국 대통령을 위한 최고급 식사지만, 인당 20유로가 들지 않고, 메뉴는 오로지 채소, 씨앗, 지속가능한 수산물 그리고 뿌리채소로만 이루어진. 소박한 동시에 고급스러운 식사를 할 수 있다고 보여주는 상징적이고 정치적인 행위라고 할 수 있었죠. 대통령은 찬성했었지만, 상황은 안타깝게도 좀 다르게 흘러갔어요. 두 달 후, 저는 사적으로 대통령을 플라자 아테네로 점심 식사 초대를 했어요. 그리고 저는 그가 남겼던 재료들로 메뉴를 선보였습니다. 소박하고도 고급스러운 메뉴를요. 누구나 만들 수 있는 자연스러운 요리. 대통령은 맘에 들어 했고, 저에게 그 때 그 기회를 놓친 것이 얼마나 후회스러운지 말해줬어요. 하지만 나중에 저도 그 일이 상당히 급진적인 제안이었다는 것을 인정했어요.
-
배급
㈜미로스페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