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96일 동안... 나는 그의 완전한 소유물이었다
그가 원한 것은 복종과 사육,그리고 나는 완전한 그의 소유가 되었다..
“나는 나타샤 캄푸쉬. 8년전 납치당했습니다”
1998년3월2일, 열살 나타샤 캄푸쉬는 등교길에 납치당한다. 지하의 1.5평 작은방에 갇힌 나타샤. 범인은 그녀에게 “복종”만을 강요하고, 상습적인 구타와 폭언, 굶김으로 그녀를 사육하기 시작한다. 그가 누구인지, 왜 납치했는지 이유를 모른 채, 기아와 학대를 견디지 못하고 점점 그의 완전한 소유물이 되어가는 나탸샤. 8년뒤 어느 날 범인이 잠시 방심한 사이 탈출을 시도하는데…
- 제작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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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를 경악시킨 납치 감금 사건, 나타샤 캄푸쉬 유괴 사건
8년동안 이어진 끔찍한 폭력의 시간, 영화 <3096일>
영화는 1998년 오스트리아에서 실제로 발생했던 나타샤 캄푸쉬의 유괴사건을 담은 작품으로, 당시 10살이었던 나타샤 캄푸쉬가 등교길에 한 남자에게 납치되어 갇혀 지내야 했던 3096일의 시간을 담고 있다. 경찰의 대대적인 수사에도 불구하고 찾지 못했던 소녀가, 8년 뒤 기적적으로 탈출해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왔던 이 사건은 곧 전 세계 미디어의 이목을 집중 받아 세상에 알려 지게 되었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소재의 영화들 <그 놈 목소리>(2007), <아이들>(2011)가 개봉되며 잊혀졌던 사건을 다시 반추하며 사회에 경각심을 울리기도 하였는데, 지금까지 미제 사건으로 남겨진 두 영화와는 달리, 영화 <3096일>은 실제 납치당했던 소녀가 탈출에 성공해 세상에 나와 사건을 낱낱이 공개, 이를 바탕으로 영화화된 것. 아동유괴라는 민감한 소재로 인해 영화를 촬영했던 스탭과 배우들 모두에게 힘든 작업이었지만, 실제 주인공 나타샤는 자신의 끔찍한 8년을 고스란히 담은 이 영화로 인해 대중과 사회에 경각심을 울리기를 바란다며 영화 제작에 대한 자신의 확고한 신념을 밝히고 있다.
납치사건 실제 주인공의 자전 에세이 [3096일] 원작!
원작과 나타샤 캄푸쉬의 생생한 증언으로 사실감 배가
납치 당시 10살이었던 나타샤 캄푸쉬는 18살이 되던 해까지 이유도 모른 채, 오직 복종과 완전한 소유를 강요하는 범인에게서 벗어 날수 없었다. 범인은 그녀의 탈출을 염려하여 변변한 옷가지 조차 걸치지 못하게 하고 질문 이외의 말을 꺼낼 때에는 가차 없는 폭력을 행사하며 3096일이라는 긴 시간동안 그녀를 어두운 지하방에 가둬 놓았다. 자유와 의사를 억압 당한 채 모든 것을 포기할 때 쯤, 범인이 방심한 틈을 타 극적으로 탈출에 성공한 나타샤 캄푸쉬는 2010년 자신이 겪은 모든 사건을 담은 자서전을 발간하며 또 한번 세상을 놀라게 했다.
영화 촬영 당시, 촬영장을 직접 방문하기도 한 그녀는, 과거의 상처에 얽매인 채 우울해할 줄 알았던 모두의 염려와는 달리 차분하게 세트장들을 둘러보고 배우들과 직접 만나는 등 영화제작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완벽한 사건재현에 힘을 실어 주기도 했다. 사건의 피해자이자 저자인 나타샤 캄푸쉬가 직접 밝히는 갇혀있던 시간들과 공간들에 대한 생생한 묘사, 범인과의 관계 그리고 탈출하기까지의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진 이 영화는 관객들을 숨막히는 그 사건의 현장으로 데려가기 충분할 것이다.
학대받는 여성을 향해 건네는 위로와 공감의 시선
영화 <데저트 플라워>의 쉐리 호만 감독, 영화 <3096일>로 돌아오다.
미국에서 태어나 독일 뮌헨에서 영화를 시작한 쉐리 호만 감독이 세계적인 주목을 받게 된 것은 바로 영화 <데저트 플라워>였다. 1990년대를 풍미한 슈퍼모델 와리스 디리의 실제 이야기를 담은 영화 <데저트 플라워>는 아직도 세계 곳곳에서 자행되는 여성 할례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며, 또한 누군가에게 귀속 받지 않는 한 명의 인간으로서 여성의 삶에 대한 놀라운 통찰력을 보여주었다. 이 영화 <데저트 플라워>로 2009년 산세바스티안 국제영화제에서 관객상을 수상하며 연출력을 인정받은 쉐리 호만 감독의 차기작에 대한 관심은 당연한 것. 쉐리 호만 감독의 선택은 관객의 기대를 져버리지 않고 다시 한번 학대 받는 여성의 삶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졌다. 바로 영화 <3096일>. 전작 <데저트 플라워>에서는 여성 할례가 쉐리 호만 감독의 의식을 드러내는 키워드였다면 이번 <3096일>에서는 납치 감금 범죄가 그것이었다. 열 살 때 유괴되었다가 8년만에 돌아온 소녀 나타샤 캄푸쉬는 쉐리 호만 감독이 그간 영화를 통해 끊임없이 주장해온 ‘존중 받는 여성의 삶’과는 정반대의 지점에 있었다. 또한 그녀야말로 1억2천만 이상의 여성 할례 피해자 만큼 주목하고 돌아보아야 할 범죄와 인권유린의 피해자였다.
쉐리 호만 감독은 영화 <3096일>을 통해 충격적인 나타샤 캄푸쉬 납치 감금 사건을 최대한 사실 그대로 담아내었다. 나타샤가 당해야 했던 폭력과 학대의 사실을 미화하지도 축소하지 않은 채, 담담하게 복종의 강요와 폭력 그리고 학대로 얼룩진 그녀의 지난 8년을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 덕분에 관객들은 그녀가 당해야 했던 그 끔찍한 8년의 시간을 고스란히 공감하고, 그 잔인함에 몸서리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러한 영화 <3096일>에 대해 쉐리 호만 감독은 “우리 시대를 함께 사는 생존자이며, 감금당했다가 8년 만에 사회로 다시 돌아온 소녀의 삶을 받아들이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라며, “나탸샤와 그녀의 가족에 대한 편견을 없애는 영화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1.5평 어두운 지하에서 한 소녀의 인생을 유린했던 시간 <3096일>
숨막히는 감금장소 ‘지하감옥’의 완벽한 재구성!
납치된 나타샤가 4년동안 감금되어 있던 곳은 채 6㎡도 되지 않는 지하 감옥이었다. 1998년 나타샤를 납치하기 위해 범인은 지하 깊숙한 곳에 굴을 파고 1.5평의 공간을 마련한 뒤 미로처럼 복잡한 터널을 뚫고 몇 겹의 두꺼운 문을 달아두는 등 치밀한 납치 계획을 세운다. 이 끔찍한 공간을 영화에 완벽히 담기 위해 실제 현장과 흡사한 세트가 지어졌는데, 세트제작을 담당했던 미술감독 베른 레펠은 보통 평지에 지어지는 일반 스튜디오가 아닌 그 아래에 실제 장소 크기의 지하감옥을 지어 제작진과 배우들이 계단을 통해 이동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조명도 없는 열악한 환경의 좁은 세트는 촬영감독에게는 매우 힘든 작업이었지만 덕분에 숨막히는 긴장감과 압박감을 부여, 주인공들의 감정을 끌어올리는데 주요하게 작용했다.
[ 3096일의 기록 ]
1일
생애 처음 그러나 마지막인 그것들
난생 처음 혼자 등교하던 열살 소녀와 그녀의 새 신발
1998년 오스트리아 빈 교외의 슈트라스호프. 나타샤가 납치를 당하던 날은 4학년의 새 학기가 시작되던 첫날이었다. 그리고 불행히도 그녀가 처음 혼자서 등교를 한 그 날은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 등교가 되었다. 처음이자 마지막인 된 것은 생일 선물로 받아 처음으로 신고 나섰던 발레리나 신발. 나타샤는 어머니께 끈질기게 졸라서 생일선물로 신발을 받게 되던 날을 ‘내가 가야 할 자신감 넘치는 새로운 인생을 편하게 걷게 해줄 것이 분명했다”고 소회했다. 그러나 신발은 곧 범죄 흔적을 없애려는 범인의 손에 소각되어 다시는 신을 수 없게 되었고, 그녀가 원했던 새로운 인생은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완전히 전복되었던 것이다.
2일~30일
어이없게 놓쳐버린 두 번의 제보
그리고 이웃의 지하에 8년을 갇힌 실종된 소녀
나타샤의 납치 감금에 목격자가 전혀 없었던 것이 아니었다. 실종 다음날 같은 지역의 어린이가 납치 현장을 목격했다고 밝혔지만, 경찰은 어린이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았다. 그러나 어린이의 목격담을 언론이 먼저 보도했고, 그제야 경찰들은 나탸사를 납치했던 흰색 승합차에 대해 대대적으로 수사하기 시작했다. 이어 한달이 지난 1998년 4월14일에는 신원불명의 남자로부터 나타샤가 감금되어있던 범인 거주지의 주소와 함께 상세한 인상착의까지 제보되었지만, 경찰의 수사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결국 범인은 “네 부모님을 너를 버렸고, 너는 나를 너무 잘 알아. 그러니 이제 더 이상 너를 놓아줄 수 없어.”라고 말하며, 오히려 “할수 있는 한, 여기서 잘 보살펴 주겠다.”는 다짐마저 했던 것이다.
~3095일, 그리고 3096일
범인이 원하는 것은 오직 복종 그리고 완전한 소유
폭력과 학대 착취를 견딘 소녀, 8년만에 탈출하다.
범인이 나탸샤에게 바란 것은 완벽한 복종이었다. 나탸샤는 폭력과 학대 속에서도 범인의 무자비한 요구를 들어주며 신뢰를 쌓았다. 탈출의 기회는 우연히 다가왔다. 나탸사와의 생활에 금전적 어려움을 겪던 범인이 납치에 이용되었던 승합차를 판매하기로 하고, 나탸사에게 자동차 청소를 요구했던 것. 나타샤가 감시를 받으며 청소를 하던 중 범인이 구매 문의 전화를 받으며 무의식 중에 자리를 비웠고, 부지불식간에 찾아온 기회를 그녀는 놓치지 않고 탈출에 성공한다.